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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변혁의 교육현장 ⑥

디지털로 중무장한 IT교육의 신흥메카

동명정보대학교

  • 김기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hades@donga.com

디지털로 중무장한 IT교육의 신흥메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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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건축도시연구소(소장 신태송 건축공학과 교수), 정보공학기술연구소(소장 최영복 정보통신학과 교수), 사이버경영연구소(소장 이동대 유통경영학과 교수), 정보디자인연구소(소장 이상례 패션디자인학과 교수) 등이 학과별 특성을 바탕으로 현실산업에서 응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개방대학으로서 평생교육의 현장이라는 건학이념을 잘 구현하고 있는 곳이 동명정보대 부설 정보기술원(원장 윤수한 공학박사)이다. IT업계에서는 동명정보대보다 동명정보대 부설 정보기술원이 더 유명할 정도로 업계에서 정보기술원의 명성은 자자하다. 1998년 개설한 이래 해마다 250명 가량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있는데 이들의 취업률은 95%에 달할 정도라고 한다. 정보기술원을 거쳐간 원생들을 학력별로 보면 대졸이 80%, 전문대나 대학원 졸업 이상이 10%, 기타가 10%다. 이들 원생들은 정보기술원이 자체 개발한 커리큘럼과 교재로 수업을 하며 10개월(1700∼2000시간 교육) 과정을 철저하게 실무 위주로 배워 졸업과 동시에 현업에서 일하는 데 지장이 없는 전문기술인력의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정보기술원의 교과과정을 살펴보면 데이터베이스 개발자과정, 웹프로그래머과정, 네트워크프로그래머 과정, 시스템 엔지니어과정, 3D게임그래픽 아티스트과정, 3D게임프로그래머 과정 등으로 철저하게 현장에서 요구하는 IT핵심인력 교육을 목표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윤수한 원장은 “IT산업이 급속히 팽창하면서 몇 달짜리 교육을 받고 현장에 투입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는 IT산업의 진정한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우리 정보기술원에서는 제대로 된 기술인력을 배출한다는 사명감으로 교육하고 있다. 10개월 이상 실무 위주로 교육하는 기술원은 우리가 유일하다. 이번에 새로 개설하는 유닉스보안과정의 경우 12개월 짜리 장기과정인데 기간이 긴 만큼 철저하게 배우고 익히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첨단 설비에 수시로 업그레이드되는 시설과 교과과정, 이쯤 되면 이 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은 과연 어느 정도의 수준일지 궁금해진다. 지난해 12월8일 취임 이후 정순영 총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3년 이내에 포항공대를 따라잡겠다”고 말해왔다.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는 학교시설과 교수진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의 수준에 따라 대학의 수준을 평가한다. 더 구체적으로는 합격자의 수능 점수 커트라인을 그 대학의 서열을 정하는 척도로 활용한다. 이런 ‘세속적’ 기준으로 봐도 동명정보대는 부산의 대표적 사립대학 수준은 이미 따라잡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동아리방도 네트워크화된 학교”

그러나 교정에서 만난 동명정보대 학생들은 “입학 때의 실력으로 이 대학 학생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입학 이후 쑥쑥 성장하는 자신들의 실력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배경한(27·멀티미디어공학과 3)씨는 “부산뿐 아니라 우리나라 어느 대학을 가더라도 동아리방에서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곳은 우리가 유일 할 것”이라며 “이런 환경에서 실력이 느는 것은 당연하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박민하(여·22·경영정보학과 4)씨는 “부산에도 멀티미디어 대학을 표방한 대학이 있지만 컴퓨터와 인터넷을 접하는 것이 일부 학과에 한정돼 있다. 우리 대학은 입학만 하면 컴퓨터와 인터넷은 전교생의 생활의 일부가 된다. 넷맹도 입학만 하면 컴퓨터 도사가 되는 게 우리 대학이다”고 자랑했다.

학생들이 느끼는 자부심은 대단하지만 동명정보대는 학비가 상대적으로 비싼 학교로 알려져 있다. 올해도 등록금을 5.8% 인상했는데 ‘과다한 인상’이라는 학생회와 ‘적절한 인상’이라는 학교 사이에 갈등을 빚기도 했다. 그러나 학교측과 학생회가 충돌하는 극한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학생들 사이에서 “등록금이 비싸지만 그만큼 시설투자 등에 돈을 쓸 뿐 낭비하지 않는다”는 학교측에 대한 신뢰가 자리잡고 있는 점이 이채로웠다.

