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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2002 大選戰 스타트

이인제·이회창 구도, 김중권·김덕룡 반격

  • 김기영 hades@donga.com

이인제·이회창 구도, 김중권·김덕룡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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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해양수산부장관 캠프도 분주하기는 여느 캠프 못지 않다. 서울 여의도 금강빌딩 3층에 마련된 ‘자치경영연구원’(원장 김병준 국민대 교수) 사무실에는 평일이면 손님으로 늘 북적인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노장관이 이회창 이인제 두 선두권 후보를 추격하는 2위권의 선두주자로 확인되면서 상당히 고무돼 있는 분위기다.

영남출신 후보 중에서 노장관의 경쟁력이 만만치 않다는 조사도 노무현 캠프를 들뜨게 하고 있다.

그러나 약점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당내 기반이 여권의 다른 후보에 비해 취약하다는 점이 노무현 캠프의 가장 큰 골칫거리다. 한 관계자는 “해양수산부장관으로 입각하면서 지난해 실시한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하지 않아 대의원 장악력이 떨어지는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대권도전을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거쳐야 할 당내 예선에서 한 번이라도 대의원들을 접촉해본 적이 있는 다른 후보에 비해 약점을 지닐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극복할 대중적 인기에 관한 한 자신있다는 분위기다. 노장관 진영의 자랑거리는 다른 어느 후보진영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자발적 후원자그룹이다. 지난해 4·13총선 직후, 부산에서 지역바람을 뚫지 못하고 낙선하자 이를 가슴아파한 네티즌들이 알음알음으로 노무현 지지모임 결성을 결의했고 순식간에 2000명의 회원이 모여들었다는 것이다.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노사모)’로 이름지은 이 모임의 회장은 배우 명계남씨로 명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카페 한켠에 노사모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

노사모 회원들의 열성적인 지지열풍은 인터넷에 들어가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노장관 관련기사가 나오면 회원들은 즉시 이를 퍼다가 트래픽이 많은 사이트 게시판에 올리는데, 이런 노력 탓에 노장관 관련기사는 20∼30대가 주류인 네티즌들 사이에 더욱 잘 노출된다.



노사모가 ‘팬클럽’ 성격의 모임이라면 노장관과 인연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노무현과 하나되는 우리(노하우)’는 노장관 일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도우러 나오는’ 사람들로 일종의 자원봉사자 모임이다. 회원은 주로 30∼40대로 100여 명에 이르는데 평상시에는 각자의 생업에 종사하다가 총선출마 등 노장관을 도울 일이 생기면 자원봉사자로 나선다는 것. 지난 4·13총선 때 조직력이 부족한 노장관을 도우려고 부산까지 달려가 선거운동을 펼친 이들도 노하우 회원들이다.

자발적 후원그룹이 자랑

‘노하우’ 회원 중에는 자영업자가 많은데 출판사나 학원을 운영하거나 공구상가를 경영하는 이도 있다고 한다. 노장관의 공식 캠프인 지방자치연구원을 지키는 상근자들이 바로 노하우 회원 가운데 핵심회원인 서갑원 안희정 이광재 백원우 여택수씨 등 10여 명이다.

노장관 진영이 자랑하는 인물은 민주연합청년동지회(연청) 창립멤버이자 사무총장을 지낸 염동연씨. 조직전문가 염씨의 영입으로 당내 세력이 약하다는 단점을 보완할 계획이다.

또 대권주자로서 갖춰야 할 국가경영전략을 가다듬을 전문가 영입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데 특히 경제 분야에는 노태우 정권에서 경제수석을 지낸 김모씨를 염두에 두고 접촉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국정책포럼 김충렬 소장이 외교 분야에서 노장관을 돕고 있다.

최근 들어 돌출발언으로 잇따라 세인의 구설에 올랐는데 안정을 바라는 국민들은 노장관의 이런 행동을 대권을 맡기기에는 불안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여론조사 결과로 나타나는 대중적 인기에서는 이인제 최고위원에 밀리고, 참모조직의 양적인 경쟁력에서는 비슷한 스타일의 김근태 최고위원에 못 미치는 현실도 노장관 진영을 갑갑하게 한다.

노장관은 이런 주변의 걱정을 불식시키고 미래형 지도자로서 자신의 자질을 일반에 알리는 ‘대작’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반기에 두 가지 저작물을 출간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하나는 가제목이 ‘링컨으로부터 배운 10가지 지혜’인데 남북전쟁 전후 분열된 미국 대륙을 정치적으로 통합한 링컨 대통령을 소재로 통합형 지도자의 리더십이 무엇인가를 탐구하는 일종의 정치평론집.

