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특별기획

팽팽한 보수·진보 주류는 자유주의

정치·경제·사회학자 110명이 분석한 대표적 지식인 45인 이념성향

  • 박성원swpark@donga.com 육성철sixman@donga.com

팽팽한 보수·진보 주류는 자유주의

3/13
(변호사·참여연대 사무처장): 진보적 자유주의

팽팽한 보수·진보 주류는 자유주의
박원순 변호사는 참여연대의 성장과 함께 대중적 영향력을 가진 인물로서 지식인들 사이에서도 인지도가 매우 높았다. 절반의 응답자들이 그의 사상적 성향을 ‘진보적 자유주의’로 평가했으며, 나머지 응답자들의 평가는 ‘개량적 자유주의’와 ‘급진적 민주주의’로 나뉘어졌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대부분의 응답자들이 그를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행동하는 지식인’의 전형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편 참여연대가 제시하는 경제정책이나 그의 발언 등을 주목하는 이들은 ‘진보적 자유주의’로 평가했다. 자기성찰적 비판의식을 강조하면서 시민사회적 진보성을 견지하고 있지만, 자본주의를 넘어서지 못하고 계급의식이 약하다는 점에서 자유주의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경제문제에 관한 한 ‘합리적이고 투명한 경제’라는 전형적인 중산층 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다만 이러한 평가를 내린 응답자들도 시민운동으로서 참여연대의 현실적 한계에 기인할 뿐, 그의 개인적 성향은 보다 진보적이라고 믿고 있다.

정치수준을 중시하는 이들은 민주화 이행 이후 시민사회의 성장과정에 그가 주도한 참여연대가 중요한 역할을 했고, 그의 국가보안법 연구가 독보적이라는 점을 들어 그의 노선을 ‘급진적 민주주의’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보수적 지식인들은 “사회현실이나 문화 등 사회전반에 대한 이해가 충실하지 않은 운동가”라고 폄훼했다.

이에 대해 박원순 변호사는 “진보적 자유주의가 딱 맞는 것 같다. 우리 사회는 좌측이 워낙 약하다. 그래서 조금만 다른 주장을 내놓아도 좌익으로 몰린다. 기본적으로 갖춰져야 할 게임의 룰, 제도, 민주주의, 보편적 원칙이 없다. 그런 토대가 있어야 비로소 이념적 스펙트럼이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박변호사는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을 예로 들면서 “내가 좌익이라서 그런 주장을 하는 게 아니다. 단지 민주주의의 기본 인권에 반하는 법이라서 폐지를 요구하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는 그런 논리가 설 땅이 좁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송복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정통보수주의

팽팽한 보수·진보 주류는 자유주의
송복 연세대 교수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응답자들이 ‘정통보수주의’로 평가했다. 그를 ‘보수적 자유주의’라고 평가하는 이들도 그의 학문적 저작이 개인의 자유와 권리의 신장에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정도였다.

그러나 그러한 면모는 사회학이라는 학문이 상대적으로 자유주의적이라는 점에 기인할 뿐, 개인적인 성향에서 비롯됐다고 보기 어렵다. 대부분의 응답자들은 그가 1970년대 이후 보여준 왕성한 대(對)언론활동에서 그의 사상적 경향을 판단하고 있다. 한 응답자는 송교수에 대해서 “보수주의보다도 완고한 수구주의 혹은 반민주주의가 오히려 더 적합하다”고 일침을 놓고 있다. 송교수가 기득권 세력의 주장을 노골적으로 대변할 뿐만 아니라 지역주의적 성향이 매우 강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에 대해 송교수는 “정통보수주의라는 말은 없다. 그냥 보수주의라고 해야 맞다. 정통과 보수를 함께 나열하는 것은 동어반복이다”고 말했다. 송교수는 지식인들이 자신을 보수주의자로 평가한 것에 대해 “역사와 전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다 보니 그런 얘기를 듣는 것 같다”고 답했다. 송교수의 말.

“어느 민족이든 뿌리가 있다. 그것을 바탕 삼아 키워가면서 개혁해야 새로운 것을 찾을 수 있다. 유교적으로 말하면 ‘온고이지신’이다. 시인 김수영은 ‘전통은 아무리 더러운 전통이라도 좋더라’고 말했다. 역사주의는 전통을 기반으로 해서 피라미드를 세우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개혁도 점진적으로 하는 게 좋다고 본다.”

