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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해부|민주당 권력투쟁

대반격 노리는 ‘家臣군단’ 동교동계

  • 김기영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hades@donga.com

대반격 노리는 ‘家臣군단’ 동교동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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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교동계의 중심은 김대통령입니다. 김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는 것이 그들의 지상과제입니다. 10%대까지 떨어진 김대통령의 인기를 회복하는 것이 동교동계의 목표죠. 그러다 보니 당보다는 김대통령과 청와대 중심의 정치를 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소장파들의 목표는 민주당 정권을 재창출하는 겁니다. 회생불능 상태인 김대통령의 인기회복에 연연할 것이 아니라, 김대통령과 당이 결별하는 한이 있더라도 당 중심으로 정권재창출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겁니다.”

김대통령을 정치적 사고의 중심에 놓는 한 동교동계의 정국인식은 변화를 요구하는 당내 소장파들의 요구와 대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 의원의 주장이다. 그러면 당사자인 동교동계 인사들은 상황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동교동계 내부에서부터 서서히 ‘DJ없는 동교동계’의 앞날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고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 한 관계자의 말.

“80년대 이후 등장한 한국의 정치집단으로는 동교동계와 상도동계, 민정계 등을 꼽을 수 있는데 민정계는 여전히 정치세력으로서 생존해 있습니다. 반면 상도동계는 이런 저런 이유로 뿔뿔이 흩어져 정치세력으로서 그 의미를 잃어버렸습니다.



80년대를 풍미했던 두 집단이 오늘날 저렇게 처지가 갈라진 가장 큰 이유는 정권 재창출에 성공했느냐 여부입니다. 민정계는 노태우, 김영삼 대통령을 거치며 정권을 재창출하는 데 성공했고, 이회창 총재의 한나라당에서도 당권을 사실상 장악한 주류세력입니다.

반면 상도동은 김영삼정권 초기 현철씨와의 갈등으로 김덕룡 의원 등 당시 2인자 그룹으로 성장하려던 세력이 큰 타격을 입었고, 김영삼정권 말기에는 각개 약진을 노리던 최형우씨가 병으로 쓰러지고 서석재씨가 당적을 옮기는 등 분열의 길을 걸었습니다. YS 스스로도 그렇게 노력했지만 후계자를 배출하지 못했고 상도동은 결국 당권도 정권도 잡지 못했습니다. 정권을 못 잡더라도 당권만은 놓지 않아야 정치세력으로서 명맥을 이어갈 수 있다는 사실을 민정계와 상도동계 역사가 보여주고 있습니다. 동교동계도 이 점을 눈여겨보았을 겁니다.”

‘당권’과 ‘대권’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놓지 않아야 정치판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면 동교동계는 과연 무엇을 선택할까. 정치권에서는 동교동계의 1차 목표를 당권장악으로 보고 있다. 소장파 의원들의 성명파동에 대해 동교동계가 분노한 것은 이들이 당권장악을 노리고 ‘거사’를 일으켰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사석에서 만난 동교동계의 한 중진의원은 이번 파동을 “정동영이가 당대표 맡으려고 일을 저질렀다”고 흥분하기도 했다.

동교동의 당권장악 움직임

실제 이번 정풍파동이 있기 직전, 권노갑 전최고위원과 한광옥 청와대비서실장 두 사람이 힘을 모아 민주당을 장악하려는 시도들이 동교동계 내부에서 꿈틀거리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정가에 파다했던 ‘한광옥 대표설’의 진원지가 바로 동교동이었다는 얘기다.

동교동계의 시선이 당권장악 쪽으로 쏠려 있다는 사실은 동교동계가 스스로 대권주자를 내놓지 못하는 현실과도 관련이 있다. 최고위원 경선 전당대회와 대선후보 선출 전당대회를 2002년 1월과 7월 이후로 각각 분리해 열자는 권전의원 등 동교동계의 주장에는 당권장악을 1차 목표로 삼은 동교동계의 속내가 담겨 있다는 것이다.

대권주자를 배출하지 못하는 정치세력으로서 불가피하게 당권을 장악한 이후 대선후보 선출에서 주도권을 쥐는 것은 물론, 정권재창출과 관계없이 김대통령 이후에도 살아남으려는 동교동계의 숨은 계산으로 보인다.

동교동계 인사들은 이런 지적에 대해 “정치세력으로서 당연한 것 아니냐”라는 반응을 나타내기도 했다. 권 전위원측은 “권 전위원도 현실정치인이다. 정치인으로서 김대통령 임기 이후 당의 얼굴로 남고 싶은 욕심이 왜 없겠느냐”고 반문한다.

지난 연말, 권노갑 전최고위원의 2선 퇴진 이후 김중권 대표체제가 등장하면서 동교동은 당의 요직에서 밀려났다. 그러나 3·26개각과 청와대 비서진 개편을 통해 동교동은 청와대 비서실을 사실상 장악했다. 이어 권 전위원은 마포사무실을 열며 본격적으로 정치권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고 이에 위기감을 느낀 소장파가 반격을 가한 것이 지금까지 민주당내 권력투쟁의 큰 줄거리라고 할때, 당권을 두고 동교동과 소장파 간의 대결구도는 앞으로 보다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권을 우선 장악하고 이를 근거로 대선주자 결정과정에도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동교동계의 구상이 분명하게 드러난 이상, 민주당의 권력투쟁은 내부 갈등에서 본격적인 권력투쟁으로 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뭉쳐야 산다”는 동교동계의 세결집 현상도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2월 동교동계는 김홍일 의원의 주선으로 단합모임을 가졌다. 이날 모임은 지난해 8월 전당대회 때 권노갑 전최고위원과 한화갑 최고위원 두 사람의 갈등이 표면화된 이후, 연말 권 전위원의 2선 후퇴, 이어진 김중권체제의 등장 등으로 위축됐던 동교동계가 단합을 다지고 힘을 모으는 일종의 친목모임이었다고 한다.

이후 모임을 정례화하기로 하고 3월에는 권노갑 전최고위원 초청으로, 4월에는 한화갑 최고위원 초청으로 모임을 가졌다. 4월23일 있었던 이 모임에서는 “2002년 대선에서 김대통령이 선택한 후보라면 그가 누구든, 개인적 이해와 관계없이 함께 움직이자”고 결의했다고 한다. 자신들의 정치적 미래의 선택권마저 김대통령에게 넘기는 동교동계 특유의 충직한 결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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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영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had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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