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0월호

만성 소화불량, 퇴행성 관절염

등뼈, 다리뼈 바로잡으면 속 편하고 걷는 게 즐겁다

  • 김 철 몸살림운동가 www.momsalim.or.kr

    입력2006-10-13 18: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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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의학은 소화불량의 원인을 효소의 부족에서, 퇴행성 관절염의 원인을 닳아 없어진 연골에서 찾는다. 체하면 소화제를 먹고 관절염이 심하면 수술을 한다. 하지만 ‘몸살림운동’에서는 그 원인을 등뼈의 이상과 정강이뼈(경골)의 틀어짐에서 찾는다. 만성 소화불량과 퇴행성 관절염, 접질린 발목을 간단한 동작과 운동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만성 소화불량, 퇴행성 관절염

    고관절 바로잡는 1번 방석 숙제

    요즘 몸살림운동 수련장에서는 ‘신동아’ 독자들의 문의전화로 곧잘 승강이가 벌어지곤 한다. 이 운동의 취지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치료’를 받기 위해 방문하겠다고 하기 때문이다. 이곳은 치료를 하는 곳이 아니라 운동을 통해 스스로 건강해지도록 돕는 수련장이다. 우리는 병원처럼 개별적으로 치료하지 않고 정기수련이나 특별수련을 통해 운동법을 가르치는데, 그 방법은 홈페이지에 공개해놓았다. 필자가 쓴 책이나 몸살림운동 홈페이지 동영상을 보고 스스로 운동해보다가 정 안 되면 그때 수련에 참가해 배우라고 거듭 권한다.

    ‘스스로 건강법’의 참뜻

    만성 소화불량, 퇴행성 관절염
    여기에서 ‘스스로 건강법’의 의미를 짚고 넘어가자. 이 말에는 우리 몸은 스스로 나을 수 있는 능력이 있으므로 약과 수술에 절대적으로 의존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 들어 있다. 웬만한 병은 우리 몸의 자연치유력을 살리기만 하면 저절로 물러간다는 얘기다.

    사람들은 아프면 반사적으로 무슨 약을 먹을까 생각한다. 그러나 곧 자신은 전문가가 아니라는 생각에 양방이든 한방이든 바로 병원으로 달려가 약 처방을 받는다. 병의 종류나 정도에 따라 수술을 하기도 한다. 나의 건강을 보장해주는 것은 약과 수술이고, 이런 치료를 통해 건강을 돈으로 살 수 있다고 여긴다.

    하지만 병을 만든 주체도 자신이며, 병에서 벗어나 건강해지는 것도 자신의 몫이라는 게 필자의 근본 생각이다. 자신이 몸을 굽히고 바르지 않은 자세로 살아왔기 때문에 병이 온 것이고, 따라서 자신이 책임을 지고 몸을 바르게 펴야 건강해진다는 주장이다. 몸살림운동에서는 이런 원리를 모르고 ‘치료’만을 목적으로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냉담하다. 이런 분들은 몸살림운동에서 도움을 주어도 아무 소용이 없다. 잠시 좋아지는 것 같지만, 몸을 펴려고 노력하지 않기 때문에 결국 원상태로 돌아가고 만다.



    무엇보다 망가진 몸을 스스로 펴려는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몸살림운동에서 권하는 운동은 모두 틀어진 뼈대가 제자리로 돌아가고, 굳은 근육이 풀리며, 약해진 신경이 트이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병이 침범하지 못하고, 침범한 병도 스스로 물러간다. 필자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이런 원리를 일반에 널리 이해시키기 위함이다.

