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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갑은 중재자, 노무현은 마지막 실탄”

민주당 개혁파 문건 ‘大會戰을 준비하라’

“한화갑은 중재자, 노무현은 마지막 실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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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개혁세력이 ‘생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여기서 우리의 이해와 충돌하는 DJ와, 정권 재창출이라는 역사적 과제 사이의 딜레마를 만난게 된다. 민주개혁세력이 DJ와 갈라설 수 있는가? 정권 재창출이라는 역사적 과제를 먼저 내버렸다는 멍에를 뒤집어쓰는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 또는 DJ와 갈라서면서도 역사적 정통성을 고스란히 담고 나올 수 있는가?

이런 딜레마에 있어서 명쾌한 답은 없다. 민주개혁세력은 역사적 과제를 외면해서는 안되며, 또한 햇볕정책이라는 남한사회에서 가장 개혁적인 정책을 쥐고 있는 DJ로부터 역사적 정통성을 빼앗아오는 ‘독립’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우리에게 주어진 유일한 가능성은 바로 DJ와 동교동계 구파의 이해관계상의 차이점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러한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우리는 모든 것을 걸고 최후의 일전을 해야 한다. 우리가 DJ를 견인해야 하며, 우리가 정권을 재창출해야 한다.

투쟁 없는 경선은 백전백패

“이제 경선에서 싸워볼 수밖에 없다”는 일부 소장파 의원들의 되뇌임은 순진하고 헛된 망상이다. 동교동계 구파가 장악하고 있는 현재의 당-청 권력지도가 유지되는 한, 경선에서 ‘대의원 혁명’이란 없다. DJ의 김심(金心)은 권노갑을 통해, 김옥두를 통해, 이훈평을 통해, 그리고 그들의 대리인들인 정균환, 김민석을 비롯한 중도포럼 소속 의원들을 통해 전파될 것이다.

대의원들은 결국 본선 경쟁력을 기준으로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그 말은 맞다. 하지만, 내년 전당대회 2~3개월 전부터 누가 IJ를 10% 이상 압도할 수 있을까? 여론조작부터 경쟁자 상처입히기, 힘빼기 등 동교동계가 가만히 있으리라고도 믿어지지 않지만, 그들이 의도하는 ‘지방선거 후 전당대회’에는 영남권 참패라는 폭풍을 맞아 허덕이고 있는 NO나 JK(김중권), 수도권 참패로 마찬가지인 GT가, 그나마 예전보다 약진했다는 성과를 내보이는 IJ와 같이 후보로 서 있을 것이다.



경선에서 패배한 이후, 개혁그룹의 탈당은 가능하지도 않고 명분도 전혀 얻을 수 없는 길이다. 경선 패배 이후 동교동 구파의 이해관계가 IJ후보를 통해 관철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희망’과 정통성의 담지자로서의 민주개혁세력의 실종을 의미하는 것이다.

설마 DJ가 IJ한테 줄까?

또 하나, 널리 퍼져있는 신화가 ‘설마 DJ가 IJ한테 주겠냐’는 것이다. 이제까지 얘기한 내용으로 충분히 설명이 되었으리라고 생각되지만, 다시 한번 말하자면, DJ가 IJ를 선택하지 않는 상황은 대선 승리가 가능하다고 판단할 수 있을 때만 오는 것이다. 현재 동교동 구파와 청와대가 NO에게 보내는 유화적 제스처는, IJ대세론이 너무 일찍 형성되는 것을 막음으로써 레임덕을 방지하고 당내 IJ 세력이 확대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한 견제책이다.

높은 대중적 지지도를 가지고 있으며 민주개혁세력의 유력한 카드일 수 있는 NO는, 물론 이런 상황을 최대한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의 여권진용으로는(DJ와 동교동 구파의 이해가 관철되어가는 상황으로는), 이회창과 대적하여 민주당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DJ가 동교동 구파의 이해를 외면하고 IJ 이외의 카드를 선택하는 상황은 쉽게 오지 않을 것이다.) GT와 민주개혁세력 일반의 절박한 인식을 외면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될 것이다.

