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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태교수의 재미있는 마케팅 이야기·마지막회

소니의 미국시장 공략과 코카콜라의 왕좌 지키기

  • 홍성태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경영학

소니의 미국시장 공략과 코카콜라의 왕좌 지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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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 카콜라는 1886년약사 출신으로 남군 장교였던 존 펨버튼이라는 사람이 만들었다.코카콜라는 처음에는 코카나무 잎에서 나오는 코케인과 콜라열매에서 나온 카페인을 섞은 일종의 만병통치약으로 판매되었다. 그러다 1903년이 되자 코케인을 원료에서 제거하였다. 아이러니컬하게도 70년 후에는 카페인조차 제거한(caffeine-free) 콜라가 주요 제품이 된다. 코카콜라는1915년 한 손으로 쥐기에 딱 알맞은 6.5온스 짜리 독특한 병을 만들면서 확고하게 자리를 잡는다.코카콜라의 엄청난 인기를 보고 모조품도 많이 생겨나지만, 코카콜라를 위협할 만한 경쟁 기업은 되지 못했다.

펩시의 끝없는 도전

펩시콜라는 1930년대의 불황으로 가격에 민감해진 소비자들에게, 동일한 가격(5센트)으로 두 배(12온스)를 마실 수 있다고 강조하며 큰 병을내 놓으면서 코카 콜라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른다.코카콜 라가 손에 딱 들어오는 크기인 6.5온스 짜리 병을 12온스 짤리 큰 병으로 바꿀 수 없었기 때문에 펩시의 저가격 공격은 효과를 발휘한다.펩시는 코카콜라의 치대 강점인 독특한 병 모양에서 그들의 최 대 약점을 찾아낸 셈이다.이와 같이 경쟁 제품의 약점을 찾기가 쉽지않은 경우, 경쟁 제품의 강점을 뒤집어 보면 약점이 발견되기도 한다.

2차 대전을 거치면서 펩시는 확고한 기반을 닦아 코카콜라의 강력한 위협요소가 된다.그러나 전쟁이 끝나고 50년대에 이르자 행운은 다시 코카콜라에 돌아왔다.설탕 가격이 오르고 임금이 비싸지면서 펩시콜라는 5센트 짜리 콜라를 6센트, 7센트로 점점 올릴 수밖에 없었다. ”5센트에 두 배를 준다(Twice as much for a nickle)”는 말은 더이상 통하지 않았다.시장 점유율은 코카콜라의 5분의 1로 떨어졌다. 60년대가 되자 펩시는 당시 자판기와 상점의 수요가 대부분이던 콜라를 가정용 포장으로 바꾸었다.슈퍼마켓을 공략하면서 펩시의 큰 사이즈를 다시 특징으로 내놓게 되었고 이러한 노력은 점차 효과를 발휘하여, 펩시의 시장 점유율이 코카콜라의 거의 절반에 이르게 되었다.

70년대에 들어서면서 펩시는 다시 한번 코카콜라의 강점들을 생각해 보았다. 코카콜라의 강점 중 하나는 펩시보다 역사가 깊다는 점이다. 즉 첫 번째 콜라도 펩시보다 더 오랫동안 시장에 나와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권위가 확실히 코카콜라에는 강점이었지만, 그 또한 뒤집어보면 약점이 될 수도 있었다.나아가 많은 소비자일수록 코카콜라를 좋아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에 젊은 사람들은 펩시를 좋 아했던 것이다.더구나 큰 병은 젊은이들에게 어필했다.



이제 펩시의 전략은 코카콜라가 ‘진보에 뒤지고, 감각에서 뒤지며, 세대에도 뒤지는‘ 제품으로 보이도록 하는 것이었다.광고에는 마이클잭슨이나 라이오넬 리치 같은 젊은이들의 우상을 등장시켰다. 그들은‘새로운 세대의 선택(The choice of a new generation)‘을 슬로건으로내세웠다. 한편 젊은 층을 공략한다는 전략은 일관성 있게 유지하면서 젊다는 이미지를 다양한 그림, 말, 사진, 음악 등 으로 변화시켜가며 표현했다.펩시의 이러한 전략은 코카콜라의 우세를 조금씩 잠식해 나갔다.

코카콜라는 선두를 고수하는 방어전략에 부심하게 된다.‘코크(Coke)‘라는 애칭으로 불리게 된 코카콜라는 콜라의 대명사다.즉 코카콜라는 콜라를 대표하는 ‘제품‘을 팔고 있는데 반해, 펩시콜라는 그 야말로 펩시라는‘브랜드‘를 파는 셈이었다.코크와 같은 본원적 상표(generic brand : 특정 브랜드가 제품을 총칭하는 경우)는 엄청난 자산이다. 코크는 이러한 강점을 최대한 활용하기로 하였다.

