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9월호

‘전국스타’ 떠오른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

“청와대가 ‘내외’한 탓에 인사 꼬였다”
“나도 서러움 많이 당해”

  • 허만섭 기자 │mshue@donga.com

    입력2014-08-18 19: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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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널리 듣지 않으시고 낯가림도 있으시고…”
    • “朴 정부 외교 분야도 아쉬운 점 많아”
    • “새누리당, 박 대통령 넘어 독자 자리매김해야”
    • “김무성 대표, 더 넓은 정치 하지 않을까…”
    ‘전국스타’ 떠오른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
    나경원 의원은 이정현 의원과 더불어 7·30 재·보궐선거가 배출한 최고의 스타다. 나 의원은 ‘새누리 김태희’로 통하는 외모, 서울대 법대와 판사 출신의 화려한 스펙, 대변인과 TV토론 패널로서의 뛰어난 언변, ‘1억 원 피부과’ 네거티브, 서울시장 선거 낙선, 3년 정치 암흑기라는 상징을 갖고 있다.

    그러다 이번 서울 동작을 보궐선거에서 초반 열세를 딛고 야권통합 후보에게 승리했다. 대중이 혹할 이미지와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만들어간다는 평이다. 인물난을 겪는 여당 내에서 ‘땡기고 싶은 사람 영순위’로 부상 중이라고 한다.

    “공주 팔자? 무수리 팔자!”

    나 의원은 사진기자에게 먼저 “재킷은 이렇게 입어도 (되는지)…”라며 말문을 열었다. 사진기자는 “네, 좋아요”라고 했다. 단추를 약간 푼 캐주얼한 차림새였다. 원래 단추를 몇 개 푸는 걸 좋아하는 스타일이라고 그의 지인이 나중에 귀띔했다. 나 의원은 “옷도 없으니 이렇게 입고 합니다. 재킷이 세 개밖에 없어서…”라고 했다. 이어지는 인터뷰 내내 나 의원은 간간이 웃으며 즐겁고 솔직담백하게 이야기를 풀어갔다.

    ▼ 축하 인사 많이 받죠?



    “네. 많은 분이 도와줘 저도 인사드리고 있어요.”

    ▼ 약간 수척해 보이네요.

    “체력이 떨어졌나봐요. 옛날엔 안 그랬는데. 여름 선거라 힘들긴 힘들었어요.”

    ▼ 33개월 만에 국회로 온 소감은?(※나 의원은 17·18대 의원이었으며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했다.)

    “그렇죠. 오랜만에 왔죠. 친정에 돌아온 것 같지만 사실 낯선 것도 있고.”

    ▼ 이 건물(새로 지은 의원회관)이 처음인가요.

    “네. 신관은 처음이죠. 다시 시작하는 게 조금 조심스럽죠.”

    ▼ 그동안 뭐랄까, 여권에 서운한 점은 없었나요.

    “뭐, 다들 아시면서.(웃음) 서운하다고 생각하면 많이 서운할 수 있죠. 그렇지만…. 정치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됐죠. 최근 일만 해도, 지난해 10월 서울 중구 당협위원장에 응모했는데 사실 계속…. 좀. 우리 정치가 원래 그런 곳엔 경쟁력 없다고 잘 안 주고, (동작을처럼) 당선되기 어려운 곳엔 경쟁력 있다고 나가라고 그러고.”

    지난해 10월 나 의원과 친박계 지상욱 전 선진당 대변인이 나 의원의 옛 지역구인 중구의 당협위원장에 함께 응모하자 친박계 주류는 지 전 대변인을 위원장으로 임명하려 했다가 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의 의중) 논란이 일기도 했다. 친이계는 “친박계의 나경원 죽이기”라고 반박했다.

    ▼ 친박계에서 많이 견제했다고 생각하나요.

    “정치권에서 한번 비껴 나간 사람이 복귀하려 하면 친박, 친이 이런 문제를 떠나서, 늘 현재 있는 정치 세력이 좀 견제하지 않나 생각해요.”

    ▼ 이번에 어려운 곳에 나가서 자력으로 극복한 거네요?

    “남들이 나보고 공주라고 하는데, 내가 무수리 팔자이지 공주 팔자가 아니죠. 아까 강남지역 의원님과 함께 점심 먹었어요. 너무 다르죠? 선거운동이. 그런 쪽 하고.”

