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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윤환 민국당 대표의 격정토로 6시간

“정권재창출이요? 3김연합 영남후보가 정답이요!”

  • 육성철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ixman@donga.com

“정권재창출이요? 3김연합 영남후보가 정답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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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당 정책연합에 대한 그림을 구상한 건 언제부터입니까.

“16대 총선이 끝난 뒤 김대통령을 만났더니 ‘여소야대 정부를 앞으로 어떻게 운영했으면 좋겠는지 아이디어가 있으면 얘기하라’고 하시더라고. 아마 내가 일본정치를 많이 아니까 물으셨던 것 같애. 일본이 소수파 과반수 정권이잖아. 그래서 ‘1당이 한나라당이니까 1,2당이 거국내각 하는 걸 국민은 바랄 것이다. 하지만 그건 어려울 거다. 그렇다면 자민련과 공조를 복원하고 소수 정당까지 합쳐서 연립 형태로 정국을 운영하는 것이 어떠냐’는 얘기를 했지.”

―한승수 의원의 입각은 민국당 전당대회 이전부터 결정돼 있었죠?

“그렇지. 정책연합에 대한 합의는 이루어졌지만, 전당대회 추인 절차가 남아 있었잖아. 민국당 때문에 개각도 늦춰진 거야. 전당대회가 엉망이 되고 개각을 못 하는 상황이 오니까 청와대 쪽에서 연락이 왔어. ‘우선 한의원을 입각시킬 테니 당내 문제는 나중에 추인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그래서 좋다고 했지 뭐.”

―김중권 대표나 김종필 명예총재를 만나서 정책연합에 참여하는 대가로 민국당의 지분을 논의하신 적은 없습니까.



“정책연합에 무슨 지분이 있나? 내각에 참여하고 3당이 정책을 조율해서 국정을 운영하는 것이 정책연합이야. 그 과정에 우리가 참여하자는 건데 무슨 지분이 있다고 그래? 그런 식으로 한다면 정치가 아니지.”

한때 TV에서 ‘한지붕 세가족’이라는 드라마가 인기를 끌었다. 이 드라마가 히트하던 시절 김대표가 말한 ‘3당합당’이 있었다. 3당합당으로 출범한 민자당은 바람 잘 날이 없었다. 거대 여당의 힘을 앞세워 야당을 압박할 수는 있었지만, 집안싸움은 끊이지 않았다. 민정계 민주계 공화계는 민감한 사안이 나올 때마다 대립했다. 그렇다면 이번에 민주당을 중심으로 짜인 3당 정책연합은 어떨까? 정가에서는 비관적인 전망도 만만치 않게 나온다. DJP공조도 삐걱거린 마당에 3당공조는 더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민주당과 자민련이 공동 정부를 만들고 수없이 협상을 했지만 합의를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민국당은 또 다른 색깔이 있구요. 결국 이러한 차이를 어떻게 조율할 것이냐 하는 문제가 나오거든요. 예를 들어서 국가보안법 같은 경우 민국당은 지금 반대하고 민주당은 개정할 수 있다는 기류가 강하잖아요.

“그렇게 생각하면 공조체제가 이루어질 수 없지. 솔직한 얘기로 3당이 뭐가 그렇게 다르나? 다 비슷한 거 아냐? 모두 보수적인 색깔이 있는 데서 조금씩 차이가 나는 정도지. 나는 우리나라 정당이 미묘한 구석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다 중도보수라고 봐. 국가보안법 얘기를 하는데 그것도 조율할 수 있어. 북한이 좀 더 변하고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분위기라면 우리도 개정할 수 있는 거지 뭐.”

―앞으로 3당 정책연합을 추진하는 과정에 민국당의 주장이 혹시라도 잘 반영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우리 의사가 무시된다면 정책연합을 계속할 이유가 없는 거지. 그때는 정책연합에서 탈퇴하면 그만이지.”

―그냥 탈퇴하시는 거예요?

“응. 그러니까 그런 상황을 만들지 말아야지. 그런 상황을 만들거라면 이런 어려운 일을 왜 하나? 여당은 더더욱 그런 일을 안 할 걸.”

김대표는 3당 정책연합을 통해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다는 논리를 폈다. 하지만 그 반대 논리도 있다. 제1당인 한나라당을 자극해 여야간 갈등을 증폭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그것이다.

―한나라당은 3당 정책연합이 총선 민의를 거스르는 행위라며 비판하고 있습니다.

“나는 말이야. 한나라당이 이런 상황을 초래한 측면이 어느 정도 있다고 봐. 한나라당이 정국을 극한적으로 운영하지 않았다면, 거국내각이 될 수도 있었다고 생각해. 그랬다면 우린 나설 수 있는 아무런 명분이 없는 거지. 그렇지 않나? 물론 한나라당 책임으로만 몰아붙일 수는 없겠지만, 1,2위 당이 잘 협력했으면 이렇게 되지는 않았겠지.

그리고 총선 민의를 자꾸 얘기하는데 나는 다르게 생각해. 만일 한나라당이 과반수 의석을 얻었는데도 의원을 빼내서 소수파 과반수를 만들었다면, 그것은 민의를 거스른 행위겠지. 하지만 한나라당은 과반수를 얻지 못했거든. 그렇다면 자기들도 혼자서 정국을 이끌 수 없는 거잖아. 나는 한나라당도 어떤 형태로든 여당과 협의해서 국정을 운영할 책임이 있다고 봐. 그런데 온통 이회창이 대통령 만들기 위한 짓들만 하고 있잖아.”

―3당 정책연합은 사실상 한나라당을 포위하기 위한 대선용 판짜기 아닙니까.