그리하여 80년대에 이르자, 콜라 맛의 원조라는 의미에서 ‘진짜 콜라맛을 찾으신다면(for real taste)‘이라는 테마를 내놓았다.즉 다른 어떤 제품도 다 ‘코크의 유사품‘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진짜맛‘을 더 구체적으로 강조하기 위해 소위 ‘머천다이즈 7X‘라 하는 코카콜라의 제조 비법에 관한 이점을 이용하기로 하였다.코카콜라 원액의 제조 비법을 알고 있는 사람이 서넛밖에 없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루머였다.그리하여 ‘진자 맛‘을 대변해 주는 슬로건으로서 ”코크는 바로 이 맛!(Coke is it!)”을 널리 사용하게 되었다.

다이어트 콜라의 공격

로얄 크라운(Royal Crown:일명 RC콜라)은 60년대에 들어서면서 강력한 측면공격을 시작하였는데, 다이어트 라이트(Diet Rite)콜라가 그것이었다. 이것이야말로 코카콜라를 긴장하게 만든 제품이었다.

60년대말에는 RC의 다이어트 라이트가 다이어트 청량음료 중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이 되었다.코카콜라가 탭(Tab)이라는 다이어트 콜라를 만든 것은 70년대 들어서서였다.

여하튼 다이어트 라이트의 성공으로 힘을 얻은 RC콜라의 매출은 급속히 증가하기 시작했다.이에 따라 RC콜라는 이제 콜라시장의 전체 전선에 불을 댕길 것이냐, 아니면 다이어트 라이트에 자원을 집 중할 것이냐를 결정해야 했다.

RC콜라는 그 결정을 스스로 내리지 못하였다.우유부단한 경영자들이 흔히 그러듯이 시장상황에만 예민해진 채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던 것이다.그들은 결국 두 전선에서 동시에 싸움을 진행하는 격이되었다. RC콜라는 초기 공격 못지않게 이를 계속 지원해나가는 것이 중요함을 깨달았어야 했다.

오늘날 다이어트 라이트는 기억에서 사라져가고 있다.한대는 다이어트 콜라시장을 지배하던 그 상표가 없어지기 일보 직전에 있는 것이다. 코카콜라는그들의 막대한 이익을 다이어트 코라 상표인 탭에 쏟아부었다.반면에 RC콜라는 다이어트 라이트에서 나오는 얼마 안 되는 이익을 코카콜라의 대표 제품인 코크에 대항하는 무모한 공격에 다 허비해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전략가 클라우제비츠는 ”힘을 집중시키라”고 말한다.다이어트 라이트의 사례는 우리가 흔히 빠지기 쉬운 제품라인 확대 유혹에 경각심을 일깨워 준다.

무(無)카페인 음료의 출현

콜라 전쟁에 끼어든 또 다른 제품은 세븐업(Seven-Up)이다.1968년 세븐업회사는 레몬 라임의 청량음료를 언콜라(uncola)로 포지셔닝시켰다. ‘언콜라‘란콜라에 들어 있는 성분인 카페인을 첨가하지 않았다는 뜻히다.세븐업은 소비자들에게 코크나 펩시의 강력한 대안으로 받아들여져서 첫해에 시장을 15%나 장악하였다.

‘언콜라‘캠페인을 벌인 지 10년 후 세븐업은 필립립 모리스에 5억2000만 달러라는 전대미문의 가격으로 팔렸다.말보로 담배와 밀러 맥주등에서 성공을 거둔 필립 모리스는 세븐업에서도 똑같이 서공 하고 싶었던 것이다.말보로와 밀러의 마케팅에서 정확한 세분시장 선정과 이미지 형성으로 성공했던 필립 모리스는 세븐업에 대해서도 이미지 형성에 가장 주의를 기울였다.그리하여 성분을 내세우기보 다 노래하고 춤추는 발랄한 세븐업 광고를 내보냈다.

마케팅 전략을 세우기 이전에 광고 제작에 먼저 신경을 쓰는 것은 흔히 범하기 쉬운 오류이다.예컨대 어떤 광고 유형이나 모델이 히트를 하면 그 다음 광고들은 제품이나 전략을 떠나 비슷한 유형으로 만들어지거나 동일한 모델을 등장시키려 한다.

필립 모리스도 이 함정에 빠지고 만 것이다.노래하고 춤추는 것은 코크가 더 잘하는 것이었다.이를 흉내내서는 세븐업을 차별화할 수 없었다.

필립모리스는 백지로 돌아가서 소비자가 왜 ‘無(un)콜라‘를 사 마셔야 하는지 그 명확한 이유부터 찾기로 하였다.그래서 먼저 콜라의 장점이 어디 있는지를 살펴보았다.먼저 콜라의 장점은 그 독특 한 맛에 있는데 그 독특한 맛은 콜라염래에서 온다.그렇다면 그 강점의 약점은 무엇이 되겠는가.

콜라열매는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다.실상 콜라열매를 처리하는 과정에 자연산 카페인은 빠지고 만다.그러나 만약에 카페인이 전혀 들어 있지 않으면 FDA(식품의약국) 규정에 따라 이를 ‘콜라‘라고 부 를수없다.그렇기 때문에 FDA는 콜라라에 인위적으로 카페인을 넣도록 규정하고 있다.그래서 코카콜라는 카페인을 별도로 구매하여 첨가한다.