    “왜, 선뜻하지 않은 거…”

    ▼ 동작을, 거기가 아파트단지 밀집지역인가요? 어떤 덴가요?

    “사당동 가보셨나요?”

    ▼ 사당사거리는 잘 알죠.

    “사당사거리에서 숭실대 쪽으로 넘어가는 곳이에요. 재개발이 좀 되고 있지만 다가구주택이 많아요. 사당역 근처엔 원룸이 많고요. 야당세가 강하고 한 달 반 전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17% 차이로 졌거든요. 이런 지역에서 이긴다는 건 사실 기적에 가까운 일이죠.”

    ▼ (나 의원에게 기사 스크랩을 보여주면서) 당에서 ‘출마해 당선되면 동작을 위해 요구하는 것들 다 들어준다’고 했다면서요?

    “(웃음) 그랬나? 아, 그렇게 이야기했구나.”

    ▼ 당이 좀 급했나보네요.

    “(웃음) 계속 싸움 붙이시고….”

    ▼ 그건 아니고요. 처음엔 출마 않겠다고 하지 않았나요.

    “솔직한 심정은. 당에서 경기도 수원 쪽을 많이 말씀하셨어요. 원래 정무수석에 가기로 했었는데요. 당에서 청와대에다 ‘선거에 내보내야 하는데 왜 데려가느냐’고 해서 저를 일방적으로 빼버린 거예요.”

    ▼ 정무수석 맡기로 하셨어요? 조윤선 (현) 수석이 아니고?

    “네. 원래 제가 가기로 돼 있었는데 느닷없이…. 당에서 선거 자원이 마땅히 없었나봐요. 수원에 가서 수원 선거를 이끌어주기를 바랐는데 이게 서울시장 선거에 나갔던 저로선 경기도로 가는 게 그렇게 선뜻하지가 않더라고요. 사람이 왜 선뜻하지 않은 거 있잖아요?”

    ▼ 그런 게 있죠.

    “당은 저보고 손학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랑 맞붙어보라고 했어요. 그런데 사실 손 전 대표님과 붙으면 경기도에선 제가 명분이 밀려요. 제가 ‘그건 바람직하지 않다. 차라리 신인을 내세우라’고 조언했고요. 아마 그 전략이 성공했다고 봐요. 마지막 순간, 정말 동작에 후보를 못 내 저한테 다시 출마 제의가 왔어요. 당도 너무 어려운 상황이었잖아요. 이럴 때 ‘당신들끼리 하소’ 하고 빠져 있는 게 내 계산만 하는 것 같아 출마했어요.”

    ▼ 이번 선거 하면서 야당을 어떻게 봤나요?

    “선거 과정에서 예전의 그 모습을 반복하는 게 좀 아쉬웠죠. 예컨대 야권연대라는 걸 억지로 만들어낸다든지. 사실은 ‘수원은 당신이 갖고, 서울은 내가 갖고’ 이렇게 나눈 거잖아요. 그런 모습이 국민에게 신선하게 보이기보단 좀 예스러워 보였겠죠. 그러나 우리도 자만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 블로그에 ‘제 손을 잡아주세요’라고 썼던데요. 어떤 의미인가요? ‘절 구해주세요’라는 뜻?

    “그건 아니고요.”

    ▼ 농담입니다.

    “제 마지막 슬로건이었는데요. 저와 주민이 손잡고 같이 일해보자는 뜻. 아, 서울시장 선거에 지고 나서 ‘우리 전략이 틀렸구나’하고 깨달았어요. 상대편 박원순 후보의 슬로건은 좋았어요. ‘내 삶을 바꾸는 첫 번째 시장.’ 이렇게 정치인이 아니라 유권자가 주체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죠. ‘제 손을 잡아주세요’도 같은 맥락이죠. 내가 뭘 하겠다가 아니라 함께 해나가자는….”

    이 설명에 따르면, 나 의원은 자신에게 쓰린 패배를 안긴 상대로부터 장점을 취해 반전을 이룬 셈이다.

    ‘제 손을 잡아주세요’

    ▼ ‘동작을 강남4구로’ 이 공약이 ‘섹시’했던 것 같아요. 어떻게 실천하려 합니까.

