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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는 지금 사업중!

‘敎授벤처’ 2년 중간보고서

  • 송홍근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carrot@donga.com

캠퍼스는 지금 사업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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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벤처의 또 다른 장점은 이처럼 실무위주의 교육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방대학 4학년 생들은 사(死)학년으로 불린다. 취업을 원하는 학생들은 ‘심오한 이론’보다 ‘유용한 기술’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유학을 준비하거나 대학원에 진학해 공부를 계속하려는 학생들에게는 실용적인 교육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이론적 기반 없이 실무능력을 쌓아봐야 사상누각이 될 뿐이라는 지적도 있다.

“아카데미즘을 추구하려면 제 강의를 듣지 않으면 됩니다. 그러나 실무교육을 원하는 학생들에게는 교과과정에서 실무경험을 쌓게 해줘야지요. 방학 동안에는 아르바이트로 회사에서 일하면서 여러 가지를 배울 수도 있고요.”

김교수는 방학을 이용해 자신의 회사에서 일하는 학생들에게 처음엔 시간 당 5000~1만원의 임금을 지급했다. 학생들 사이에 제이맥 연구실에서 일하면 꽤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소문이 돌았을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 생각이 크게 바뀌었다고 한다. 회사의 이익을 고려하다 보니 학생들에게 주는 액수가 낮아졌다.

김교수는 “학생들에게 인간적인 모습보다 기업가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아졌지만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제이맥은 3년 안에 상장을 목표로 펀딩 작업에 열심이다. 아직까지는 별 무리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게 김교수의 설명. 그는 회사가 어느 정도 제자리를 잡으면 전문경영인을 두고 학교 일에 전념할 계획이다. 그때쯤이면 학교에 장학금이나 발전기금도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전국1호 교수 벤처기업은 이렇게 운영되고 있다.



교수가 창업한 회사의 대부분은 제이맥과 같이 소규모로 운영되지만 공격적인 펀딩으로 자본금이 수십 억원에 이르는 회사도 있다.

서울대 유전공학연구소 김선영 교수가 참여한 펜제노믹스는 100억원대 초대형 벤처기업이다. 김교수는 교수벤처 시대를 이끈 장본인이며 일본 자금 77억원을 유치해 인구에 회자된 적도 있다. 펜제노믹스는 김교수와 메디슨의 이민화 사장이 공동 출자해 만든 회사로 출범 당시 관련업계로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의료기기 전문업체인 메디슨이 40억원, 무한기술투자가 28억원, 김교수를 포함한 개인투자자가 나머지 지분에 참여했다.

“연구결과 사장 막는다”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국가 연구보조금이 다시 국민들을 위해 환원될 수 있는 통로가 부족했습니다. 교수벤처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교수들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메커니즘의 하나로서 이해해야 합니다.”

김교수는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립대는 교수벤처 육성에 힘써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기술, 신제품은 대기업이 직접 뛰어들기에는 리스크가 큰 경우가 많다. 따라서 대기업은 검증되거나 수익이 확실하지 않으면 좀처럼 모험적인 산업에 손을 대지 않는다. 따라서 연구자가 직접 창업하거나 전주(錢主)를 구해 회사를 세우지 않으면 우수한 연구결과는 사장되기 십상이다.

김교수도 자신의 연구결과를 산업화할 곳을 찾아 여러 기업을 차례로 찾았다. 김교수의 산업화 계획을 들은 기업들의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결국 그는 자신의 연구를 스스로 산업화 하겠다고 결심했다. 그래서 세운 것이 벤처 펜제노믹스의 모태인 벤처기업 ‘바이오 매드’.

펜제노믹스가 교수벤처로서는 전례 없는 100억원대의 펀딩이 가능했던 것은 바이오 매드가 이룬 성과가 크게 기여했다. 그가 개발한 유전자 치료제의 상업성이 입증되자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이다. 기업이 망설이는 분야에 교수가 직접 나서 연구결과를 산업화함으로써 첨단산업을 발전시키고 국가 경쟁력을 강화한 사례다.

