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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美 부시정권 출범과 한반도

돌아온 구세대, 진로를 우향우로 돌려라

부시정권을 움직이는 사람들

  • 최영재 cyj@donga.com

돌아온 구세대, 진로를 우향우로 돌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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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대외 예산 삭감은 북한에 대한 지원 삭감으로도 바로 연결된다. 공화당이 북한에 경수로를 지원하는데 반대한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최근 미국의 미사일 대북조정그룹회의에서는 북한에 경수로 2기를 건설해 주기로 합의한 내용을 개정하여, 경수로 1기와 석탄 화력 발전소 6기를 지어주자는 제안이 나왔다. 이전에도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인 콘도리자 라이스 등 공화당 안보전문가들은 제네바 합의를 ‘돈을 주고 핵개발을 미봉한 졸작’이라고 평가해왔다. 경수로 지원은 제네바 합의의 미국측 이행사항이다. 공화당은 그 동안 북한이 경수로를 플루토늄으로 전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를 짧은 기간에 설치할 수 있는 화력발전으로 바꾸자고 주장해왔다.

항상 그래왔지만 공화당 진영은 철저하게 국익과 대아시아 전략이라는 관점에서 한반도와 북한 문제를 고려하고 있다. 즉 북한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거나 개혁하지 않는데도 미국이 북한을 계속 지원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는 시각이다. 실제로 공화당측은 부시 당선자가 워싱턴에 도착하기 이전부터 치밀하게 클린턴 정권을 견제하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2000년 12월18일 공화당 상·하원 지도자 11명은 클린턴 대통령에게 ‘북한과의 미사일 협상을 중단하고 차기 정부에 넘겨야 한다’는 내용의 편지를 백악관에 전달했다. 이 편지에는 공화당 상원 원내총무 트랜드 로트 상원의원과 데니스 헤스터트 하원 의장 등 공화당의 거물 정치인 11명이 서명했는데, 백악관은 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런데 워싱턴의 의회 소식통은 이 편지의 내용 가운데는 “성급하거나 무분별한 북한과의 협상 타결은 안 하느니만 못하다. 우리들은 대통령이 면밀하게 검토하지 않은 새로운 대북정책에 국가와 차기 행정부를 구속시키지 말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이 들어있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움직임은 이전부터 감지되었다. 미 하원 공화당 정책위원회는 2000년 7월 중순 공화당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기 직전 “클린턴과 앨고어 민주당 정부의 북한 유화정책은 오히려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을 도와준 진짜 미친 정책(truly mad policy)이다. 차기 미국 행정부는 대북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정책 견해서를 작성해서 하원의원들에게 열람시킨 바 있다. 이 정책보고서는 또 “미·일·한국 등 세 나라가 협력하여 북한에 건설중인 경수로 발전소 건설사업을 중지하고 화력 또는 수력발전소 건설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화당의 대북관은 한마디로 지난 8년간 클린턴 정권이 북한을 상대로 펴온 온건 유화정책은 잘못된 것이며, 북한은 아직도 믿을 수 없는 집단이라는 시각이다. 따라서 온건·유화 정책보다는 강력한 힘을 배경으로 한 외교정책을 펴야 한다는 것이다.

주한미국대사관 무능하다

조지 부시 당선자 외교안보팀이 한반도를 보는 시각과 관련해서 주목해야 할 또 한 가지는 그들이 현재의 주한미국대사관 진용을 무능하다고 비판하고 있다는 점이다. 공화당이 이런 시각을 가지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보스워스 대사가 남북정상회담을 사전에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이틀 전에 한국 정부의 통보로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또 미 정보 소식통에 따르면 2000년 7월23일까지 주한미국대사관에서 근무하다 워싱턴으로 돌아간 리처드 A 크리스텐슨 전 주한미국대사관 부대사의 보고서가 특히‘친 DJ 일색’이었다는 것이다. 공화당 외교안보팀은 이 때문에 미 국무부가 한반도 상황을 잘못 인식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공화당이 주한미국대사관 진용을 무능하다고 보는 또 한 가지 이유는 경의선을 연결하면서 남북이 발표한 비무장지대 지뢰 제거 문제 탓이다. 비무장지대는 원래 유엔군 관할이다. 그런데도 한국은 이를 북한과 단독으로 협상해 발표 하루 전날 유엔군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스워스 대사의 임기는 어차피 2월 말까지다. 그래서 부시 행정부는 3월 중으로 공화당계 인물로 주한 미국 대사를 임명할 계획이다.

햇볕정책을 통해 대북 포용 정책을 펴고 있는 한국이 유념해야 할 사안은 공화당의 이런 정책 발표가 6·15 남북 정상회담 이후에 나왔다는 점이다. DJ 정부가 북한을 보는 시각과, 물리력을 가진 슈퍼강국 미국에 새롭게 들어선 외교안보팀이 북한을 보는 시각이 크게 다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조지 부시 당선자의 외교안보팀은 최근 한국에서 일어나는 일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6·15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국에서 미군 철수 주장이 나오고, 반미 구호가 퍼지는 점을 조지 부시 외교안보팀은 주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DJ에 대한 비판론도 조심스레 일고 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최근 공화당의 일부 의원들이 미국에 망명중이던 DJ가 1983년 12월20일자 ‘LA 타임스’에 쓴 기고문을 읽고 있다고 전했다. 당시 DJ는 레이건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쓴 이 기고문에서 “레이건 대통령의 파일 속에는 한국 민주주의가 있는가?”라며, 한국의 군부 독재를 용인하려는 레이건 행정부에게 화살을 날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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