    이번 호에서는 먼저 소화불량에 대해 알아보자. 가령 음식을 먹고 체하든가 소화가 안 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 대개는 소화제를 먹거나 손가락을 딴다. 손가락을 따는 행위는 위 신경에 영향을 주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소화제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등 구부정하면 소화 안 돼

    체했다는 말은 위의 윗부분에 있는 판막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먹은 음식물을 밑으로 내리지 못하는 상태를 뜻한다. 판막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것은 판막과 연결된 신경이 약해져 있기 때문. 이 신경은 흉추(가슴 부위의 뼈, 등뼈) 4번에서 뻗어나온 자율신경으로, 판막과 연결되어 있다. 이 뼈가 틀어지면 먼저 주변의 근육이 굳고, 이것이 신경선을 눌러 뇌로부터 위 판막으로 가는 정보의 전달을 막는다. 구부정한 상태에서 음식을 먹으면 체하는 것은 등을 구부리면 흉추 4번이 틀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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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1

    우리 조상들은 아이들이 체하면 등을 토닥토닥 두드려주곤 했다. 그러면 잠시 후 ‘거억’ 하는 트림과 함께 체기가 가라앉는다. 요즘도 엄마가 아기에게 우유를 먹인 뒤에는 등을 두드려준다. 잠시 후 아기는 크게 트림을 하고 아랫배를 볼록이면서 편안하게 잠에 빠진다.

    소화가 안 되는 것은 소화효소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위가 무기력해져 활동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활발하게 움직여 음식물을 잘 섞어줘야 하는데, 이게 안 되니까 소화가 안 되는 것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원인이 있다.

    하나는 앞에서 설명했듯 위 신경이 약해져 정보 전달체계가 흐트러졌기 때문이다. 이럴 때에는 이 신경을 틔워주면 곧 위가 활발하게 움직여 트림이 나면서 소화가 잘된다. 다른 하나는 위가 아래로 처져 있기 때문이다. ‘위하수(胃下垂)’라고 하는 질환이 바로 그것. 위가 자기 위치에서 벗어나 다른 장기와 누르고 눌리는 관계가 되면 위 근육이 굳는다. 근육이 굳으면 위의 활동력도 당연히 떨어진다. 이럴 때에는 공명을 틔워서 위가 제자리로 올라가게 해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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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2

    일시적으로 소화가 안 되는 현상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흉추의 틀어짐이 일시적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만성 소화불량으로 고생하는 경우이다. 이럴 때에는 아무리 약을 먹어도 소용이 없다. 신경이 약해지거나 위가 처져서, 또는 두 가지가 동시에 와서 소화가 안 되는 것인데 소화효소를 위 속에 아무리 많이 쏟아 넣어본들 소화가 될 리 없다.

    신경을 틔워주는 방법은 간단하다. 아이들 등을 토닥거리는 방법을 응용하면 된다. 일시적으로 체하거나 소화가 안 될 때에는 등의 가운데를 주먹의 말린 부분으로 ‘세게’ 몇 번 쳐준다(사진 1). 아이는 근육이 약해 살살 토닥거리기만 해도 신경이 풀리지만 어른은 근육이 강해 토닥거리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스스로 푸는 방법은 지난 호에 소개했던 대로 양손을 깍지 끼고 걷는 자세에서 멈춰 선 후, 힘을 주어 깍지 낀 양손을 최대한 밑으로 내리면서 어깨와 몸 전체를 최대한 젖히는 것이다(사진 2).

    흉추 4번이 만성 소화불량 주범

    그러나 만성일 경우에는 이런 방법도 일시적인 효과가 있을 뿐, 항구적인 대책이 되지 못한다. 일시적으로 흉추가 틀어져 신경이 약해진 상태가 아니라 상시적으로 흉추가 틀어져 있거나 위가 내려앉았기 때문이다. 만성 소화불량을 치료하려면 흉추와 위하수가 만성화한 원인부터 알아내야 한다.

    지난 호에서 디스크가 삐져나오는 것은 고관절이 틀어져 골반이 전후, 좌우, 상하로 비틀려 그 위에 있는 요추가 정렬 상태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대개는 고관절이 뒤로 틀어지기 때문에 골반은 밑으로 말려 내려가 있다고 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보면 골반이 밑으로 말려 내려가면서 흉추(12번까지 있음)에서 변곡점(휘어지기 시작하는 지점, 등의 중간 부분)에 해당되는 흉추 7번이 밑으로 함몰된다. 여기에서부터 흉추의 이상이 시작된다.

