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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5대 선거조사 전문기관의 예측-2002 大選

충청권 잡는 후보가 이긴다

  • 김기영 hades@donga.com 육성철 sixman@donga.com

충청권 잡는 후보가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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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선거하면 이회창 우세 >

윤지환 부장은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8년째 사회조사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그가 담당한 선거관련 조사로는 97년 대통령선거, 96년·2000년 총선, 95년·98년 지방자치선거 등이 있다.

현대리서치의 차기 대선관련 조사는 2000년 10월과 2001년 2월 ‘경향신문’에 실렸다. 첫 번째 조사에서는 여야의 정당별 후보 지지도와 여야를 망라한 지지도를 조사한 반면, 두 번째 조사에서는 여권의 후보별 지지도와 여야 후보의 가상 맞대결을 실시했다. 윤부장은 “현 시점에서 정당을 초월한 후보별 지지도는 별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야권은 이회창 총재로 표가 몰리는 반면, 여권은 많을 경우 10명까지 분산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윤부장이 말하는 대선전 초반 판세는 이회창 총재의 근소한 우세. 이총재가 오차 범위 내에서 이인제 최고위원을 앞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노무현 장관의 경우 타 조사기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현대리서치 데이터의 특징이다.

고건 시장과 김중권 대표를 이회창 총재와 맞붙였을 경우 희비가 엇갈린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2월 가상대결 조사에서 고시장은 33.6%를 얻어 이총재(39.9%)를 바짝 따라붙었다. 이것은 노무현 장관(32.5%)보다도 높은 수치다. 반면 김중권 대표는 22%에 그쳐 이총재의 46.8%에 크게 뒤졌다.



이에 관해 윤부장은 고시장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고시장은 98년 자자체 선거 때도 놀라운 지지율을 보였다. 당시 현대리서치 자체조사에서 고시장을 대입하니까 판세가 6 대 3으로 나왔다. 그때는 단순히 관심이 가서 넣어본 구도였는데, 예상외로 강세를 보였다.”

반면 김중권 대표의 대중성에 대해 윤부장은 아직까지 미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기관의 조사에서 김대표가 높게 나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며 “국민들은 아직까지 김중권씨가 민주당 대표인지도 잘 모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 상태에서 분명한 것은 이총재가 강하다는 사실입니다. 지지층이 고르게 분포돼 있고 민주당의 누구와 맞서도 우위를 보이고 있어요. 하지만 어떤 전문가도 ‘결과는 진짜 모르겠다’고 얘기할 수밖에 없는 게 솔직한 심정이죠.”

윤부장은 “현재의 후보별 지지도가 본선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여당의 전당대회 표심이나 후보의 합종연횡에는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즉 대중적 인기를 가진 후보와 당내 입지를 갖춘 후보가 연대하는데 여론조사가 유용한 자료로 쓰일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현대리서치 조사로 보면 여당에서는 이인제 최고위원, 야당에서는 이회창 후보의 전력이 가장 강하다. 윤부장은 그 이유를 정당요인과 개인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보았다.

“이총재는 권력투쟁에서 살아남은 사람입니다. 잠재후보군을 모두 날리고 야권의 ‘단일’후보로 서 있어요. 그러니까 여권에 반대하는 세력이 이총재에게 몰릴 수밖에 없는 거죠. 반면 이인제 최고위원은 야권에서 가장 유명한 후보입니다. 그는 한차례 대통령선거를 치른 경험이 있어요. 현 상황에 여야 대표선수에게 표가 집중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죠.”

이인제에 대한 ‘부채의식‘

윤부장은 이인제 최고위원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심리적 요인도 분석했다. 그에 따르면 DJ 지지세력은 이인제 최고위원에게 일종의 ‘부채의식’을 갖고 있다고 한다. 97년 대선에서 이인제 후보의 선전으로 김대중 후보가 당선될 수 있었다는 정서라고 할까? 결국 호남지역에서 이인제 최고위원에 대한 지지가 높은 이유도 97년 대선에서부터 시작된 복잡한 정치구도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여론조사가 나름대로 의미를 갖는 시점은 언제일까. 윤부장은 내년 상반기라고 전망했다. 그때쯤이면 여야의 후보군이 정리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은 미국처럼 게임으로 볼 수 있는 선거를 치러보지 못했다. 당선이 유력하더라도 변수 하나에 판세가 뒤집힌다. 97년 대선의 병역문제가 그런 경우다. 하지만 내년 선거에서는 그 정도의 결정적 변수가 나오기 힘들 것이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후보군은 나름대로 검증을 받았고 자료도 공개된 인물들이다”고 말했다.

