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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관광가이드가 뜬다

  • 김문영 < 자유기고가 > noname01@freechal.com

프리랜서 관광가이드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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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인터넷에 광고를 올리고 관광객을 유치해 해외에서 여행경비 계약금을 송금 받으려면 일반여행업 사업자로 등록해야 한다. 국내여행업은 영업자산 5000만원만 증명되면 등록할 수 있고, 국외여행업(내국인 아웃바운드 영업)은 1억원, 일반여행업은 3억5000만원이 필요하다. 외국인을 상대로 국내에서 여행업을 하기 위해서는 일반여행업으로 등록해야 한다.

즉 일반여행업으로 등록하지 않은 채 외국인을 상대로 영업하는 것은 불법이다. 불법이라도 적발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적발되면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돼 푼돈 벌려다 목돈을 잃게 될 수도 있다.

프리랜서로 자리를 잡으려면 계속 거래처를 확보해야 한다는 난제를 극복해야 한다. 음예경씨는 “끊임없이 정보를 찾고 한번 맺은 관계를 유지하려는 노력을 계속한다면 고비는 넘길 수 있고 그 성취감과 금전적 대가는 여느 직업에 비교할 수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관광통역안내원은 나이에 관계없이 자격을 취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활동도 할 수 있다. 미국, 일본 같은 국가에서는 노년층 관광통역안내원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중장년층의 활동이 적지 않다.

정규직원으로 취직하기는 쉽지 않지만 임시직이나 계약직으로 일할 기회는 중장년층에게도 충분히 열려 있다. 단 가이드는 어학실력과 관광안내에 필요한 지식 외에 4∼5일 이상의 여행일정을 거뜬히 소화해낼 수 있는 체력을 갖춰야 한다. 관광객보다 먼저 일어나고 늦게 잠들어야 하며 편안한 마음으로 여행을 즐길 수만은 없는 ‘안내자’기 때문이다.



제주도에서 가이드 활동을 하고 있는 이상현씨는 올해 54세다. 1996년 명예퇴직하기까지 은행에서 30년간 근무했다. 광주은행 지점장을 끝으로 퇴직한 이씨는 올 6월 영어가이드 시험에 합격했다. 영어는 평생 취미 삼아 공부하여 토익 성적 880점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관광지 소개와 국사 등을 6개월간 공부했다.

자격증 취득 후 일주일에 며칠은 제주도 민속자연사 박물관에 설치되어 있는 안내소에서 근무하고 근무하지 않는 날은 프리랜서로 활동한다. 일주일에 한번은 항몽유적지에서 문화해설사로 자원 봉사도 한다. 작은 여행사를 경영하고 있으나 실적은 미미하고 프리랜서로 얻는 소득도 생활비에 못미치는 수준이지만 보람은 크다.

이상현씨는 “소득보다는 영어를 공부하는 것이 재미있고 영어로 우리의 문화와 자연을 설명하여 알리는 일이 즐겁다. 관광객이 만족한 기분으로 관광을 마치고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행복을 느낀다”고 말했다.

퇴직 전까지 직장에서 벌어둔 돈이 있고 먹고 사는데 큰 어려움이 없는 사람 중에는 퇴직 후의 인생을 보람있게 보내기 위해 가이드로 자원봉사에 나서는 사람들도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자원봉사를 하는 관광통역안내원과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연결해 주기 위해 명예통역안내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통역도우미로 봉사하기를 원하는 사람이 명예통역안내원 회원으로 가입하면 한국관광공사가 자료를 관리하고 있다가 통역도우미를 필요로 하는 개인이나 단체에 소개한다.

회원 가입 및 통역도우미 요청은 명예통역안내원 사이트(www.goodwillguide. com)에서 할 수 있다. 명예통역안내원 가입자격은 해당 외국어 전공자, 해당국가 1년 이상 거주자, 관광통역안내원 자격증 취득자, 공인 외국어 시험 일정점수 이상 획득자 등이다.

