2006.08.01 통권 563 호 (p260 ~ 273)


북한군 장교 출신 무역 일꾼 호혜일이 폭로한 ‘북한 요지경’
“외화 만지는 北 댄디족, 300달러 주고 평양 톱스타와 하룻밤”
 

격렬한 실전훈련

현재 북한군은 인민무력부와 호위총국의 2원 체제로 구성돼 있다. 인민무력부는 우리로 치면 국방부와 비슷한 기관으로 북한군을 대표해 국가 방위를 맡고 있다. 호위사령부의 후신인 호위총국은 정부 호위와 수도 보위를 담당한다.

“김일성 주석 생존 땐 인민무력부, 호위사령부, 수도방어사령부 3개 군으로 편성돼 있었어요. 호위사령부가 수도 내부를, 수도방어사령부가 수도 외부를 맡고 인민무력부는 휴전선을 중심으로 동부, 중부, 서부를 지켰어요. 만약 어느 한 쪽에서 반란을 일으키면 나머지 두 군데에서 반란군을 무력화할 수 있는 체제였죠. 그런데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 후 김정일이 2개 군 체제로 바꾸었어요. 수도방어사령부를 인민무력부 예하에 배속한 겁니다. 김정일은 또 김일성 주석 사망의 책임을 호위사령부에 돌리고는 호위사령부의 일부 예하부대를 인민무력부에 편입시켰어요. 예컨대 평양시내로 들어가려면 10호 초소를 통과해야 해요. (10호 초소는) 호위총국 예하 수도경비국에서 지키고 있는데, 10m 옆에 인민무력부 경비초소를 또 만들어놓은 겁니다. 또 인민무력부 보위사령부 내에 호위총국과 동일한 임무를 지닌 ‘최고사령부 친위대’라는 10처를 만들었어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현지 시찰할 때 호위총국이 경호를 할 수 없도록 막아놓은 거죠.”

▶ 호위총국의 권한을 줄인 건 무엇을 뜻하나요.

“인민무력부가 ‘수도 방어’라는 명목 아래 평양을 장악할 수 있게 된 거죠. 호위총국이 인민무력부에 완전 포위되어 있는 꼴입니다. 혹시 군사정변이 일어났을 때 인민무력부가 평양에 집결하는 건 시간문제 아니겠어요? 본래 호위총국은 경호업무 외에 군사정변이나 반(反)정부적인 상황이 발생할 경우 단번에 진압하는 임무를 맡고 있었는데, 이젠 어려워졌어요.”

호씨는 호위사령부와 인민무력부의 공방전 훈련 일화를 들려줬다. 김일성 주석이 생존했을 때 인민무력부장 오진우와 호위사령관 이을설이 논쟁을 벌였다. 인민무력부 예하 특수훈련부대의 공격침투 능력과 호위사령부 예하 부대의 경호능력 중 어느 쪽이 더 뛰어난지를 놓고서였다.

논쟁 끝에 공방전 훈련을 실전처럼 펼쳐 우위를 가리기로 했다. 김일성 주석 근접경호를 맡은 호위사령부 예하 1호위부가 인민무력부 특수훈련부대원들에게 그물에 걸린 것처럼 포위된 상태로 30일 동안 경호를 펼쳤다. 결국 호위사령부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당시 침투 시도 과정에 고압전류에 감전되는 등 무려 50여 명의 사상자가 나올 정도로 격렬한 훈련이었다.

▶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대중 대통령 경호를 직접 수행했다면서요.

“(김정일 근접경호는) 중앙당 서기실의 지시를 받는 호위처(6처)의 몫이에요. 저는 호위군관으로 김대중 대통령 숙소를 경호했어요. 남북정상회담 전부터 경호업무를 놓고 남측과 북측의 의견이 분분했어요. 한국측 경호원들은 평양에 맨몸으로 들어오는 게 불안했는지 무기를 소지하겠다고 했고, 북측 호위사령부는 김정일 경호에 위협을 준다며 반대했어요. 결국 김정일 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할 경우 북한 경호원도 무기를 소지할 수 없다는 호상성의 원칙으로 겨우 합의했어요. 그런데 남측 경호원들이 하룻밤 자고 나더니 안심하더라고요. 북측의 체계적인 경호 실력에 놀란 거죠.”

배구공 내려치듯 사람 쳐 갈기는 기술

▶ 북한의 경호방식은 어떤가요.

“‘성동격서(聲東擊西)’예요. 동쪽에서 소리를 내고 서쪽을 치는 식이지요. 김정일 위원장의 목적지는 극비입니다. 아주 엉뚱한 곳에 호위진을 쳐서 외부의 눈길을 유인합니다. 예전에는 호위병이 많았는데 요즘은 적게 데리고 다녀요. 외부인 눈길을 끌지 않으려고 차량도 보통 승용차를 이용하고요. 경호원들은 또 도청을 우려해 무선통신은 절대 이용하지 않습니다.”

▶ 북한군의 무술실력은 세계적인 수준이라면서요. 호위사령부는 경호업무를 맡고 있으니 사격실력뿐 아니라 무술에 뛰어난 군관도 많겠군요.

“그렇죠. 북한에선 격술이라고 해요. 호위사령부 격술반은 ‘배구단’이라고도 해요. 배구선수들이 배구공을 내려치듯이 사람을 쉽게 쳐 갈긴다는 뜻입니다. 격술을 전문적으로 하는 군인치고 고환결핵에 걸리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예요. 훈련이 무지막지하거든요. 해마다 9월이면 평양시 사동구역 송신동에 있는 조선인민국 정찰국 예하 훈련소에서 대회를 열어요. 인민무력부 예하 모든 부대가 참가해요. 참가자가 2000여 명 되는데, 10등 안에 들면 조선인민군 15호 격술연구소 연구생으로 갈 수 있어요. 졸업하면 격술 전담 부대의 훈련참모로 배치되죠.”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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