    흉추 7번이 아래로 함몰되면 그 위에 있는 흉추도 밑으로 내려오면서 둥글게 말린다. 그러면 등이 굽는데, 등이 굽는 것도 그 원인을 찾아보면 고관절이 틀어져 있기 때문이다. 고관절이 틀어진 사람은 아무리 허리를 펴려 해도 뒤로는 많이 젖혀지지 않고 앞으로만 굽는데, 이런 상태에서 등까지 굽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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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3

    이렇게 등이 굽은 상태에서는 7번 위에 있는 흉추가 정렬을 이루지 못한다. 신경이 약해져 오는 만성 소화불량은 이때 흉추 4번이 틀어진 상태로 유지되면서 발생한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근본적 해법은 고관절부터 흉추에 이르는 구간을 바로잡는 것이다. 고관절, 엉치(엉치를 바로잡으면 골반이 바로잡힌다), 흉추 7번, 그 위의 흉추 순으로 바로잡아야 한다(사진 3).

    고관절과 엉치를 스스로 바로잡는 방법은 지난 호에 소개했다. 이번에는 흉추 바로잡는 방법을 설명하기로 한다. 지난호의 허리 세우는 1번 방석 숙제에 이어 이 방법은 허리를 펴는 2번 방석 숙제라고 이름붙였다. 1번 방석 숙제와 겹치는 부분도 있지만, 지난 호에 너무 간략하게 소개했기에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을 것이므로 이번에는 자세하게 소개토록 한다.

    ▼ 너무 두껍거나 얇지 않은 방석을 반으로 접는다. 너무 두꺼우면 무리가 가고, 너무 얇으면 효과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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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4

    ▼ 접힌 부분을 흉추 7번 밑에 놓고 눕는다(사진 4). 흉추 7번은 젖꼭지 바로 밑이고 견갑골이 끝나는 지점에 있다. 여자들은 쉽게 찾을 수 있는데, 등에서 브래지어 끈이 지나가는 지점이 바로 흉추 7번이 있는 지점이다. 이렇게 누우면 등이 굽은 사람은 등이 펴지면서 편안해진다는 느낌이 든다.

    ▼ 시간은 10~15분이 적당하다. 이 정도의 시간이면 신경이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한 바퀴 충분히 돌아 확실한 느낌을 갖게 된다. 이러한 느낌을 우리 몸이 기억하고 평상시에도 무의식중에 그러한 자세를 유지하려고 스스로 노력하게 된다.

    ▼ 일어날 때에는 몸을 180。 뒤집어 바닥을 향해 누운 다음 엉덩이부터 뒤로 빼면서 일어난다. 고양이가 기지개를 켜는 것과 같은 자세를 취하고 나서 일어나는 것이다. 이때 허리는 만곡을 긋는 좋은 경험을 하게 되는데, 이런 경험에 대해서도 우리 몸이 기억하고 무의식중에 그런 자세를 가지려고 스스로 노력하게 된다.

    ▼ 1번 방석 숙제도 마찬가지이겠지만 근육이 최대로 이완된 상태이기 때문에 갑작스레 일어나면 엉치나 고관절뼈가 틀어지면서 큰 사고가 날 수 있다.

    ▼ 15분 이상 하면 척추를 둘러싼 근육이 굳어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역효과가 난다. 특히 이 숙제를 하다 자게 되면 근육이 완전히 굳어 다음날 허리가 상당히 아플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 1번 숙제와 마찬가지로 이 숙제는 매일 자기 전에 하는 것이 좋다. 그러면 근육이 풀리면서 하루 동안 쌓인 피로가 사라지고, 숙면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매일 자기 전 같은 시간에 하면 몸이 미리 준비하고 있다가 운동을 받아들이기 때문에 불규칙적으로 하는 것보다 효과가 더 좋다.

    이 숙제는 구부러진 등을 펴고, 앞으로 처진 어깨를 원상태로 돌아오도록 해주며, 좁아진 가슴 공간을 넓혀줄 뿐만 아니라 1자로 굽은 목도 제자리로 돌아가게 하는 효과가 있다. 세상을 다 품을 듯이 가슴을 펴고, 어깨선은 귀 뒤로 가 고관절과 일직선이 되며, 당당하게 고개를 들어야 좋은 자세다.

