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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REITs)의 모든 것

7월 도입되는 ‘부동산 뮤추얼펀드’

  • 황재성 < 동아일보 경제부 기자 > jsonhng@donga.com

리츠(REITs)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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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와 MBS는 개인이나 기업이 보유한 부동산을 유동화, 현금을 조달하는 데 초점을 맞춘 상품이다. 부동산 소유자가 앞으로 부동산에서 발생할 이익을 담보로 채권을 발행해 현금을 확보하고, 이 채권을 산 투자자들은 원금 외에 채권에 표시된 이자를 이익으로 받게 된다. 최소 투자단위가 커 대부분 기관투자가 위주로 투자가 이뤄진다.

ABS는 해당 부동산 소유회사 등이 만든 페이퍼 컴퍼니가 채권을 발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MBS는 건교부가 작년 초 설립한 한국주택저당채권유동화(주)가 발행한다는 것이 다른 점이다.

은행의 부동산투자신탁과 CRV 리츠, 일반 리츠 등은 일반 투자자의 자금을 모아 회사를 설립한 뒤 투자할 상품을 고른다는 점에서 ABS나 MBS와 다르다.

은행 부동산투자신탁은 일반인이 은행에 돈을 맡기고 수익증권을 받은 뒤 이자를 받는 방식. 은행이 채권 발행과 관리를 전담한다. CRV 리츠는 투자자로부터 받은 자금으로 만든 회사가 페이퍼 컴퍼니이고, 투자대상이 기업 구조조정용 부동산으로 제한된다. 일반 리츠는 회사가 실제로 존재하는 법인이며 투자대상도 부동산과 부동산관련 금융상품 등으로 상대적으로 다양하다.

ABS, MBS, CRV 리츠, 일반 리츠 등은 모두 증권사에서 투자할 수 있다. 다만 ABS나 MBS는 채권이어서 중간에 매매가 어렵지만, CRV 리츠나 일반 리츠는 주식이므로 증권거래소를 통해 언제든지 사고 팔 수 있다.



이에 반해 부동산투자신탁은 은행에서만 살 수 있으며 중간에 환매가 어렵다. 부동산신탁은 금융상품이 아니라 현물을 출자하고 수익을 돌려받는 형태이므로 일반인이 직접 사고 팔 수는 없다.

ABS와 MBS 등은 채권이기 때문에 채권에 표시된 이자를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지만 추가로 배당이나 이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반면 부동산투자신탁과 CRV 리츠, 일반 리츠는 부동산에 투자한 뒤 상품에서 이익이 발생하면 수익을 나눠주는 상품이지만, ABS나 MBS와 비교하면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이 안정적이지 않다.

부동산투자신탁은 주로 은행이 건설업체의 개발사업에 대출해주는 형태로 자금을 운용하면서 그 대출이자를 주 수입원으로 한다. CRV 리츠는 기업 구조조정용 부동산을 헐값에 매입한 뒤 되팔아 생기는 매매차익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일반 리츠는 도심 빌딩 등을 매입, 관리하면서 발생하는 임대료가 수입의 주를 이룬다.

그렇다면 리츠는 정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가. 리츠 선진국인 미국의 리츠회사들은 투자자들에게 연간 7% 정도를 배당한다. 리츠회사가 부동산 운용으로 버는 돈은 통상 투자액의 10% 수준이다.

일본 리츠의 예상수익률은 미국보다 낮다. 그러나 은행 예금금리에 비하면 매우 높다. 일본부동산연구소는 리츠 수익률을 최저 3%선으로 전망하고 있다. 예금금리가 거의 0%에 가까운 점을 감안하면 리츠 투자와 은행예금의 수익률 차이가 3%포인트에 이른다는 얘기다.

우리의 경우는 어떨까. 전문가들은 연간 8∼12%선을 배당하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 문제는 이 정도를 배당하려면 리츠회사가 부동산 등 자산운용을 통해 적어도 연 10% 이상 수익을 내야 한다는 데 있다. 은행예금보다 투자 위험성이 높고, 수익에서 리츠회사 운영비도 충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재 국내 빌딩의 투자수익률은 연 10%를 밑돈다. 최근 한국감정평가협회가 서울시내 11층 이상 빌딩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투자수익률은 연 7.39% 정도였다. 사무실 임대 전문업체인 ‘코르닥’은 임대여건이 좋은 빌딩에 한해 연간 수익률이 도심권은 8∼9%, 강남권은 7%선인 것으로 분석했다. 리츠가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리츠를 준비하고 있는 업체들은 부족한 수익을 자산가치(운용중인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메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임대수익은 낮지만 보유중인 빌딩 값이 오를 것이므로 연간 10%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

그러나 빌딩 값 상승은 보장된 것이 아니다. 오를 수도 있지만 떨어질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리츠 초기의 과열된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아야 한다고 충고한다.