노장관은 평소 기자들을 만나면 “링컨같이 존경받는 대통령이 되는 게 꿈”이라고 말한다. 강력한 리더십에 관용의 미덕까지 갖춘 정치인이 링컨이라는 것이다. 취임 당시 남북분리주의자에 맞서 과감히 전쟁을 택했지만 막상 전쟁승리 뒤에는 남부를 껴안는 관용의 정치로 미국정치를 한 단계 발전시킨 정치인이 바로 링컨이며, 한국의 다음 대통령은 링컨의 리더십을 체득한 사람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노장관의 인생역정을 담담하게 정리한 자서전으로 88년 13대 총선에서 당선돼 정계에 발을 디딘 이후 현역 국회의원으로는 불과 5년밖에 지내지 못했고 도전하는 선거마다 번번이 패했음에도, 4선 5선의 국회의원보다 더 대중적 인기를 누리는 정치인으로 성장해온 과정을 생생하게 그려낼 계획이다.

김근태 최고위원의 한반도재단

김근태(金槿泰) 최고위원은 당내 지지층이 노무현 장관과 겹친다. 그래서 민주당내에서는 두 사람이 최후에는 힘을 모을 것으로 내다본다. 당사자들도 이런 관측에 동의한다. 김최고위원의 캠프인 ‘한반도재단’ 이동섭 총무팀장은 “김최고위원과 노장관 사이는 정확히는 ‘경쟁과 협력’의 관계가 아니라 ‘협력과 경쟁’의 관계”라고 설명했다.

한반도재단은 그 준비과정에서부터 김대중 대통령이 1994년 영국에서 돌아와 만든 ‘아태재단’을 철저히 벤치마킹했다. 재단 설립목적도 통일과 평화문제로 아태재단의 그것과 비슷하다. 2001년 2월 중순 현재 김최고위원측은 재단 이사진 구성 등 세부적 재단 설립 절차를 밟고 있다. 그러나 정작 아태재단 출신 실무자는 한 명도 없다.

재단 자체가 김최고위원의 대선캠프 구실을 할 예정이어서 재단 설립의 핵심실무자는 김최고위원의 핵심 참모라 해도 틀린 설명이 아니다. 한반도재단 설립준비위원장은 심기섭 한국냉장 사장.

재야 시절부터 김최고위원과 동고동락해온 이동섭씨가 총무팀장을 맡고 있으며, 경기 광주군에서 한나라당 박혁규 의원과 3표차 당락을 겨뤄 화제가 됐던 기자출신 문학진씨가 공보팀장을 맡았다.

조직팀장은 박우섭 전국민회의 인천남갑 지구당위원장이 맡았고, 지난 대선에서 김대통령의 선거홍보를 맡았던 김재연씨가 홍보팀장을 맡아 김최고위원의 홍보전략가로 변신했다. 이 밖에 장준영씨가 기획팀장을, 치과의사인 이문령씨가 이슈팀장을, 이래경씨가 재정팀장을 맡아 재단 창립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이들 재단 창립준비팀 외에 당내에서는 이재정(李在禎) 의원이 이사장으로 있는 국민정치연구회 소속 의원들이 김최고위원의 든든한 후원군 노릇을 할 계획이다. 김최고위원은 경기고 61회 졸업생인데 그의 경기고 동창들도 재단 이사진에 참여해 김최고위원을 재정적으로 후원할 계획이다. 재단의 정책 분야를 책임질 정책연구실 책임자는 최병권 전서울시장 비서실장으로 결정됐다. 한반도재단은 3월 말께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김최고위원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그래서 서울대 경제학과 동창인 경제학자들과 친하게 지낸다. 정운찬 서울대경제학과 교수와는 수시로 의견을 교환하는 사이. 정교수와 친분이 두터운 김종인 전경제수석과도 경제현안을 놓고 의견을 나누고 있다. 현정권 초기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을 지낸 김태동 대통령자문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도 김최고위원과는 경기고 서울대 동창이라는 인연으로 맺어져 있다.

같은 민주당 소속이지만 이인제 최고위원이 서강학파 경제학자들과 가까운 반면, 김근태 최고위원과 노무현 장관은 현정권 경제정책 수립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조순사단’과 ‘변형윤사단’ 출신 경제학자들과 잘 어울린다는 점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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