    지난 호에 소개한 2번 방석 숙제 및 걷기 숙제와 아울러 사람의 굽은 몸을 펴는 데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 이 숙제이다. 이런 운동에 숙제라고 이름붙인 것은 평생 이 숙제만 매일 1회 정도 꾸준히 하면 몸이 쭉 펴져 큰 병에 시달리지 않고 건강하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평생의 숙제’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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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5

    하수된 胃 올리는 방법

    위가 하수돼 있을 때에는 위를 올려줘야 한다. 뱃속에 있는 위를 어떻게 올려주느냐고 의아해할지 모르지만, 위가 왜 하수됐는지 원인을 알면 올리는 방법도 알 수 있다. 위가 하수된 것은 오랫동안 몸을 심하게 구부린 채 살았기 때문이다. 몸을 구부리면 위에 있던 장기가 밑으로 밀려 내려가게 되는데, 이를 내장하수라고 한다. 내장하수가 일어날 때 위하수도 함께 일어난다.

    그렇다면 위를 올려주는 방법도 간단하게 나온다. 몸을 구부리고 살았기 때문에 위가 아래로 처졌다면, 몸을 펴면 제자리로 올라갈 것이다. 몸을 펴는 방법은 위에서 얘기한 세 가지 숙제이다. 아침에는 ‘깍지 끼고 걷기’든 ‘양반걸음’이든 걷기 숙제를, 저녁에는 자기 전에 한 시간 간격을 두고 1번과 2번 방석 숙제를 꾸준하게 하면 몸이 펴지면서 위도 제자리로 올라간다.

    이 방법으로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장기를 좀더 빨리 위로 올리는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다. 하지만 지면관계상, 그리고 화병을 스스로 낫게 하는 데 아주 중요한 방법이므로 화병을 다룰 때 전반적으로 이야기하기로 하고, 이번 호에선 아주 손쉬운 방법 한 가지만 소개하겠다. 하수돼 있던 장기를 위로 올리는 것을 ‘공명’을 틔운다고 한다.

    ▼ 누워서 공명이 있는 위치를 찾는다. 보통 하단전이라고 부르는 곳인데, 배꼽 밑으로 손가락 세 개를 포갠 만큼 아래 정중앙에 있다. 이곳을 손가락으로 눌러보면 ①아무 느낌 없이 부드럽게 빨려들어가기도 하고 ② 찌릿하면서 이상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③많이 아프기도 하고 ④안에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쑥 들어가기도 한다. ①은 정상인 사람이고, ②는 조금 문제가 있는 사람, ③과 ④는 문제가 많은 사람이다.

    ▼ ②와 ③의 경우에는 오른손 위에 왼손을 포개고 위로 45。 각도가 되도록(손가락을 135。 꺾어) 중지를 중심으로 공명 위에 올려놓는다(사진 5).

    ▼ 이 상태에서 배를 살짝 누르면서 45。 각도로 지그시 끌어올렸다 원상태로 되돌리기를 반복한다. 찌릿한 느낌이 없을 때에는 더 깊이 누르면서 끌어올린다.

    ▼ 깊이 찔러도 부드럽게 빨려들어가기만 하고 느낌이 없으면 공명이 완전하게 트인 것이다.

    ▼ ④의 경우에는 1번 방석 숙제 자세를 취한 상태에서 위의 방법대로 한다. 아예 공명이 없어져버렸는데 엉치에 방석을 대고 누우면 허리가 살아나면서 꽉 막힌 공명이 나타난다.

    위 신경을 틔워주거나 하수된 위를 제자리로 올리는 것은 소화불량에만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다. 위에 관한 한 위암을 빼놓고 모든 장애에 적용된다. 위산과다든 위염이든 위궤양이든 위 신경이 트이고 위가 제자리에 있기만 하면 모두 저절로 낫게 돼 있다.

    퇴행성 관절염은 없다

    나이를 먹으면 몸에 병이 많이 온다. 그중에서도 퇴행성 관절염이라는 질환은 사람들을 지긋지긋하게 한다. 무릎이 아파 100m도 걷지 못하고 주저앉아야 하니 무서워서 밖에 나가기가 싫어진다. ‘이제 나도 늙어서 다됐구나’ 생각하면 처량하기 짝이 없다. 실망해서 몸을 움츠리고 있으니 우울증도 온다.