박민하씨는 “비싸다고는 느끼지만 그만큼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에 어학연수와 해외탐방 등에 학교지원금이 나왔는데, 그런 식으로 다시 우리에게 돌아오고 있어서 큰 불만은 없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무엇보다 자부심을 갖는 대목은 민주적인 학풍이다. 장성정(23·로봇시스템공학과 3)씨는 “얼마 전에 게시판에 어느 학생이 ‘어느 건물에 형광등이 나갔다’고 글을 올렸는데 관리과에서 즉각 ‘조치하겠다’는 답을 올렸고 얼마 지나지 않아 처음 글을 올린 학생이 ‘즉각적인 조치에 놀랐다’는 글을 올렸다. 이런 식으로 인터넷 게시판 문화가 어느 대학보다 활성화돼 있다”고 말했다.

첨단시설에서 인터넷과 컴퓨터를 마음껏 접하고 네티즌으로서의 예절과 문화를 익혀가는 대학, 과연 이 대학의 학생들은 동명정보대가 3년 안에 포항공대를 따라잡는다는 ‘구호’를 어떻게 생각할까. 한 학생은 “3년이라는 시한에는 동의할 수 없지만 지금처럼 발전한다면 저절로 그렇게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사이버 대학, IT기술 특성화대학, 산업현장이 요구하는 전문 기술인력 양성 등 이 대학이 추구하는 최상의 가치를 나타내는 ‘금속성’ 표현의 숲 속에서 인성교육이 숨쉴 공간이 있기나 한 걸까. 동명정보대의 구성원을 만나는 도중 느낀 아쉬움이었다.

그런데 인성교육은 뜻밖에도 조용히 실천되고 있었다. 첨단 테크노 대학을 지향하면서도 동명정보대는 건설단계에서 장애인에 대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학교의 문턱은 휠체어가 다니기 쉽게 낮췄고 화장실마다 장애인을 위한 별도의 시설을 갖췄다. 그 결과 서울에서부터 턱 낮은 대학을 찾아 부산까지 유학 온 장애인 학생이 있을 정도다. 현재 동명정보대에는 19명의 장애인이 재학중이다.

동명정보대는 학교 차원에서 학생들의 농촌활동도 지원하고 있다. 정보대라는 특성에 맞게 학생들은 농활 도중 해당 농촌지역의 PC를 점검해주기도 하고, 학교의 컴퓨터 교체로 남아도는 PC를 농촌지역에 무상으로 지원해주기도 했다.

그런데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동명정보대의 영문 이니셜을 딴 ‘TIT장학회’다. 신설학교인 까닭에 동창회도 없고 동창들이 후배들을 위해 내놓은 장학금도 전무한 것이 현실. 바로 이 일을 교수와 교직원들이 하겠다고 나선 것이 TIT장학회의 설립 취지다. 지난 8월부터 모금을 시작한 교수·교직원들의 자발적인 모임인 이 장학회가 현재까지 모은 돈은 3000만원. 김도근 기획홍보실장(경영정보학과 교수)은 “젊은 교수들을 중심으로 시작된 자발적인 장학회로 100억원을 목표로 기금을 조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 이 대학이 첫 직장인 젊은 교수·교직원들의 학교사랑은 일반인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김실장은 “재단의 건학이념이 순수하고 맑다. 그렇다 보니 대학 운영이 투명하다. 교수 임용에서도 전혀 잡음이 없다. 그러니 주인의식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교직원 모두가 우리가 잘해야 대학이 잘된다는 생각으로 뭉쳐 있다”고 말했다.

2003년 입시에서부터 대학에서 선발할 학생 수와 지원자 수가 같아진다고 전망하고 있다. 2003년부터는 본격적으로 경쟁에 진 대학이 퇴출당하는 사건도 발생할 예정이다. 따라서 일부 명문대학을 제외하고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대학의 도태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도태의 위협에서 자유롭지 못한 대다수 대학들이 생존 비법을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그러나 2001년 8월 말, 부산 용당동의 동명정보대학교 교정 어디에서도 그런 어두운 미래를 걱정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변화와 함께 시작했고 지금도 진화하고 있는 현재진행형의 대학만이 갖는 여유, 교정에는 바로 그 여유가 넘쳐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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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had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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