국민앞에 겸허한 평가와 반성을 통한 책임론

DJ가 자신의 파트너로서 동교동 구파를 포기하게 만들어야 한다. DJ 자신의 이해가 당의 재집권을 통해서 관철되도록 해야 한다. 대북정책을 포함해서 ‘평가받을 수 있을 만큼의 업적’을, 재집권을 포기해서라도 해내겠다는 DJ의 집착과 과욕을 버리게끔 해야 한다. 또한 자신의 업적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자신을 계승하는 정권을 재창출하는 임무 완수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생각을 갖게 해야 한다.

따라서, 문제제기 집단의 의사를 수용치 않으면 DJ와 동교동 구파의 이해 관철도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을 내리게끔 우리는 대회전(大會戰)을 준비해야 한다. 여기에는 세 가지 전략적 판단이 필요하다. 첫째는, 동교동 구파가 집권세력으로서 존재할 수 있는 근거를 위협하는 쟁점이 문제제기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국민의 정부 4년에 대한 집권세력의 냉철한 평가와 자기반성에 근거한 ‘책임론’밖에는 없다. 보수-기득권 세력에게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고, 국민이 외면하게 만들고, 국민의 정부를 흔들리게 만든 수많은 정책실패와 인사실패, 무능력과 무기력의 책임소재를 밝혀야 하며, 반드시 책임지고 넘어가야만 우리에게 희망이 있다는, 근원적인 평가와 책임론이어야 한다.

둘째는, 민주개혁세력의 단결된 핵심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동안 누가 나서고, 누가 침묵하고, 누가 상처받고 하는 과정이 있었고, 우리 내부에 미묘한 섭섭함과 서로에 대한 불신, 냉소가 흐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이번 대회전(大會戰)은 우리 모두의 싸움이며, 그동안 누가 먼저 제기하고, 누가 외롭게 싸워왔던 간에, 그 모든 문제제기의 내용을 집약적으로 표출하는 것이다. 이러한 대의 앞에 작은 감정에 근거한 이견이 있을 수 없다. 또한, 그동안의 싸움이 왜 외로웠고, 같이 할 수 없었는지에 대한 평가도 필요하다. 근본적인 원인이 힘과 세의 부족 아니었을까? 그에 따라 각자가 판단하는 시기와 방법과 내용의 차이가 존재했다. 그러나 이 대회전 이후의 시기는 없다. 우선 GT-NO-DY(정동영) 3자간의 확고한 연대가 필요하다. 이것이 바탕이 될 때, 십수 명의 대오 형성이 가능하다. 많은 개혁적 의원들을 설득할 명분과 힘이 생긴다.

셋째는, 대안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동교동 구파의 빈 자리를 메울 수 있는 대안이 있지 않고는, 무책임한 분열책동이라는 역공에 또다시 패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민주개혁세력만의 힘으로는 당을 장악할 세력을 형성하지 못한다. 이번 인사를 계기로 동교동 구파와 완전히 결별한 HG(한화갑)를 우리의 전략적 중재자로 내세워야 한다. HG는 동교동 구파를 대신해 당을 장악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고, 상대적으로 DJ의 항복을 받아낼 수 있을 만큼 DJ의 신뢰도가 높다는 점, 그리고, 동교동 구파와 배치되는 이해를 가지고 있으며 그만큼 민주개혁세력과 연대하고, 그들의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해 줄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대회전의 시기는 10·25 재보선 이후가 될 것이다.

DJ의 선택을 돌려놓기 위한 사활을 건 투쟁이 필요한 시기다. 이 투쟁은 GT, NO, DY에 HG까지 가세할 경우에만 겨우 승산이 있다. 승산 없이 HG가 나설 수는 없다. DJ의 항복을 받아낼 수 있다는 계산이 서야 동참제의를 받아들일 사람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셋으로 대표되는 세력의 몫이다. 결국 NO와 GT의 몫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GT의 최근의 결연한 투쟁은 매우 바람직하다. 이제 GT에 NO에 DY까지 가세한 싸움으로 발전시켜야 하며, 그럴 경우에만 HG가 DJ에게 갈 수 있을 것이다.

한가지 심사숙고할 것은 NO는 우리가 쓸 수 있는 마지막 실탄이다. GT가 나가있고, NO까지 따라 나섰는데도 결판나지 않는다면 더 이상 쓸 수 있는 무기는 없고 우리는 패하는 것이다. 마지막 실탄은 정말 마지막에 쏘는 것이다. 우리 내부의 사소한 이해관계를 뛰어넘어 역사 앞에 당당할 수 있는 결연한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신동아 2001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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