    “하드웨어 측면에서 세 개를 뚫어야 해요. 강남권과 동작을 차단하고 있는 서초동 정보사령부 쪽에 터널을 뚫어야 해요. 테헤란로가 오다가 딱 막혔거든요. 터널이 생기면 바로 사당로로 연결됩니다. 침수 피해를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 대심도 터널을 뚫어야 해요. 또 재개발·재건축의 장애물도 뚫어야 합니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선 교육, 보육, 노인 문제에서 강남권과 동작의 격차를 해소하려고 해요.”

    ▼ 서울 어디에서나 보육 문제, 어린이집 부족이 심각한 것 같아요.

    “특히 국공립 어린이집이 적어요. 그래서 지자체가 늘 국공립 어린이집 확대부터 시작하죠. 하나 만드는 데 30억~40억 원이 들어가요. 저는 민간 어린이집의 보육서비스 수준을 높이면서 국공립과의 보육료 차이를 줄이는 방안이 현실적이라고 봐요. 기존의 민간 어린이집을 죽이면서 국공립 어린이집을 확대할 필요는 없거든요. 앞으로 이런 걸 정책적으로 들여다볼까 해요.”

    동작을 선거에서 나 의원의 상대는 노회찬 야권 단일 후보(정의당)였다. 두 사람은 오래전부터 TV토론에서 자주 만난 사이. 이명박 정부 시절 MBC ‘100분 토론’에서 노 후보는 “이 대통령이 민심을 얻는 일엔 관심이 없다고 말씀하시는데, 대통령이 국민의 마음을 얻는 일에 관심이 없으면 도대체 어떤 일에 관심이 있는 건가요? 다른 나라 국민의 마음을 얻는 일에 관심이 있는 건가요?”라고 몰아붙였다. 그러자 반대편 패널로 나선 나 후보는 자신도 모르게 “큭큭” 하며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 노회찬 후보와 선거에서 대결하는 것이 어땠습니까.

    “인간적으로 제가 노 후보를 좋아하고 그분이 워낙 인품이 훌륭하신 분이세요. 그러나 생각하는 게 좀 다르고 선거하는 방법이 좀 다르고 그런 거죠. 그동안 해 오신 일도 많고 하니까 진보정치에서 역할을 하시겠죠.”

    ▼ TV 토론을 잘하신다는 평가가 있던데요. 나름의 비결이 있다면?

    “제가 그랬나요? (웃음). 다른 게 아니라….”

    ▼ 준비를 많이 하시나요.

    “준비 많이 하는 편이에요. 많은 분의 생각을 들어보고 내 생각도 정리해요. 또 말 바꾸는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안 들으려고 해요. 정치인은 일관성이 있어야 해요. 정치인의 가장 큰 무기는 신뢰인데 신뢰는 일관성에서 나오죠.”

    ‘신동아’ 인터뷰 고사한 까닭

    ▼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1억 원 피부과’ 네거티브가 유명했죠. 어떻던가요? 스트레스 많이 받았습니까.

    “이번에도 또 하더라고요. 후보 본인뿐 아니라 가족에 대한 네거티브도 많아요. 식구들이 제일 힘들어했죠. 이번에 출마 많이 말리셨어요. 또 상처 받지 않을까 하고.”

    재·보궐선거 때 ‘신동아’는 나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후보의 맞짱 인터뷰를 추진했다. 기 후보 측은 응했지만 나 후보 측이 고사해 무산됐다. 그러자 새정치민주연합은 논평에서 “나 후보가 신동아의 인터뷰를 거부하는 것은 대통령의 불통정치 답습”이라고 비난했다.

    ▼ 선거 때 저희랑 인터뷰 안 한다고 상대 정당이 논평도 내고 그랬더라고요.

    “아, 그때 왜 그랬느냐면 지역 현안도 파악이 안 됐는데 인터뷰부터 할 순 없었어요. 선거운동 기간이 20일 정도였어요. 대충 써서 정책을 만들 수도 있지만 제가 직접 보고 연구해야 되겠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인터뷰 가급적 하지 말자고 했죠. 그러나 선관위 토론이라든지, 이런 건 당연히 하는 거죠.”