내년 대선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변수를 윤부장은 ‘지역’이라고 단정했다. 한국의 선거는 기본적으로 정당선거이고, 현재의 정당은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다음은 윤부장의 몇 가지 가상 변수에 관한 예측이다.

“지역은 수십년간 한국 선거의 결정적 변수였습니다. 만일 지역감정이 기승을 부린다면 한나라당이 다소 유리하겠죠. 유권자 수에서 영남이 호남보다 400만 명이나 많거든요. 남북관계가 냉각된다면 여당에 마이너스가 될 겁니다. 하지만 호전되더라도 여당이 큰 득을 보지는 못할 거예요. 또한 경제문제는 여당에 상당한 부담을 줄 것으로 봅니다. DJ에게 등을 돌린 40대를 추스르지 못하면 여당은 고전을 피할 수 없습니다.”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의원들에게 영향을 끼칠 요인에 대해 윤부장은 ‘오너들의 이해관계’를 강조했다. 그는 “김심, 당선가능성, 오너들의 향배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줄 것이다”고 말했다.

윤부장은 후보별 지지도 분포를 설명하며, “만일 지금 선거를 치른다면 이회창 총재가 우세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윤부장이 분석한 후보별 지지세력 성향이다.

“이회창 총재는 야당 대표로서 가질 수 있는 표를 다 갖고 있습니다. DJ정권에 등을 돌린 40대, 화이트칼라, 블루칼라 층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어요. 젊은층에서 약세를 보이지만, 투표율이 낮기 때문에 큰 변수가 아닙니다. 박근혜 부총재의 경우 여성, TK, 장년층에서 인기가 있지만 정치적 의미는 크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민주당의 경우는? 윤부장은 “이인제 최고위원도 여권 후보가 가질 수 있는 표를 다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최고위원은 호남, 충청, 농림어업, 학생층에서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이것은 세대교체론이 나름대로 어필하고 있다는 의미죠. 이최고위원과 노무현 장관의 지지가 겹치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이최고위원이 우위를 보이고 있어요. 이최고위원이 정력적이고 섹스 어필한 이미지로 인물지지도를 높이고 있는 반면, 노장관은 40∼50대에서 리더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데다 ‘텃밭’인 PK에서도 고전하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고건 시장은 잘 가꾸어진 이미지로 오피니언 리더층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김중권 대표는 영남에서 ‘DJ고정표’인 10% 수준을 맴도는 상황입니다.”

3자 구도의 이해득실

윤부장은 내년 대선이 양자구도로 갈 경우 한나라당이, 제3의 영남후보가 등장할 경우 민주당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인제 최고위원의 경우 표가 나올 만큼 나왔다”고 말한다. 따라서 3자구도가 돼도 이회창 총재를 압도한다는 보장이 없다는 분석이다. 그만큼 현 상태에서 이총재의 지지층이 탄탄하다는 것이다.

민주당 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영남후보론’과 관련, 윤부장은 “김중권 대표나 노무현 장관이 나설 경우 고향에서 홀대받지 않을 만큼의 표는 나오겠지만, 400만표의 차이를 극복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의 영남 민심은 민주당 후보로 경상도 출신이 나와도 한나라당을 택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TK는 오랫동안 정권을 향유했던 지역입니다. 김대중 정부에서 그들은 상당한 박탈감을 느끼고 있어요. 여기에 지역감정도 고려해야 합니다.”

윤부장은 민주당 후보의 호남표 결집도 97년보다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호남 사람들이 DJ에게 몰표를 던진 것은 단순한 지역감정을 넘어 DJ가 갖고 있는 리더십과 카리스마에 대한 지지 그리고 인간적 연민이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DJ보다 정치역량이 떨어지는 후보가 나설 경우 지지율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것. 이렇게 볼 때 윤부장의 주장은 “내년 대선에서 표의 결집력은 호남보다 영남이 상대적으로 클 것”이라는 결론으로 요약된다.

윤부장은 “YS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YS를 지지하는 계층은 여론조사에 잘 잡히지 않는다”며 “YS가 지지하는 후보는 플러스 알파를 얻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JP도 충청권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고, 전두환 전대통령도 TK지역에서는 힘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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