송호근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진보적 자유주의

팽팽한 보수·진보 주류는 자유주의
송호근 서울대 교수의 사상적 경향에 대해서 응답자의 절반 정도가 ‘진보적 자유주의’로 평가했고, 나머지 응답자들도 ‘개량적 자유주의’ 혹은 ‘보수적 자유주의’로 분류했다. 그에 대한 평가가 자유주의 범주 안에서 다양하게 나오는 이유는 그의 다채로운 지적 편력, 사회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 그리고 정력적인 저술활동 때문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이념적 지향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는 문체에 기인하기도 한다. 따라서 그를 접한 시점과 깊이에 따라 매우 다르게 평가하는 듯하다.

그를 ‘진보적 자유주의자’로 보는 이들은 그가 지식인의 자기성찰성과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고, 개인의 자유에 대한 신념을 견지하며, 노동과 복지문제를 다루고 있는 점에 주목한다. 그러나 절반 이상의 응답자들이 이러한 평가는 그의 지적편력에 대한 대단히 피상적이고 일면적인 관찰이라고 비판하면서, “그는 근본적으로 엘리트주의자 혹은 국가주의자”라고 지적했다.

그가 노동사회학자이면서도 노동자에 대한 애정이나 노동운동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은 것 같다는 평가도 있었다. 더 나아가서 재벌과 국가를 중심으로 하는 체제의 이익과 통치능력에 경도돼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학자들 가운데는 특히 “송교수가 최근 의약분업 사태에 대한 신문칼럼에서 빈약한 논리와 경험적 근거를 제시하면서 의사집단을 두둔했다”면서 “때와 쟁점에 따라 정치적 입장이 심하게 뒤바뀌는 등 정체를 알 수 없다”고 혹평하는 이도 있었다.

이에 대해 송교수 자신은 “좌파적 성향은 없고, 사회민주주의적 지향을 갖고 있다. 사회민주주의와 진보적 자유주의의 중간 정도로 볼 수 있다. 쟁점에 따라서는 시장적 이념과 친화력을 갖고 있으며, 시장의 폐단을 통제해야 한다는 데 더 많은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송교수는 진보적 자유주의에 대해 “자유주의를 기본적인 출발점으로 하면서도 시장의 한계를 국가와 정치의 개입으로 극복해 나가려는 이념’이라고 정의했다.

신용하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보수적 자유주의 또는 민족주의

팽팽한 보수·진보 주류는 자유주의
신용하 서울대 교수의 사상적 경향에 대해서 절반 이상의 응답자들이 ‘보수적 자유주의’ 혹은 ‘정통보수주의’로 평가했으나, 이들을 포함, 대다수의 응답자들이 ‘민족주의자’에 동의했다.

그를 ‘민족주의자’로 보는 이들은 그 누구도 따를 수 없을 정도의 깊이있는 학문적 성찰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연구업적을 통해 민족적 정체성과 자긍심을 일깨우는 한편 일관되게 반일노선을 견지해왔다는 점에서 ‘존경받는 급진적 민족주의자’ 혹은 ‘강성 민족주의자’로 평가했다. 그러나 그의 민족주의는 주로 일본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미국을 포함하는 제국주의 일반으로 확장되지 못한다는 점으로 ‘비합리적 혹은 이중적 민족주의’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그를 ‘보수적 자유주의자’ 혹은 ‘정통보수주의자’로 평가하는 이들은 그 근거로서 “북한에 대해 비우호적이고, 미국에 대해 이중적이며, 그리고 현재의 정권과 구조개혁에 대해 유보적이고 수구적인 태도를 보여왔다”는 사실을 근거로 들었다. 반면 또 다른 이들은 그가 시민단체의 리더로서 사상적으로는 점진적 개혁을 통한 사회정의 실현을 추구한다는 점을 들어 ‘개량적 자유주의자’로 분류했다.

이에 대해 신교수는 “나는 보수적인 사람이 아니다. 나는 중도파이며 개방적 민족주의자라고 생각한다. 보수적 자유주의보다는 약간 개혁적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신교수는 지식인들이 자신을 ‘보수적 자유주의’로 평가한 점에 대해 “내가 평소 남자들이 머리에 물감 들이거나 서양 흉내를 내는 것에 비판적인 시각을 보였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유통이나 서비스업을 강조하는 것에 반대하고 제조업과 실질적 부가가치를 중시한다. 이런 점들이 젊은 교수들이 볼 때 구시대적 색깔로 보였을 수도 있다”고 답했다.

3/13
박성원swpark@donga.com 육성철sixman@donga.com
목록 닫기

팽팽한 보수·진보 주류는 자유주의

댓글 창 닫기

2020/02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