“지금 우리나라 정치 구도라는 것은 어느 정당이 독자적으로 후보를 내가지고는 정권 창출이 불가능해. 왜? 과반수를 점하는 정당이 없으니까. 그렇다면 다음에는 정치적인 제휴, 혹은 지역연대 이런 걸 해서 공동정권을 만들 수밖에 없어. 특히 한나라당은 이회창이가 대통령 후보 아니가? 다른 후보는 없는 것 아니가? 우리 3당은 독자 후보 내가지고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러니까 정책적인 제휴를 해서 공동정권을 만들자는 쪽으로 생각하는 거지. 그렇게 하자면 한나라당을 포위 안할 수 있나?”

이쯤에서 한 가지 상식적인 의문이 든다. 김대표는 2월8일 재판이 끝난 직후 “김대중 정권이 내가 협조하지 않으니까 표적수사를 했다”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로부터 2개월이 지난 뒤 김대표는 김대중 정권과 함께 새로운 권력을 창출하겠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아무리 김대표가 ‘변화의 달인’이라지만 논리적으로는 분명 모순이다.

―김대표는 공동정권에 참여해달라는 김대통령의 요구를 거부했기 때문에 표적수사를 당했다고 주장하셨습니다. 그런데도 3당 정책연합에 참여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이거 보라고. 우리같이 작은 정당이 선택할 길은 두 가지뿐이야. 첫째는 야당을 하거나, 안 그러면 여당에 참여해서 국정을 책임지는 파트너가 되거나. 이 두 가지밖에 없는 것 아니냐 이거야. 두 석 가지고 한나라당에 붙어서 뭘 하겠어? 이회창이 혼자 뛰는 ‘사당’에서 뭘 하겠느냐고? 차라리 여당에 참여해서 경제도 살리고 개혁도 추진하고 21세기 새로운 정치를 구현하는 데 기여한다면, 민국당의 독자성을 유지할 수 있는 것 아니냐 이거야. 정당이 제 구실을 못하면 정당이 소멸한다니까. 현실적으로 민국당이 이대로 간다면 한승수, 강숙자(姜淑子) 두 의원이 남아있겠나? 그런 절박한 문제도 생각하면서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가?”

―그런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얼마 전까지 표적수사를 한다며 비난하던 정권과 힘을 합치는 것이 정당화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반대로 이렇게 생각해봐. 내가 정치인으로서 달리 선택할 길이 뭐냐? 없어. 없다니까. 내가 지금 정치적으로 할 일은 이거밖에 없다는 거지. 장기표는 내가 정치적으로 살기 위해서 정책연합을 한다고 말하는데, 그럴 거라면 오래 전에 공동여권에 참여했지. ‘당을 맡든 뭘 맡든 큰 역할을 해달라’고 부탁하는데 내가 갔지 왜 안 갔겠나? 알겠나? 내가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하는 바람에 이렇게 민국당을 만들고, 3당 정책연합까지 하게 된 것 아니가? 누가 봐도 이회창이가 이런 상황을 만든 거 아니가?”

―정치권에서는 아직도 김대표가 3당 정책연합에 참여한 것을 두고 항소심 재판에 대한 부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것이라는 시각이 있습니다.

“그건 얘기가 되질 않아. 재판 때문이라면 그냥 붙어서 한 자리 해먹고 말지. 왜 이렇게 고생을 하나? 이회창이가 나를 이렇게 만든 거 아니가? 이회창이가 정권 창출을 했다면 지금도 내가 한나라당에 있을 거 아니가? 김윤환이가 혼자 살기 위해서 김대중이한테 붙어먹나? 아이고 이런 참….”

요즘 정가의 최대 이슈는 개헌론이다. 여야의 중진급 의원들이 개헌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개헌론의 이슈는 크게 두가지. 하나는 단임제를 중임제로 바꾸자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정·부통령제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민국당은 4월18일 정·부통령제 개헌안을 당론으로 확정하는 토론회를 연다.

―왜 개헌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내 설명을 들어봐. 내가 바로 5년 단임제 헌법 개정에 참여했던 사람이야. 당시 나는 4년 중임제 또는 단임제로 갈 경우 6년을 제의했는데 3김씨가 5년을 고집해서 5년 단임제가 됐어. 단임제는 중간에 평가를 받지 않으니까 대통령이 독선적인 정책을 할 수밖에 없잖아. 안 그렇나? 그래서 4년 중임제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해. 하지만 한나라당에서 반대하면 불가능하지. 개헌은 반대하는 세력이 있으면 곤란하거든. 그러니까 개헌을 할 생각이라면 대통령 후보가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된 뒤부터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중임제가 비록 중간에 한번 평가를 받지만, 임기 전반기에 선심성 정책을 남발할 우려가 있고 그러다 보면 장기집권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그래도 5년 단임보다는 낫지 않겠나?”

―정·부통령제는 지역갈등을 해소하기보다 지역대결을 부추길 소지가 있다는 주장은 어떻게 보십니까.

“지역간 권력 나누기가 아니라 국민 화합의 길로 가야겠지. 그렇게만 된다면 좋은 방법 아니가? 어느 지역이 독점하는 것보다 나눠갖는 것이 화해하는 데 보탬이 되는 거 아니가? 자꾸 그런 식으로만 발상을 하니까 문제가 되는 거 아니가?”

2승 1패. 킹메이커로서 허주가 정치판에서 거둔 성적이다. 87년엔 노태우를, 92년엔 김영삼을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97년엔 이회창 카드를 선택했다가 실패했다. 그런 그가 네 번째 킹메이커의 꿈을 키우고 있다. 이번에는 ‘감독’이 아니라 ‘코치’쯤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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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성철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ix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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