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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추적|對韓투자 본격 시동 건

‘인터넷 황제’ 손정의 한국 인맥

  • 최수묵 동아일보 경제부 차장대우

‘인터넷 황제’ 손정의 한국 인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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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몰도 상당수 포함됐다. 경매사이트 옥션과 서적 판매 사이트 와우북, 패션전문매장 코스메틱랜드 등이 그들. 이밖에 회원 확보가 활발한 3W투어 코아링크 등 여행·레저 사이트와 시티넷 등 엔터테인먼트, 그리고 업계 선두를 자부하는 코네스와 이찬진 사장의 드림위즈가 인터넷교육업체로 초청장을 받았다.

인터넷을 떠받치는 인프라인 접속프로그램 검색엔진 등의 기술개발업체로는 건잠머리(MPEG) 나모인터랙티브(검색엔진) 네오위즈(인터넷 접속 프로그램) 네오텔레콤(광중계기) 버추얼텍(인트라넷) 사이버다임(전자문서) 시큐어(보안벽) 인터링크(LAN)가 포함됐다.

이들 기업의 특징은 회원을 충분히 확보했거나 전자상거래를 통해 상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점. 색다르고 독보적인 아이디어를 갖춘 것도 공통점이다. 손사장의 선택기준인 ‘비즈니스 모델’과 ‘경영실적’을 모두 충족시킬 만한 자질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손사장은 이 밖에 경영자의 자질과 구성원의 팀워크도 강조했다. 벤처기업가에 필요한 열정과 협동정신도 중시하겠다는 뜻이다.

조찬강연에 참석했던 멀티미디어 서비스업체 채티비의 나원주 사장은 “손정의 사장의 선택기준은 누구나 공감하는 21세기형 벤처모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경영권이 보장된다면 손사장과 손을 잡겠다는 게 대다수 벤처기업가들의 의견이었다”고 참석자들의 반응을 전했다.

강연에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elife21이라는 독특한 커뮤니티를 설립한 윤석민 사장도 “손사장의 투자방식은 벤처기업가들의 열의를 북돋는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그는 “주변의 벤처기업가들은 액수의 과다를 떠나 그런 경영철학을 가진 손사장과의 연대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손사장의 투자방식이나 경영철학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도 적지 않다.

강연에 참석한 골드뱅크 김진호 사장은 “손사장의 방법에도 한계는 있다”고 지적했다. 손사장이 서구적 자본주의의 색깔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비유하자면 손사장은 A와 B 두 개의 기업에 투자했을 때 각각 이득을 보면 그뿐, A와 B를 연결해 시너지효과를 보는 데는 별관심이 없어 보인다는 것. 인터넷 사업의 경우 서로 회원을 공유하거나 커넥션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손사장은 이를 간과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면서도 김사장은 “손사장이 기업을 소유하려 하지 않는 것은 매우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치켜세웠다. 이는 전통적인 자본과 경영의 유착, 혹은 부의 세습을 차단하는 혁명적인 개념이자 실천강령이라는 것.

그런가 하면 손사장과 파트너 관계인 나래이동통신과, 이번 행사를 주관한 정보시대 등에 대한 불만을 터뜨리는 이들도 적지 않다.

‘국내용 기업’은 관심 밖

정보산업연합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하나로통신 신윤식 사장도 불만을 감추지 않는 인사 중 하나. 신사장은 손정의 사장의 경영철학을 들어보기 위해 행사 이틀 전 정보시대측에 조찬강연 참석 여부를 문의했다. 그러나 정보시대측은 “초청된 인사 이외에는 누구도 가감할 수 없다”며 신사장의 요청을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초청한 사람이 오지 않으면 그뿐,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 이 사람 저 사람을 추가로 초청하지 않겠다며 콧대 높은 태도를 보인 것. 자리가 있어도 초청할 수 없다는 고자세에 분통을 터뜨린 사람은 신사장만이 아니었다.

하지만 막상 조찬강연장에는 초청자 리스트에 없는 사람도 다수 눈에 띄었다. 이들은 삼보컴퓨터나 나래이통, 정보시대뿐 아니라 이벤트를 준비한 광고대행사 드림커뮤니케이션의 실무자 등을 통해 조찬강연장에 ‘무사히’ 입장했다. ‘초청자만 입장시키겠다’던 관계자들의 말은 엄포에 불과했던 것이다.

초청자 리스트 역시 ‘엄선’된 것이라고 할 수 없었다. 일례로 행사주최측은 정보통신부의 남궁석 장관과 안병엽 차관, 그리고 거의 모든 실·국장들과 접촉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감사관과 총무과장 비상계획관 등 손정의 사장과 직접 관련이 없어 보이는 관리들까지 초청하려 했다고 한다. 그러나 정통부에서는 공종렬 정책국장과 김창곤 지원국장이 참석하는 데 그쳤다.

