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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게이트 의혹의 진실을 밝힌다”

타이거풀스 33세 '오너' 송재빈

  • 이나리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byeme@donga.com

“토토게이트 의혹의 진실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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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검찰 조사와 관련해서는 또 다른 설이 있다. 타이거풀스의 한 관계자는 “검찰이 두 차례에 걸쳐 내사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한번 시작했다 중단하고 또 다시 시작했다가, 그 팀이 통째로 다른 큰 사건에 투입되는 바람에 중단되고 말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스텐 주가 조작설과 관련, 사내에 검찰 내사 소문이 돌았음을 시인했다. 그러나 타이거풀스에 대한 검찰 내사 여부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A사 측에 송대표의 발언을 전하고 답변을 요구했다. A사 사장은 “왜 아직까지 우리를 물고 늘어지는지 모르겠다. 사업자 선정 후 ‘서로 비방하는 일이 없도록 하자’는 약조를 했는데 신사적이지 못하다. 쏟아지는 의혹의 시선을 다른 쪽으로 돌리기 위해 일부러 그러는 것 아니냐”며 매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 전사장은 이용호게이트가 터지기 전인 7월4일, 회사 돈을 이사회 결의 없이 이용호씨에게 빌려준 것이 문제가 돼 대표직을 사임했습니다. 빌려줬던 돈도 이자 18%까지 합쳐 모두 다 돌아왔고요. 문제가 있다면 김 전사장이 해명할 일이지 회사와는 아무 상관 없습니다.”

A사 사장은 전후사정을 설명한 후 “나도 하고픈 말이 있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다. 세월이 가면 다 밝혀질 것”이라며 여운을 남겼다.



요즘 ‘토토게이트’ 의혹만큼 송대표를 괴롭히고 있는 것은 스포츠토토의 저조한 매출이다. 애초 매달 5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10억원에도 훨씬 못 미치는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 송대표는 “다른 나라의 사례를 보면 사업자 선정부터 사업 개시까지 보통 16개월 정도의 기간을 둔다. 그런데 우리는 7개월뿐이었다. 시스템은 완성됐지만 유통, 마케팅 부문이 채 정비되지 않은 채 사업을 시작해 난관이 많다”고 토로했다.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는 홍보와 마케팅에 더 많은 돈을 쏟아부어야 한다. 그러나 재원 마련이 쉽지 않은 실정. 은행 돈을 빌리고 싶어도 체육진흥공단 측이 제시한 사업자 요건 중 ‘부채 비율이 200%를 넘어서는 안 된다’는 조항이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포츠토토 매출 ‘빨간불’

타이거풀스의 한 임원은 “원칙대로 가는 것도 좋지만 문제가 발견됐을 땐 사업 활성화를 위해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순리 아니냐”며 “체육진흥공단이 좀 더 유연하게 나와줬으면 하는 것이 우리의 간절한 바람”이라고 말했다.

타이거풀스 측의 지속적인 요구와 호소가 주효했는지 최근 들어서는 체육진흥공단의 태도가 다소 협조적으로 바뀌었다. 지난 11월13일 취임 1주년을 맞은 체육진흥공단 최일홍 이사장도 모 스포츠지와의 인터뷰에서 “그 동안 오해의 소지가 있어 스포츠토토를 적극 홍보하지 못했다. 앞으로는 달라질 것”이라는 요지의 발언을 해 시선을 모았다.

그러나 한켠에서는 “체육진흥공단이 전향적 자세를 보인다 해서 복표 사업의 어려움이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 스포츠토토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니라는 것이다.

스포츠토토는 복권이나 카지노 도박과는 달리 스포츠 경기의 승패, 혹은 점수를 예측할 줄 알아야 한다. 해당 스포츠에 대한 지식과 관심이 필수적인 것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나라의 축구·농구 팬은 높은 매출을 바탕으로 수억원대의 당첨금을 창출하기엔 아무래도 규모가 적다는 지적이다. ‘빨리빨리’에 익숙한 국민성 때문에 일정수의 경기가 다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게임 방식에 쉬 적응하지 못하는 면도 있다.

매출액 대비 수탁사업자 운영비 비율이 25%(2001년)에서 20%(2006년)로 제한돼 있고, 비용 지출 후 순익이 발생할 경우엔 그 중 일부를 또 다시 공익기금으로 내놓게 돼 있어 구조적으로도 높은 이윤을 내기가 쉽지 않다. 회사 내부에서조차 “이런 식일거면 사업을 왜 하느냐”는 푸념이 흘러나올 정도다.

요즘 타이거풀스는 체육진흥공단의 지급보증 하에 국민은행으로부터 700억원을 차입하려 하고 있다. 자금사정이 상당히 어렵다는 방증이다. 만일 타이거풀스가 자금사정 악화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할 경우, 공익기금 조성과 월드컵 성공 개최를 위해 의욕적으로 시작된 복표 사업은 숱한 루머와 재산 손실만을 남긴 채 허물어져버릴지도 모른다.

타이거풀스 자체의 건재도 중요하다. 이미 타이거풀스 관련 주식은 거래소와 코스닥 양편에서 무시 못할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 타이거풀스에 문제가 생길 경우 우리 주식시장은 진승현·정현준 게이트 때 못지 않은 혼란에 빠지고 말 것이다. 타이거풀스가 뭔가 석연치 않은 방식으로 기업 인수합병에 나서고, 고만고만한 계열사를 계속 늘려 가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토토게이트는 끝나지 않았다?

“계열사와 코스닥 시장을 이용해 ‘폭탄 돌리기’(신용카드 돌리듯 빚을 얻어 빚을 갚는 방식)를 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묻자 송대표는 칠판에 그림까지 그려가며 구체적인 상황을 설명했다.

“타이거풀스INT에는 아직 50억원의 여유자금이 남아 있습니다. 타이거풀스아이는 매년 자체적으로 2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업체이면서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해서도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타이거풀스 유통·텔레서비스 등도 나름의 수익모델을 갖고 있어요. 문제라면 한국풀스 하나인데, 이쪽도 아직은 300억원 정도의 여유가 있습니다.”

송대표는 “내년 3월부터는 스포츠토토 사업도 본궤도에 오를 것”이라며 “그 때까지 잘 버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타이거풀스는 여러모로 진승현 사건의 모체였던 ‘MCI코리아’나 정현준 사건의 진원지인 ‘KDL(한국디지털라인)’을 떠올리게 한다. R&D 기법을 내세워 기업 사냥에 열을 올렸던 최유신 회장의 리타워그룹도 멀리 있지 않아 뵌다. 젊고 유능한 CEO, 과감한 투자, M&A와 R&D, 정계 인사와의 연계설, 특혜 시비, 주가조작, 꺼질 줄 모르는 루머….

그러나 까다로운 선정 과정을 거쳐 공공 사업의 수탁 사업자가 된 점, 머니 게임이 아닌 ‘자영업’으로 첫 사업을 시작한 점, 대주주 보다 전문경영인을 꿈꾸는 CEO가 있는 점 등은 다른 세 업체들에서 발견하기 힘든 미덕이다.

현재로선 ‘토토게이트’의 존재 유무에 대한 판단을 유보할 수밖에 없다. 비리 의혹을 담은 문건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한, 타이거풀스를 둘러싼 이런저런 ‘설’들도 쉬 잦아들지 않을 것이다.

신동아 2001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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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리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bye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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