    ▼ 상임위로 외교통일위원회와 예산결산위원회를 택한 것으로 아는데요. 외교통일 분야에서 어떤 부분에 관심이 있습니까.

    “지금 가장 중요한 이슈가 외교통일 이슈라고 생각해요. 경제도 외교에서 풀어야 하죠. 외교 문제에 있어 잘한 부분도 있지만 굉장히 어려운 점도 있어요. ‘외교 패러다임이 바뀌는 것이냐’라는 설왕설래도 있고.”

    ▼ 어떤 게 굉장히 어려운 점인가요.

    “지금 한일관계가 너무 어렵다는 게….”

    ▼ 일본이 원인을 많이 제공했지만 우리 정부의 대응에도….

    “아쉬운 점이 많죠. 뒤늦게나마 역사왜곡 문제라든지 위안부 문제라든지 독립해서 다루겠다고 한 건 굉장히 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정부가 너무 앞서서 나간 부분이 있어요. 결국 ‘여러 문제를 믹싱해 한 걸음도 진전시키지 못한 게 아닌가’ 해요.”

    ▼ 미국과의 관계는 원만하다고 봅니까.

    “미국과도 지금 썩 그렇진 않잖아요? 중국과의 관계에서도 ‘얻을 만큼 얻었느냐’ 하는 부분에서 항상 불안한 게 있고요. ‘미국 쪽에서 조금 더 중국 쪽으로 가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그렇게 하긴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봐요.”

    “꼬였죠”

    나 의원은 당선 직후 “당·청 관계의 뜨거운 변화”를 역설했다. 최근 친박 서청원 의원을 누르고 당 대표가 된 김무성 대표가 청와대와 당의 대등한 관계를 주장하는 것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비쳤다.

    ▼ ‘뜨거운 변화’라고 하셨는데….

    “당·청 관계는 계속해서 많이들 아쉬워하시는 부분이고. 선거 때 제가 ‘대통령의 눈과 귀가 되겠다’는 말씀을 드렸어요.”

    ▼ 지금 (대통령이) 눈과 귀 있으시잖아요? (웃음)

    “(웃음) 대통령과 국민을 더 가깝게 해주는 게 당의 역할이라고 봐요. 뭐, 긴장관계로 부를 수 있는 수단도 있고 적극적 협력으로 부를 수 있는 수단도 있어요. 어떤 수단을 쓰든 결국 대통령과 국민이 더 가까워져야 정부가 성공하고, 국민이 성공해요. 정부가 성공하지 못하면 결국 국민이 고통을 받는 것이죠. 제가 ‘무조건 견제하는 역할을 할게요’라고 말할 순 없고요. 눈과 귀가 되겠다는 건 때로는 견제이고 때로는 협력입니다. 모두 대통령과 국민 간 소통을 위한 거죠.”

    ▼ ‘박 대통령이나 청와대는 국민과 소통이 안 된다, 불통이다’ 이런 이야기가 자주 나오는 것 같긴 해요.

    “뭐….”

    ▼ 실제로 그런 현상이 있다고 봅니까.

    “널리 듣지 않으시고. 청와대가 내외하는 게 많은 게 아닌가. (웃음) 청와대가 좀 내외하는 것 같아서. 낯가림이 좀 있으시고.”

    ▼ 그러면 안 되는데.

    “사실 스타일이죠. 저도 좀 낯가림이 있어요. (웃음) 누구나 낯가림이 있죠.”

    ▼ 같은 편한테도 낯가림을 한다는 이야기가 있더군요.

    “아, 그게 조금, 낯가림을 조금 거두시면 잘되지 않을까….”

    ▼ 세월호 참사 때문에 국가적 리더십에 실망하는 사람도 많은데요.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정부를 믿었는데 정부가 해준 게 없다는 아쉬움…. 그러나 하루아침에 일어난 일은 아니라고 봐요. 지금은 정신문화운동을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해요. 우리나라가 이만큼 성장한 동력이 교육과 경쟁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절차나 과정에서 룰을 지키는 부분은 간과됐어요. 이젠 성장하는 대한민국에서 성숙하는 대한민국으로 바뀔 때입니다.”

    ▼ 수습의 일환으로 내각 쇄신했는데….

    “꼬였죠.”