결국 부모는 카페인을 제거한 커피를 마시면서 애들한테는 카페인이 들어간 콜라를 사주게 되는 셈이다.이러한 점을 간파한 필립 모리스는 세븐업의 초기 전략 처럼 무(無)카페인 전략을 도입했다.그 리하여 세븐업 캔에는 카페인이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neverhadit, never will)”임을 명시했다.이와 같은 무카페인 전략은 세븐업을 청량음료 전체시장의 4위에서 3위 브랜드로 올려놓 았다.

그러나 세븐업은 이어 몇 가지 전략적인 실수를 범한다.

첫째, 라이크(Like)라고 불리는 무카페인 콜라 를 만들어 초점을 흐리고 말았다.힘을 모으지 못하고 오히려 소비자를 혼란스럽게 만든것이다. 그런데다가 무카페인(no caffeine) 전략에서 한 걸음 더나아가무설탕(no sugar), 무인공향료(no artificial flavor), 무색소(no color)에까지 발을 뻗치고자 했다.

실상 미국인들은 색소가 섞인 당양한 색갈의 음식을 좋아하기 때문에 젤로(Jell-O)와 같은 여러 색갈의 젤리를 샐러드 위에 얹어 먹기도 하고, 쿨-에이드(Kool-Aid)라고 하는 색소음료도 즐겨 마셔왔다.

카페인도, 설탕도, 향료도, 색소도 없는 것이 좋은 음료라는 세븐업의 주장은, 여태까지 즐기던 음식을 부정하라는 말과 같았다. 이에 소비자들은 인공향료나 색소가 건강에 그다지 해롭지도 않은데 뭘 그렇게 문제를 삼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세븐업은 최근에 다시 ‘언콜라‘캠페인을 시도하고 있다.그러나 제품에 대한 뚜렷한 이미지를 남기지 못한 채 우왕좌왕 하는 인상을 주고 있다.

펩시 챌린지

펩시가 70년대 중반에 내놓은 전략은 ‘펩시 챌린지‘다.이것은 눈을 가리고 콜라 맛을 본 후, 좋아하는 콜라를 선정하도록 하는 테스트다.이 테스트에서 사람들은 펩시를 코크에 비해 3대 2정도로 더 많이 선택하였고, 그 결과가 텔레비전 광고에 이용되었다.펩시가 코크보다 9% 더 달기 때문에 사람들이 눈을 가리고 한 모금 마셨을때는 펩시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특히 젊을수록 단 것을 좋 아하므로 젊은이들에게 어필하려는 펩시에 부합하는 전략인 듯 보였다.

그런데‘펩시 챌린지‘의 성과에 당황한 코카콜라가 클 신수를 저지르고 만다.코카콜라는 85년 갑자기 그들의 내용물을 바꾸어서 펩시콜라만큼 단 맛의 뉴코크(New Coke)를 내놓은 것이다.

이제 그들이 주장하는 지진짜 맛(real taste)은 더 이상 진짜 맛이 아니었다. 일격에 자기 자신의 위치를 흔들어 놓고야 만 것이다.고객들의 반발로 인하여 뉴코크를 내놓은 지 3개월도 채 못가서 코 카콜라는 다시 오리지날의 맛을 소비자에게 돌려주는데, 되돌아온 코크의이름은 클래식 코크(Classic Coke)였다.이 클래식 코크라는 것은 결국 뉴코크를 죽이는 결과를 자초하고 만다.

코크와 펩시의 시장점유율은 550년대 5대 1에서 1960년대에는 2.5 대1이 되었으며 코카콜라가 만들어진 지 100년이 되는 1986년에는 1.1 대 1이 되고야 만다.

방어를 통한 번영

코카콜라는 수없는 도전을 받았지만, 그래도 100년 이상 선두기업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또한 콜라전쟁으로 상대적 점유율은 줄어들었을지언정, 시장 수요는 엄청나게 증가하였다.애틀란타시의 코카콜 라박물관 전광판에는 전세계에서 마시는 코카콜라 병의 숫자가 쉴새없이 게시되고 있다.매일 8억 3400만 병이 소비되고 있으니 1000단위 숫자가 바귀는 것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다.

오늘날, 코카콜라는 브랜드 가치만도 400억 달러가 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코카콜라는 새로운 도전들에 대비하여 전세계 방방곡곡으로 시장을 넓혀 가고 있다.코카콜라가 진출해 있는 국가는 현 재 195개국으로 북한, 리비아, 이라크를 제외한 사실상 전세계 국가다.유엔 회원국 150여개보다 더 많다.

또 한편으로는 소비자의 어떠한 욕구도 충족시킬 수 있게 다양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콜라의 종류만 해도 클래식 코크, 뉴 코크, 체리 코크, 다이어트 코크, 탭, 카페인-프리다이어트 코크, 카페인- 프리 탭 등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이에 그치지 않고 콜라 이외의 청량음료 제품도 끊임없이 개발하는 등 선도기업의 자리를 지켜가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신동아 2000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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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태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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