    그러나 실망할 필요는 없다. 현대의학에서는 연골이 퇴행해서 무릎이 아픈 것이라고 하는데, 연골은 절대로 퇴행하지 않는다. 닳아서 없어졌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이다. 다만 엑스레이 촬영 사진에 안 보이니까 퇴행했다고 할 뿐이다.

    이는 20~30대에도 퇴행성 관절염 진단을 받는 사례로 미루어보면 잘 알 수 있다. 노인이라면 몰라도 20~30대의 젊은 나이에 어떻게 연골이 퇴행할 수 있는가. 퇴행성 관절염 진단을 받은 사람의 무릎 정강이뼈 안쪽을 정확하게 한번 치면 멀쩡하게 걸어다닐 수 있는데, 이런 사람의 경우 현대의학의 논리로 보면 퇴행했던 연골이 갑자기 다시 살아났다는 뜻이 된다. 도대체 말이 되지 않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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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6

    무릎이 틀어져 슬개골이 아래로 내려가면 그 전에는 엑스레이 촬영 때 보이던 연골의 일부가 보이지 않는다. 더 심하게 틀어지면 슬개골이 더 아래로 처지면서 연골은 더 안 보이게 된다. 이런 현상을 놓고 현대의학은 연골이 퇴행해서 생긴 병이니 약을 먹거나 수술을 하거나 아예 인공관절로 대체하자고 한다.

    무릎관절은 넓적다리뼈(대퇴골) 하단과 슬개골, 정강이뼈(경골) 상단으로 구성돼 있다. 슬개골의 기능은 굴신(屈伸)운동(앞으로 폈다 뒤로 굽혔다 하는 운동)을 할 때 다리가 앞으로 꺾이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다. 다리가 앞으로 꺾이면 넘어지기 때문에 슬개골이 있어 이를 방지한다. 슬개골은 넓적다리뼈와 정강이뼈 사이에 있는데, 위로는 올라가지 않고 아래로는 내려가게 돼 있다.

    그리고 넓적다리뼈는 고관절에서는 틀어지지만 무릎관절에서는 틀어지지 않는다. 무릎에 충격을 받고 틀어질 때에는 정강이뼈가 틀어진다. 그것도 안쪽으로는 틀어지지 않고 바깥쪽으로만 틀어진다. 이런 구조이기 때문에 소위 퇴행성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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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7

    절염 진단을 받은 사람을 눕혀놓고 양쪽 발을 비교해보면 틀어진 쪽 발이 바깥쪽으로 더 벌어져 있다.

    틀어진 뼈만 바로잡으면 ‘상황 끝’

    발목은 이와 반대로 안쪽으로만 접질리게 돼 있다. 그래서 발목이 접질린 사람을 눕혀놓고 양쪽 발을 비교해보면 접질린 쪽의 발이 안쪽으로 돌아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접질린 발목을 빼주면 되는데, 병원에서는 수술을 하고 심을 박는다. 그리고 1년 후에 심을 뺀다. 이렇게 한다고 해서 접질린 발목이 정상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닌데도 말이다.

    심하게 접질렸을 때에는 스스로 바로잡기가 어려워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하지만, 약이나 수술에 의존할 필요는 없다. 눕혀놓고 왼쪽 다리로 접질린 쪽 다리를 살짝 밟고 발목을 잡아 빼서 옆과 앞뒤로 틀어주면 발목은 금방 시원해진다(사진 6). 그리고 심하지 않을 때 스스로 바로잡으려면 무릎 꿇은 자세에서 허벅지만 들고 일어섰다가 팍 주저앉으면서 옆으로 비튼다(사진 7). 이때 발등은 바닥에 완전히 닿게 하고, 접질린 쪽의 반대쪽으로 비튼다.

