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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논리로 망친 북한 농업

  • 이민복 < 전 북한 농업과학원 연구원 > leembo@netsgo.com

정치논리로 망친 북한 농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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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 연구원인 필자가 평가하건대 북한의 벼 품종은 남한과 비슷하나, 옥수수는 북한이 오히려 앞서 있다고 본다. 북한의 옥수수 연구가 앞설 수밖에 없는 것은 주식이라는 절대적인 필요성 때문에 연구역량이 수백 수천 배 크기 때문이다. 한국이 자랑하는 수원19호 옥수수 정도의 품종을 북한은 이미 1970년대 초에 개발해 전국적으로 재배하였다.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순권 옥수수박사는 “슈퍼옥수수가 개발되었고, 이 옥수수는 북한 신품종 옥수수보다 5배 이상이나 수확량이 많다”고 밝혔다(통일정보신문 1999년 12월8일). 북한을 돕자는 뜻은 좋다. 그러나 사실과 진실을 왜곡하면서까지 북한 옥수수 돕기 운동을 펼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북한 농업을 돕는다고 하면서 양치기 소년이 되어서는 정말 곤란하다.

북한이 옥수수 농사를 위해 필요로 하는 것은 종자가 아니라 종자의 양이다 그리고 종자보다 더 필요한 것은 요구하는 비료를 비롯한 농자재다.

북한이 농업개선의 사례로 떠드는 토지개량과 정리사업도 역시 새로운 방침이 아니다. 이 사업은 오래전부터 실시해왔으며 1976년 당 5기 12차 전원회의에서 자연개조 5대 방침 중의 하나로 명시된 바 있다. 그러나 북한의 토지는 날이 갈수록 척박해지고 있다. 북한 토지는 비료를 지원한다고 해도 그 효과가 날 수 없을 정도로 산성화가 심각하다. 화학비료를 주면 오히려 산성화가 심해질 수도 있다.

이렇게 산성화가 심해진 것은 단일작물을 연속 재배했기 때문이다. 윤작과 휴경재배가 지력을 보존하는 길이라는 것은 북한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발등에 떨어진 불’ 같은 식량사정 때문에 단작 연작재배를 하고 있다. 북한은 이러한 피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내세운 것이 주체농법으로서의 집약농법이다.

집약농법은 땅이 혹사되는 것 이상으로 농업투자를 강화하여 보충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20여 년 전부터 북한은 이러한 농업투자를 하지 못하고 있다. 모든 농업개선 운동이 실패한 것이다.



김정일 정권이 어떠한 시도를 하더라도 북한 농업은 나빠질 수밖에 없다. 북한 농업은 본질적인 개선을 시도해야 일어설 수가 있다. 북한이 식량난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북한은 하루 빨리 농민이 농사의 주인이 되도록 사유화를 실시해야 한다. 이러한 농업개혁과 함께 경제 전반의 개혁을 병행해야 한다. 정치가 변하지 않으면 북한 농업을 변할 수 없다.

한국은 이러한 점을 명시하고 북한과 접촉하고 식량과 농업 기자재를 지원해야 한다. 북한과 접촉하되 전략과 전술을 세우는 원칙을 가져야 한다. 진정 북한의 식량난을 해결해주고 싶고 관계를 개선 남북이 공존공영하고 싶으면 말이다.

신동아 2001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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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복 < 전 북한 농업과학원 연구원 > leembo@netsg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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