빌딩 호텔 리조트 인기 끌 듯

하지만 리츠의 수익률이 그다지 높지 않더라도 리츠 시장 규모는 빠른 속도로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왕세종 연구위원은 2002년까지는 5조9000억∼6조5000억 원 규모가 되고, 2006년쯤에는 최소 8조4000억 원에서 최고 45조9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그는 “이처럼 높은 성장이 가능한 이유는 국내 3대 금융상품인 은행 신탁상품, 장단기 채권, 주식 등의 시장 규모를 고려할 때 리츠가 얼마나 활성화되느냐에 따라 적어도 1%에서 최고 5%까지는 차지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리츠가 도입되면 부동산 시장에는 어떤 변화가 올까. 우선 다양한 부동산개발 상품이 선보이면서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의 국내 여건을 감안할 때 최고 인기상품은 업무용 빌딩이 될 전망. 하지만 미국 등 선진국의 예를 보면 호텔 상가 병원 등 임대료 수입을 올릴 수 있는 부동산 상품들도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도시의 업무용 빌딩은 고정적인 임대 수요층이 확보돼 있어 리츠가 가동되면 가장 먼저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가장 투자비중이 높은 상품이 업무용 빌딩으로, 전체 투자액의 27%나 됐다. 2위는 상업용 부동산으로 21%였다.

다만 국내의 경우 적정한 수익을 내는 데 요구되는 일정 수준 이상의 빌딩 물량이 많지 않은데다, 빌딩을 지을 만한 여지도 많지 않아 미국에서처럼 리츠 시장을 주도해가는 상품으로 자리잡는 데는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2002년 월드컵 등 각종 국제행사가 잇따르면서 특수가 예상되는 호텔은 리츠의 주요 투자대상으로 부상할 것이 확실한 상품. 특히 100억∼200억 원대의 200실 규모 비즈니스 호텔의 경우 리츠 회사들이 업무용 빌딩만큼이나 관심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특급호텔은 투자비가 수천억 원에 달해 투자하기에 부담이 크지만, 소규모 비즈니스 호텔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작다. 또 호텔사업은 대개 현금 장사인 만큼 투자비 회수도 비교적 빠르다.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달러를 넘어서면 다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기대되는 콘도 등 리조트 시설 역시 리츠 도입과 함께 특수가 기대되는 상품이다. 개별적으로 운영되는 것보다는 체인점 형태의 상품이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운영 수익을 내기가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이다.

또한 전문화된 의료서비스를 위해 병원의 신축 또는 증·개축이 활발해지면서 의료 분야도 리츠회사가 투자할 만한 상품목록에 올라 있다. 리츠가 투자할 만한 의료시설로는 병원, 실버타운, 재활치료소, 보조생활시설, 건강관리센터 등이 있다. 서울 등 대도시에 위치한 4∼5층 규모의 빌딩을 확보해 특화된 의료시설 빌딩을 만들거나 병원과 약국 등을 효율적으로 유치해 ‘백화점식 의료빌딩’으로 만드는 방식이 유력하다.

리츠 투자, 장밋빛 아니다

복합상가나 할인점 등도 매입시기나 입지여건 등에 따라 높은 투자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어서 리츠의 유력한 투자대상 가운데 하나다. 다만 이런 조건을 갖춘 판매시설은 대개 대기업 계열 유통회사나 외국계 유통회사가 독점하고 있어서 투자대상은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토지는 그 동안 주 수요자였던 기업들이 구조조정 등을 이유로 매입을 기피하면서 거래시장이 극심한 침체를 보였지만, 리츠 도입으로 관심을 끌 전망이다. 리츠 출범으로 자금줄이 넉넉해진 부동산개발업자들이 앞다퉈 다양한 상품 개발에 열을 올릴 것이 확실하기 때문. 특히 대도시의 소규모 자투리땅과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해제될 대도시 주변의 그린벨트에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임대용 주택, 창고, 공장, 소규모 쇼핑센터 등도 눈여겨볼 만하다. 임대용 주택의 경우 지방 대도시 역세권과 공업단지, 대학가 주변에 있는 미분양 아파트가 최우선 공략 대상으로 꼽힌다. 아울러 민간 건설업체가 짓는 300∼500가구 규모의 임대용 아파트 등도 전망이 밝다. 전자상거래가 발달하고 대도시의 교통난이 심화되면서 창고 등도 높은 임대수입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중소기업 등을 대상으로 하는 공장은 경기가 회복되면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소규모 쇼핑센터는 우수한 임차인만 확보하면 짭짤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리츠가 마냥 장밋빛 미래를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다. 앞서 언급했듯 리츠에 대한 기대감에 들뜬 투자자들이 몰려들면서 부동산 시장 곳곳에서 ‘리츠 버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리츠 참여를 준비하는 기업들이 수익성 높은 빌딩과 상가 등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면서 서울 강남구 일대를 중심으로 빌딩 매물이 회수되고 호가가 큰 폭으로 오르고 있는 게 그 예.

서울 강남구 대치동 사거리에 위치한 연면적 5000평 규모의 A빌딩. 지난해 350억 원에 매도가가 책정됐던 이 빌딩은 최근 호가가 400억 원 이상으로 치솟았으나 건물주가 가격을 더 올리려 하고 있다.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B빌딩도 지난해 165억 원에 매물로 나왔으나 건물주가 이런 저런 조건을 달며 건물값을 더 받아내려 해 중개업자의 애를 태운다.

부동산 중개·감정평가 회사인 ‘글로벌감정평가법인’ 김병창 이사는 “기업 구조조정용 빌딩은 가격에 변화가 없고, 목좋은 일반 빌딩의 경우 99년까지는 외환위기 이전인 97년 말 매매가를 기준으로 할 때 70∼80% 선에서 거래됐으나 최근에는 97년 말 이전 수준으로 거의 회복했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분위기에 편승, 가격이 오를 것을 기대한 매물의 회수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부근에 위치한 연면적 3000평 규모의 C빌딩은 연초에 매도가 250억 원에 매물로 나왔으나 최근 철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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