“여학생은 취업이 매우 어렵습니다. 우리 회사에서도 졸업생들을 채용하고 있어요. 또 학생들은 장학금을 받으면서 연구할 수 있고요”

김교수는 자신의 연구소에 있는 석·박사과정 학생들에게 연구보조금을 지급하고 졸업 후에는 일자리를 마련해 주기도 했다. 교수벤처가 만들어지면서 학생들로서는 졸업 후 전공을 살려 취업할 수 있는 회사가 하나 더 늘어난 것이다. 일자리 창출만큼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없다. 자신이 연구한 분야를 그대로 실무에 적용함으로써 업무 적응도 빠르고 학생 때부터 고급기술을 접해 신기술 습득에도 유리하다.

김교수의 연구실에 석사과정으로 들어가려는 경쟁도 만만치 않다고 한다. 한 학기에 두 명 정도 뽑는데 10여 명이 몰리는 것은 예삿일이다. 이는 김 교수의 연구분야가 장래성이 있고 ‘교수벤처’를 통해 배울 게 많다고 생각한 학생이 많기 때문이다.

“대학교육은 기초만 강조하고 응용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떤 학교에선 응용분야 과정이 전혀 없는 곳도 있어요. 모두가 교수가 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많은 학생들이 응용과학에 대한 욕구를 갖고 있습니다.”

김교수는 “기초와 응용은 결국 하나다. 교육, 연구, 벤처를 분리시켜서 보면 안 된다”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강의에 도입하고 교육의 결과를 다시 산업화하는 시스템으로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영마인드, 기획력 배워”

서울대 박사과정에 재학중인 권빈씨는 벤처기업 비피도에 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지도교수가 만든 회사에 참여한 것이다. 비피도는 기능성 식품을 만드는 벤처기업. 벤처 열풍이 불기 전까지 그는 평범한 대학원생일 뿐이었다. 평소 연구하고 있던 분야를 상품으로 만드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는 그는 아카데미즘과 벤처기업은 반드시 구별해야 한다고 말한다.

“벤처는 생존경쟁이거든요. 실패는 곧 채무로 이어지고 그 책임은 고스란히 우리가 져야 합니다. 일단 벤처를 시작하면 아카데미즘은 접어둬야 합니다.”

그는 벤처기업에 참여하고부터 사고의 틀을 확대할 수 있었다고 한다. 박사과정과 회사일을 병행하기 때문에 논문 쓸 시간도 빠듯하지만, 포기한 것보다 얻은 것이 훨씬 많다는 게 그의 생각.

권씨는 “회사에서 핵심 역할을 하면서 많은 경험을 했고 기획력과 경영마인드를 키웠다. 연구자가 만든 회사라 홍보 영업 분야가 취약하지만 기술력이 타 회사보다 월등해 시장경쟁력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성공적으로 운영되는 교수벤처는 몸 담은 교수와 학생들의 연구력을 향상시키고 연구의욕을 높이는 한편, 첨단산업 분야의 국가 경쟁력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특성화 사업을 진행하는 지방대에서 주로 육성중인 인터넷, 디자인, 식품, 패션 등의 벤처기업은 실패할 가능성도 비교적 적고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기능도 하고 있다.

교수벤처의 가장 바람직한 모델은 교수벤처를 토대로 학생 벤처가 활성화하는 것이다. 10여년 동안 무인자동차를 연구한 고려대 첨단차량연구실 한민홍 교수는 지난해 7월 벤처기업 (주)비클텍을 창업했다. 무인자동차 분야의 최고 권위자인 그가 자동차가 차선을 벗어나면 자동으로 경보음을 울리게 하는 ‘차선이탈 방지 영상보드’를 개발, 상업화에 들어간 것.

한교수는 “고급기술을 학생들에게 전수한 뒤, 회사가 잘 운영되면 대학원 졸업생들에게 물려줄 계획으로 창업했다”며 “이런 식으로 계속 회사가 만들어지고 졸업생들이 하나씩 가져가는 게 교수창업의 이상적인 형태”라고 말했다.

이처럼 교수벤처는 창업한 교수가 일반 벤처기업과는 다른 경영철학을 갖고 본업에 소홀하지 않으며 기술제공에 초점을 맞춘 경우에는 학교 학생 교수 모두에게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한교수는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도 교수벤처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상업화 단계까지 기술을 끌어올리는 데 전문적 지식을 갖고 있는 교수집단보다 효율적인 집단은 드물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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