도우미를 요청할 때는 도움이 필요한 사유와 신청자 성명과 연락처를 적어 도우미 요청기간 1주일 전까지 신청하면 된다. 한국관광공사는 올해 12월 중순경에 일어와 중국어 홈페이지를 추가하고 당일통역코너를 신설할 예정이다. 지금은 관광공사가 신청을 받아 회원에게 연결해 주는 형태지만 당일 통역코너를 이용하면 외국인이 홈페이지에 접속해 봉사할 수 있는 회원과 직접 접촉할 수 있다.

명예통역안내원은 어디까지나 자원봉사 차원에서 운영되는 제도고, 회원은 자원봉사활동에 대한 대가를 요구할 수 없다는 것이 규정이다. 단 자원봉사활동에 수반되는 직접경비(교통비, 입장료, 식대 등)는 협의 후 도우미 요청자 부담으로 할 수 있다.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는 경우에도 요청자에 따라서는 소정의 사례금을 지급하는 경우가 있다. 명예통역안내원 사이트에 있는 알림마당 코너의 통역도우미 게시판에는 자원봉사자 요청 게시물뿐 아니라 직원이나 임시직 가이드를 찾는 글이 올라온다. 많을 때는 하루에도 5∼6건의 구인공고가 등록돼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에게 좋은 정보가 된다.

가이드 체질은 따로 있다

간혹 직접경비조차 도우미 부담으로 하는 야박한(?) 요청자도 있다. 서울 도봉구에 거주하는 영어 통역가이드 박석진씨(53·가명)는 설악산을 찾은 영국인 관광객 두 명의 가이드를 맡아 진행했다. 하지만 이 관광객들이 교통비만 부담하는 통에 식비는 자비를 들여야 했다. 박씨는 “도우미라고 나섰는데 몇 푼 안되는 식비를 내달라고 말하기도 뭣해서 내가 지불했다. 그래도 손님들이 즐거워하는 것을 보고 섭섭한 마음을 달랬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막연히 생각하는 것처럼 가이드는 꿈 같은 직업이 아니다. 고용불안, 저임금, 저소득에 시달리기도 하며 여행에 수반되는 각종 잡일도 해야 한다.

하지만 가이드를 천직으로 알고 사명감과 보람을 느끼며 매진하는 사람들도 적지않다. 자신이 하기에 따라서는 봉급생활자보다 많은 수입을 얻고 많은 사람을 만나고 여러 여행지를 두루 다니며 자유롭고 활기찬 생활을 만끽할 수도 있다.

광양보건대학 관광과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김성환 교수는 3년 이상 영어를 가르친 경력을 인정받아 영어통역가이드 자격을 얻었다. 작년 7월 말에는 한 여행사에서 갑자기 의뢰가 들어와 여행객들을 인솔해 하와이에 다녀왔다. 김교수는 “직업이 있는 상태라 보수문제보다는 여행객들을 인솔하고 일정을 관리하고 현지 가이드를 만나는 등 신참 가이드로 활동해본 경험 자체가 매우 소중했다”고 말했다.

올해 한 대학의 영문과를 졸업한 민지선씨(25·여)는 영어 통역가이드 시험에 합격한 후 지난 9월 한 여행사에서 급히 사람을 찾는 통에 1박2일간의 가이드 업무를 한 것이 유일한 경력이다.

“여행사 입사시험에 몇 번 낙방하고 다른 길을 찾을까 생각도 했어요. 하지만 어설픈 실력으로 한번 일을 하면서 느낀 보람이 컸어요. 운 좋게도 유쾌한 관광객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죠. 우리 문화재를 보고 감탄하는 외국인을 보면서 뿌듯함도 느꼈어요.”

가이드에게 일방적으로 애국심과 봉사정신을 요구하는 것은 어쩌면 현실문제를 기피하려는 무책임한 태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애국심과 봉사정신, 뚜렷한 직업의식 없이는 버틸 수 없으며, 그런 조건들을 모두 갖춘다면 보람있게 일할 수 있는 직업이 가이드라는 것만은 분명하다.

신동아 2001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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