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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이민열풍, 왜 캐나다인가

캐나다 드림 꿈꾸는 ‘30·40대 고학력 중산층’

  • 박은경 < 자유기고가 >

캐나다 드림 꿈꾸는 ‘30·40대 고학력 중산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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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예로 든 이유 외에 캐나다 이민이 늘어난 원인이 또 있다. 국토에 비해 인구수가 적은 캐나다는 오래 전부터 세계 각국의 고급인력을 끌어들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왔다.

그 일환으로 캐나다는 93년 주한캐나다대사관 내에 교육원(Canadian Education Center)을 설립했다. 목적은 한국 학생과 일반인, 교육기관, 유학연수 관련 기관을 대상으로 캐나다 전반 및 캐나다 교육에 관해 풍부한 정보와 상담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10월에는 국내에 이민사무소를 개설했다. 그 동안 필리핀 마닐라 주재 캐나다대사관에서 아시아지역 이민업무를 총괄해온 탓에 국내 캐나다 이민 희망자는 오랫 동안 영주권이 나오기를 기다려야 했다. 그러나 이민사무소 개설 이후 캐나다 이민 수속이 빨라졌다.

이러한 추세로 볼 때 캐나다 이민 행렬은 당분간 끊이지 않을 것이다. 더욱이 조만간 캐나다 이민법이 까다롭게 개정될 예정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이민수속 대행사마다 이민법이 바뀌기 전에 수속에 착수하려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실정이다. 캐나다 변호사 자격증을 가지고 국내 이주관련 전문변호사로 활동중인 랜드 론데일(Rand E. Lonsdale)에 따르면, 이르면 올 상반기에 이민법이 대폭 강화될 예정이라고 한다.

“앞으로 독립이민은 어학능력과 학력이 중요해질 것이다. 그 동안 직장에 몸담아온 경력에 따라 일정점수를 부여하던 제도는 폐지될 예정이다. 따라서 지금까지는 직장생활을 오래 한 사람이 유리했는데 이러한 혜택은 사라지고 대신 컴퓨터전문가, 엔지니어 등 캐나다가 원하는 직종에서 경력과 실력을 쌓은 사람이 유리할 것이다. 또 기업투자이민 조건에도 그 동안 없던 몇 가지 사항이 추가될 예정이다. 고용인 2~5인 이상, 연간 순이익 8000만 원 이상, 사업체 총 자산 2억 1000만 원 가량 등 국내 사업실적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지금까지 캐나다로 기업투자이민을 떠난 사람은 현지에서 세탁소나 카페 등 소규모로 자영업을 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큰 규모의 사업을 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최근 캐나다 이민 인구가 증가하면서 이들을 노린 불법 이민브로커들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이주공사협회 이종오 이사는 “외교통상부에 이민수속 대행업체로 등록되지 않았거나 외무부 신고증이 없는 업체나 개인이 이민수속을 대행하는 행위는 전부 불법이다. 그런데 최근 이민 알선을 앞세워 불법업체나 브로커들이 돈을 받아 챙긴 뒤 차일피일 시간을 끌다 잠적해 피해를 보는 사례가 종종 나타난다. 특히 인터넷에서 개인적으로 이민을 알선하는 경우까지 있어 피해가 우려된다”고 한다.

불법 이민브로커 극성

한편, 외교통상부 이민 담당 관계자는 “외교통상부에 등록된 업체를 통해 이민수속을 밟다 문제가 생겼다 하더라도 외교부에서 해결해줄 수 없다”고 한다. 그는 “문제가 발생하면 당사자가 업체를 상대로 직접 소송에 나서야 한다. 직원 한 명이 담당하기 때문에 외교부가 나서서 개개인의 문제를 해결해줄 수는 없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이종오 이사는 “가족 전체가 외국으로 터전을 옮기는 이민에서 만약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당사자가 입는 정신적·재정적 타격은 매우 크다. 예를 들어 당장 직장을 그만두거나 사업을 접은 상태에서 문제가 발생해 영주권이 안 나오면 어떻게 하겠는가. 세계화 시대에 이민은 정부가 나서서 활성화해야 할 국제교류다. 그런 의미에서 이민 문제를 전적으로 업체에만 떠넘기지 말고 정부가 적극 나서서 이민자를 도와야 한다”고 지적한다.

신세계이주공사 박필서 사장은 “지금 이민을 희망하는 사람들은 이민수속 대행업체를 신중히 고르는 것이 성공적인 이민의 첫걸음”이라고 이야기한다.

“어느 나라를 불문하고 이민법은 몹시 까다롭다. 거기다 기준이나 규제사항이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빠른 정보가 필요한데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수속 대행 경험이 많은 업체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반면 자격 여부에 상관없이 무조건 이민을 보내줄 수 있다고 유혹하거나 과장광고를 일삼는 곳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민수속 대행을 맡기기 전에 업체를 직접 방문해 회사 규모를 파악하는 것도 제대로 된 업체를 선택하는 방법이다.”

이민 희망자가 급증하는 한편에선 또 다른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이른바 ‘이민병’에 걸린 사람이 적지 않은 것. 4년 째 각종 이민 설명회에 빠짐없이 출석(?)하고, 매일밤 인터넷 이민 관련 홈페이지를 드나든다는 정모씨(남·42)는 “한번 이민을 가야겠다고 마음먹으니까 일이 손에 안 잡힌다. 이민 설명회 때문에 벌써 6개월 전에 가게도 접었는데 좀처럼 갈 수 있는 길이 안 보인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고…”라며 한숨을 내쉰다.

그는 “이민 설명회에 가보면 나처럼 이민병에 걸린 사람을 많이 만날 수 있다. 나이를 불문하고 한번 걸리면 약이 없다”고 덧붙인다.

이민병 걸린 사람 많아

수천 건의 글이 올라온 각종 이민 관련 홈페이지 게시판은 이민을 꿈꾸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언론이 너무 이민을 부추긴다. 가만히 있던 사람들도 부화뇌동하는 게 아닌가 싶다”는 정부 관계자의 볼멘소리가 무색할 만큼 이 나라를 떠나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사정은 절박해 보인다.

“43살밖에 안 됐는데 직장에서 자리 차지하고 있으려니 눈치가 보입니다. 잘리기 전에 떠나고 싶습니다. 어느 나라로, 어떤 이민을 가면 좋을까요? 정보 밝으신 분 충고 좀 부탁합니다.”

“벽돌을 쌓는 조적공입니다. 나이는 45세지만 더 늦기 전에 미지의 세계에 한 번 도전해보고 싶은 욕구가 치밀어 오릅니다. 캐나다 현지에서 혹시 노가다 하시는 분 없어요? 조언 좀 부탁드립니다.”

“국내에서 봉제공장을 오래 했고, 이민 가서 봉제공장을 해보고 싶은 사람입니다. 여기에 대해 정보 있으신 분 꼭 좀 연락 주세요.”

“대기업에서 퇴직한 46세 가장입니다. 아이들을 생각해서 꼭 이민을 가고 싶은데 가능할까요?” 등.

이민업계측은 당분간 ‘캐나다 드림’을 향한 물결이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신동아 2001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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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경 < 자유기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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