학계 쪽의 초청자가 소수에 그친 것은 손사장의 방한 의미를 상업적으로 퇴색시켰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다양한 계층과의 만남이 제한되다 보니 인터넷의 미래와 21세기의 산업변화 등 폭넓은 미래 예측이나 ‘개념 교환’이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모임의 성격은 사실상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사업설명회’로 국한됐다.

한 대학교수는 “손사장은 비즈니스맨 개인이라기보다는 국내 벤처기업가나 경제인들이 함께 생각을 나눠볼 만한 공인으로 봐야 한다”며 행사주최측의 지나친 상업적 자세를 질타했다.

그동안 수차례 이뤄진 손사장의 방한은 사업성 평가를 위한‘예비방문’이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이번 방한을 통해 그가 밝힌 한국투자 계획은 21세기 ‘인터넷 태평양연합전선’을 구축하기 위한 마지막 화룡점정(畵龍點睛)으로 평가되기 때문.

국내외에선 한국 인터넷시장의 미래가 밝다고 전망하고 있다. 일본에 비해 비즈니스의 역동성도 강렬하며 향후 3년간 성장세도 다른 아시아 국가 못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업계 관계자들은 손사장이 한국의 ‘국내용 기업’에만 관심을 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국경 없는 인터넷의 특성상 손사장은 국제무대 진출이 가능한 인터넷 서비스를 집중 발굴하리라는 것.

한국은 중국 향한 교두보?

손사장도 “한국 인터넷 서비스의 국제화를 지원하겠지만, 외국의 훌륭한 인터넷 서비스를 한국에 소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의 투자가 ‘일방향’ 혹은 개별적인 ‘낙점 형태’가 아니라 ‘쌍방향적’ 연합전선을 구축하는 성격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따라서 투자대상 기업은 종적으로 업종이 비슷한 종목에서는 이뤄지지 않을 전망. 그보다는 횡적으로 서로 보완하고 성격이 다른 ‘백화점식’ 투자가 될 공산이 크다.

결국 손사장은 ‘인터넷 백화점’을 건설하고 이곳에 유명 메이커(인터넷 서비스들)의 매장을 끌어들여 경쟁력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평소 자신이 투자한 기업들을 ‘늑대떼Group of Wolves)’라고 부르면서 강한 연대를 강조해온 것과도 같은 맥락이다. 손사장은 이와 관련, “소프트뱅크는 플레이어가 아니다. 일류 선수들을 모아 게임 전체를 기획할 뿐이다”라고 비유했다.

또한 손사장이 염두에 둔 전세계 투자전략에서 한국은 종착점이 아니라 교두보일 가능성이 높다. 그는 방한기간에 여러 차례 중국의 성장 가능성을 강조했다. 세계의 언론들도 중국이 정보산업, 특히 인터넷 부문에서 급부상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중국의 인터넷 이용인구가 세계 최대 규모에 이를 경우 각종 컨텐츠는 중국어 사용이 필수적일 것이다. 또 중국인의 입맛에 맞는 각종 인터넷 서비스를 누가 먼저 창출하느냐는 것도 인터넷 비즈니스 제패에 관건이 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보면 손사장의 한국 투자는 중국 투자에 대비한 교두보 성격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나래이통 이홍선 사장의 예견도 손사장과 같다. 이사장은 “향후 3년간 한국은 중국보다 중요한 인터넷시장”이라고 확언했지만, 그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했다. 오히려 중국이 더 거대한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는 전망에 동의하고 있는 것.

이렇게 본다면 손사장은 앞으로 3년간 한국 시장에서 투자 성과를 극대화하면서 중국 진출 기반을 다지고, 5년 후에는 세계 최대의 인터넷 시장인 중국에서 최후의 진검승부를 걸겠다는 장기 전략을 가진 듯하다. 손사장이 1월 중 소프트뱅크홀딩스코리아(SBHK)를 출범시키면서 같은 시기에 중국에도 같은 형태의 지주회사인 소프트뱅크홀딩스차이나(SBHC)를 설립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의미로 해석된다.

그렇다 해도 손사장은 일단 시작한 한국 투자에서 확실한 수익을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소프트뱅크테크놀로지(벤처 캐피털)의 경우 지난해 수익률은 약 10배(1000%)였다. 한국에서는 적어도 4~5배의 수익률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게 측근의 설명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손사장이 누구를 투자대상으로 삼느냐에 관심을 두기보다는 손사장이 그리는 큰 구도가 무엇인지를 한국 업계가 빨리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손사장이 세계 인터넷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니만큼 그의 의도와 청사진을 파악하는 것은 한국 인터넷 비즈니스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충고다.

이들은 손사장이 보여줄 다양한 경영기법과 철학을 다이제스트해 우리 것으로 만드는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다. 예컨대 세습경영에 물든 재벌기업 풍토에서 탈피, 소유에 집착하지 않는 그의 투자자세를 본받을 필요가 있다는 것.

‘자기 증식을 하지 못하는 기업은 과감히 매각한다’는 손사장의 냉철함을 통해 엄격한 구조조정의 틀을 세워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신동아 2000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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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묵 동아일보 경제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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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황제’ 손정의 한국 인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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