    ▼ 그게 인사 참극으로…. 조금 전 말씀하신 ‘내외’를 너무 많이 해서 생긴 일이라고 보시나요?

    “그렇다고 봐요. 대한민국 사회가 남성 중심 사회라 힘드신 부분도 있을 거예요.”

    “머리 내려온다고 하시면서…”

    김무성 대표가 나 의원의 당선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나 의원의 이마에 손을 대는 사진이 일부 언론에 보도됐다. 이 장면에 대해 물어봤다. 나 의원은 “아, 제가 파마 다시 해야 하는데…. 대표님께서 머리가 내려온다고 머리 올리라고 그러시면서…그 사진이 많이 나왔나봐요. 사람들이 자꾸 그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라며 웃었다.

    ▼ 김무성 대표를 어떻게 보세요? 언제부터 개인적으로 만났습니까.

    “김무성 대표님과는 굉장히 오래된 인연이죠. 제가 2002년 이회창 총재 두 번째 대선 때 처음 당에 왔어요. 그때 뵙고. 제가 정치 떠났다가 다시 정치하게 될 때 대표님이 역할을 하셨어요.”

    ▼ 그게 어떤 일인가요.

    “2002년 대선에서 이회창 총재가 낙선하신 후 전 당과의 인연을 정말 후울훌~ 버리고 떠났어요. 국회의원이 아닌 사람은 아무것도 할 일이 없더라고요. (웃음) 제가정치를 잘 모르고 왔다가…. 너무 힘들었어요. 2003년 당 운영위원회 여성 몫 상임위원을 선출할 때였죠. 김무성 당시 의원님이 후보군에 현직 여성 의원들뿐만 아니라 대선 때 수고한 여성분들도 다 넣고 투표를 하자고 하셨죠. 그래서 제가 1등으로 당당히 (웃음) 당선돼서 다시 정치를 할 수 있게 됐거든요. 그런 오래된 인연이 있어요.”

    ▼ 김 대표는 어떤 스타일의 정치인이라고 보시는지….

    “음. 나름대로 어려움을 많이 겪으신 정치인이거든요.”

    “품이 더 넓어지신 듯”

    ▼ 어떤 측면에서요?

    “18대 총선 때 친박이라는 이유로 당의 공천을 못 받으셨죠. 19대 총선 때도 또 못 받으셨고. 김 대표님은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품이 더 넓어지신 것 같아요. 더 넓게 정치하시지 않을까 생각해요.”

    ▼ 두 분이 손을 맞잡으면 친박을 대체할 새로운 비전으로 비칠 것이라고 예상하는 보도들이 나옵니다.

    “김무성 대표님은 친박 아닌가요? (웃음) 모르겠네요. 우리가 친박, 친이를 좀 넘어서야 하는데 걱정입니다. 당이 건강하려면 하나의 목소리보다는 다른 목소리도 좀 나오고, 이런 게 좋은 것 같아요.”

    ▼ 전남 순천·곡성에서 이기고 돌아온 이정현 의원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합니까.

    “이정현 의원이 잘하셨고. 이제 당내에서 어떤 역할을 하실지 모두 주목하고 있죠.”

    ▼ (잠시 후) 그게 다입니까.

    “그게 뭐, 솔직하게 너무 많이 이야기할 수도 없잖아요. 사실 우리 역사에서 중요한 이정표를 만드셨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당에서 호남을 대표하시는 부분뿐만 아니라 결국 친박 주류를 대표하시는 분이기 때문에 친이, 친박을 넘어서야 하는 부분에서도 역할을 해주신다면 더할 나위가 없지 않을까…. 그동안 박 대통령의 그림자랄까, 어떻게 보면 그런 역할을 쭉 해오셨단 말이죠. 이제는 독립된 정치인으로서 역할을 해주셔야 호남에서 당선된 그 기대를 수용할 수 있다고 봐요. 그게 본인과 대통령을 위한 길이겠죠. 그렇게 해주시면 정말 차기 대선주자급 되시는 거 아니에요? (웃음) 그러지 않으면 계속 그림자의 정치인이 되시겠죠?”

    재·보궐선거 후 새누리당이 ‘박근혜 마케팅’을 어느 정도 극복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런 평가에 대해 나 의원은 웃으며 “새누리당도 독자적으로 자리매김해야 되겠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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