    관절을 구성하는 뼈가 틀어지면 그 관절을 구성하는 근육이 굳는다. 근육이 굳으면 신경이 눌려 통증을 느낀다. 뼈가 심하게 틀어질수록 근육은 심하게 굳고, 따라서 신경은 더 눌려 심하게 통증을 느낀다.

    퇴행성 관절염이라는 잘못된 이름이 붙은 이 질환은 실은 무릎관절 중에서 정강이뼈가 밖으로 틀어진 것일 뿐이다. 심하게 틀어질수록 근육이 심하게 부으면서 더 심한 통증을 느낀다. 통증이 심해지면 우리 몸은 자구책을 내놓는다. 스스로 치유하기 위해 피를 집중적으로 투입한다. 피가 많이 몰리면 열이 난다. 열이 나면 또 우리 몸은 자구책을 내놓는다. 열을 식히기 위해 물을 공급한다. 물이 차게 되는 것이다.

    이때 ‘과학적인 의학’이라고 자부하는 현대의학에서 내놓는 해결책은 과학과 너무나 거리가 멀다. 물이 차 있다고 물을 빼는 것이다. 물을 빼면 어떻게 되겠는가. 열을 식히기 위해 다시 물을 보내야 할 것이다. 틀어진 뼈만 원상태로 돌아가면 근육이 풀릴 것이고, 근육이 풀리면 통증이 사라지며, 통증이 사라지면 열이 내리면서 몸은 불필요한 물을 회수해갈 것이다.

    이때 중요한 점은 뼈대가 제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뼈대가 제자리에 있으면 근육은 굳지 않는다. 현대의학은 이 점에서 거꾸로 보고 있다. 뼈대에 문제가 있는 것을 모르고 근육만 가지고 ‘치료’를 한다. ‘치료’가 될 리가 없다. 무릎인대가 파열됐다고 인대 수술을 하는데, 이것도 잘못된 것이다. 갑작스레 무릎이 틀어지면서 근육에 충격이 가해져 근육이 갈라진 것이므로, 뼈만 제자리로 돌아가면 갈라진 근육은 저절로 붙는다.

    만성 소화불량, 퇴행성 관절염

    사진 8

    퇴행성 관절염, 스스로 치료한다

    무릎 통증은 밖으로 돌아가 있던 정강이뼈가 제자리로 돌아오기만 하면 즉시 많이 호전된다. 앉았다 일어서기가 잘 안 되던 사람도 조금 불편하기는 하지만 할 수 있게 된다. 쪼그리고 앉기가 힘들던 사람도 바로 쪼그리고 앉을 수 있게 된다. 완전하게 회복되지 않는 것은 아직 굳은 근육이 다 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무릎을 찬물에 10분간 담가 식혀주면 부기가 빠지면서 한결 편해지고, 1주일 지나면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온다.

    틀어진 정강이뼈를 되돌리는 방법도 간단하다. 아픈 사람을 눕혀놓고 보면 틀어진 무릎은 바닥에서 떠 있다. 떠 있는 무릎을 누르면 몹시 아파하고 안으로 굽히게 해도 아파한다. 무릎이 고정되도록 하고 정확하게 타점을 끊어서 쳐준다. 그런 후에 슬개골을 올려주면 퇴행성 관절염은 사라진다.

    이렇게 하면 틀어진 무릎은 정상으로 돌아가는데, 이는 아무나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정확한 지점에 정확하게 끊어
    만성 소화불량, 퇴행성 관절염

    사진 9

    치기를 해야 하는데, 오랫동안 자기 몸을 대상으로 연습해보지 않은 사람은 성공하기 어렵다. 끊어치기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뼈에 금이 갈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퇴행성 관절염을 스스로 치료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 방바닥에 앉아서 하는 법

    ·왼쪽 무릎이 틀어졌을 경우 왼쪽 다리를 펴고 앉는다. 왼손으로 무릎의 바깥쪽을 받치고 안쪽으로 약간 말아 무릎과 발목이 서게 한다.

    ·오른손을 가볍게 말아 쥐고 타점에 주먹을 대 위치를 확인한 후에 주먹 쥔 손날로 무릎 안쪽의 관절 부분을 45。 각도로 비스듬히 내리친다.(사진 8)

    ·오른쪽 무릎이 틀어졌을 경우에는 손을 바꾸어 한다.

    ·타점 찾기: 무릎을 펴고 앉은 후 무릎 위에 있는 슬개골을 찾는다. 슬개골의 밑 부분 끝에 손가락을 대고 그대로 바닥 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뼈가 돌출돼 있는 곳이 만져지고, 그 바로 밑에 미세하게 홈이 패 있는데, 이곳이 타점이다.

    ▼ 의자에 앉아서 하는 법

    ·왼쪽 무릎이 불편할 경우 왼쪽 다리를 들어서 발목을 오른쪽 다리 위에 올려놓고 오른손으로 왼쪽 발목을 잡는다.

    ·왼손을 가볍게 말아 쥐고 타점에 주먹을 대 위치를 확인한 후 주먹 쥔 손날로 무릎 안쪽의 관절 부분을 45。 각도로 비스듬히 내려친다.

    ·오른쪽 무릎이 틀어졌을 경우에는 손을 바꾸어 하면 된다.

    틀어진 무릎을 바로잡은 후에는 아래로 처진 슬개골을 올려주어야 한다. 이 슬개골이 아래로 내려가면서 엑스레이 촬영 때 연골이 보이지 않게 됐다고 했는데, 슬개골을 올려주면 퇴행했다고 하는 연골은 모습을 드러낸다. 슬개골을 바로잡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 이상이 있는 무릎을 펴고 앉는다.

    ▼ 왼손을 오른손 위로 포갠 후 안쪽 손 손가락으로 슬개골 아래쪽 끝부분을 걸어 준다.

    ▼ 양손을 당겨 슬개골을 끌어올리면서 무릎을 굽혀 몸쪽으로 끝까지 당긴다.

    ▼ 슬개골을 계속 몸쪽으로 당기면서 다리를 앞으로 쭉 편다(사진 9).

    고관절 고장나면 무릎이 아프다

    슬개골은 무릎이 틀어질 때 처지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처질 수 있다. 그런 경우 병원에서는 슬개골 연골 연화증이라는 병명을 붙이고 약물을 투여하거나 보조기를 부착하게 하고, 심하면 수술을 하라고 한다. 이 경우 슬개골의 단단한 연골이 말랑말랑해지다가 더 진행하면 소실된다고 설명하는데, 그런 일은 없다. 위의 방법대로 무릎을 굽혔다가 펴면 ‘뚝’ 소리가 나면서 이 증세는 바로 없어진다.

    그런데 여기에서 아주 중요한 사항을 하나 지적해야겠다. 무릎이 틀어지는 것은 무릎 자체에 원인이 있는 것 같지만, 그렇지가 않다. 무릎이 틀어진 사람은 모두 고관절이 틀어져 있다. 고관절이 틀어지면 발과 다리의 각도가 어긋나는데, 이 때문에 힘을 주는 방향이 잘못되면서 무릎까지 틀어지는 것이다.

    만성 소화불량, 퇴행성 관절염
    김 철

    1949년 서울 출생

    선인고 졸업

    강원도 오대산 무애스님에게 전통인술, 체술 사사

    2004년 몸살림운동 창립, 現 몸살림운동 상임지도위원

    저서 : ‘몸의 혁명’ ‘김철의 몸살림 이야기(몸은 스스로 낫는다)’


    따라서 먼저 고관절을 바로잡고 나서 그 다음에 무릎을 바로잡아야 한다. 무릎만 바로잡으면 당장은 조금 좋아진 것 같아도 조만간 무릎이 다시 틀어지게 된다. 반드시 고관절을 잡고 나서 무릎을 잡아야 한다.

    지난 호에서 허리가 아픈 것이나 다리가 땅기는 것도 고관절이 틀어졌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퇴행성 관절염도 고관절이 틀어져서 오는 질환이다. 앞으로 이 연재물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큰 병의 90% 이상은 고관절이 틀어졌기 때문에 온다. 몸 어딘가에 지속적인 이상이 있다면,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컨디션이 좋지 않다면 그 원인은 고관절이 틀어졌기 때문이라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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