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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북한 생화학무기 압박 전략

  • 최영재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cyj@donga.com

미국의 북한 생화학무기 압박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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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정전 직후인 1954년 화학전 부대를 창설하였고, 민족보위성(현 인민무력부) 산하에 화학국을 신설하고 각 군단에는 화학방호중대를 만들었다. 이 때부터 화학·생물학전에 대한 교육훈련과 연구를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그후 7년 뒤인 1961년 인민무력부 산하 총참모부에 핵·화학 방호국을 새로 만들고 본격적으로 화학무기를 개발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1960년대 후반까지는 북한이 화생전력을 본격적으로 강화하지 않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한다. 북한은 정권 수립 이후 주요 군사 교리와 장비를 중국이나 소련으로부터 전수받았는데 화학무기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북한은 소련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 마이클 쉬한은 “북한이 소련의 화생 및 독소전 교리를 채택했지만 1970년대에는 방어적 성격을 강조했다”고 주장한다. 즉 한국군과 유엔군은 전쟁이 일어나면 화생 및 독소전을 시도할 것이라는 가정으로 연간 40시간 이상의 화생방 교육을 실시했고, 개인용 화학장비를 보급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비록 후방지역까지 화생방전 장비를 보급하고 훈련을 시키지는 못했지만, 북한은 이 시기에 화학방어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소련제 SHM-1 방독면을 병사들과 노농적위대에 보급했다고 한다.

1980년대 들면서부터 북한은 공격용 화학무기를 대량 생산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경가스를 포함한 화학작용제를 대량 생산하기 시작했고, 포와 항공운반수단 등 제한적인 수단으로 쓸 수 있는 화학탄을 개발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상당한 수준의 화학무기 운용능력을 갖췄다고 판단하는 중요한 근거는 1980년대에 들어 다른 제3세계 국가들에 화학전 프로그램을 확산시켰다는 데 있다. 영국의 군사정보 전문가 조셉 버뮤데즈가 쓴 ‘버뮤데즈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화학전 능력을 갖고자 희망하는 시리아와 이란에 중요한 기술을 원조했다. 북한은 시리아의 생물학무기 개발사업에도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1980년대 중반 스커드B 미사일을 보유하면서부터 이 미사일로 운반할 수 있는 화학탄두를 생산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아직 확인되지는 않고 있다. 지금까지 어떤 국가도 탄도미사일에 화학탄두를 장착해 공격한 국가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라크가 이란과의 제1차 걸프전에서 포와 항공기를 이용해서 화학공격을 시도한 적은 있으나 미사일 공격은 없었다.

1985년 북한은 소련에게 영공 비행과 항구 이용을 허용한다. 북한은 이러한 협약을 체결하고 그 대가로 소련으로부터 화학전 기술을 전수받았다. 소련 국방차관 겸 민간방위사령관인 블라드미르 코포로프가 1987년 5월 북한을 방문하여 민간 방어분야에 대한 협조와 함께 사린(GB) 작용제가 장착된 항공폭탄 제공 문제를 논의했다고 한다. 1980년대 후반 들어 북한은 이란과 시리아에 스커드B 미사일과 SS21용 화학탄두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기술을 원조할 정도로 기술력이 성장했다.

1990년대에는 화학전 훈련을 크게 늘리고 화학장비 보급률도 높였다. 북한은 화학전 탐지 및 제독장비, 방호복, 탄약, 작용제를 자체 생산하고 있다. 버뮤데즈는 “북한이 화학연구소 3개를 창설하고 안주·아오지·청진·흥남·만포·신흥·순천·신의주 등 전국 8개 지역의 생산시설에서 화학무기를 만들어왔으며, 산음리·황촌·삼산동·사리원·왕재봉 지역 등 6개 특별탄약저장소에 보관하고 있다”고 추정한다.

한반도 전역 원거리 공격 가능

북한이 보유한 화학작용제는 사린(Sarlin, GB), 타분(Tabun, GA), 포스겐(Phosgene, CX), 아담사이트(Adamsite, DM), 머스터드 가스(Mustard gas), 염화시안(Hydrogen Cyanide, CK) 등이다. 이중에서 사린, 염화시안(청산가리) 및 타분은 신경작용제로, 머스터드 가스는 수포작용제로 사용된다. 이와 함께 콜레라, 페스트, 탄저균, 유행성출혈열 등 각종 생물학 작용제도 배양, 생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은 현재 군단급 부대에 화학대대, 사단급에는 화학중대, 연대에는 화학소대를 편성, 운영하고 있다. 평시에는 연간 4500t, 전시에는 연간 1만2000t까지 생산 가능하며 5000여t을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북한은 각종 야전 포병의 화력지원체계를 이용하여 제한된 사거리 내에서의 공격용 화학탄을 발사할 수 있다. 또 육군은 화학탄두 장착이 가능한 프로그 및 스커드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만약 북한이 화학탄두를 개발했다면 한반도 전역에 대한 원거리 공격이 가능하다.

1990년 8월부터 인민무력부 총참모부 핵·화학방호국에서 근무하다 1994년 3월 한국으로 망명한 이충국(李忠國)씨의 증언에 따르면 핵·화학방호국은 지휘부 예하에 총 7개 부서(작전부, 훈련부, 기재부, 기술부, 정찰부, 32부, 갱도관리부 등)로 구성되어 있다. 또 지휘부가 직접 관리하는 3개의 연구소(55 연구소, 710연구소, 398연구소)가 있다(신동아 1994년 5월호 참조).

32부는 핵·화학 방호국에서 가장 비밀스런 곳으로 신형 화학탄 연구와 생산을 관장한다. 노동1호에 장착할 수 있는 화학탄두의 연구와 개발도 이곳에서 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지휘부가 직접 관리하는 3개 연구소 중 ‘55연구소’는 ‘반핵·반원자 분석소’로 연구원은 약 70여 명. 핵·화학 오염의 시뮬레이션과 그 결과를 핵부대에 보고하는 것이 주임무다.

‘710연구소’는 레이저 무기를 연구개발하는 것이 주임무이고, 연구원은 약 250명이다. ‘398연구소’는 핵 및 화학무기로 오염되었을 경우 오염을 제거하고 소독 방법을 연구하는 곳으로 연구원은 약 250명이다.

국방부가 공식 확인한 북한의 화생방 전력은 다음과 같다. 2001년 국방부가 펴낸 ‘2001년 국방백서’ 가운데 북한의 생화학 전력에 관한 부분이다.

‘현재 북한은 8개의 화학공장에서 생산한 신경성, 수포성, 혈액성, 구토 및 최루성 등 유독작용제를 6개의 시설에 분산 저장하고 있으며, 보유량은 약 2500∼5000t으로 판단된다. 또한 탄저균 등 생물무기를 배양·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다양한 화학탄 투발수단을 보유, 전방지역에는 구경 100mm 이상 박격포·야포 및 방사포·프로그 미사일 등을 이용하고, 후방지역 스커드 및 노동미사일·전투기·폭격기·AN-2기 등을 이용하여 전·후방 동시 화학탄 공격이 가능하며, 아울러 특수부대를 이용하여 후방지역에 생물무기를 은밀히 살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북한군은 연대급까지 화학소대를 편성하여 화생방 작전능력을 강화하는 한편, 군인은 물론 준군사 부대요원과 민간인까지 화생방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화생무기는 생산비용이 저렴하여 경제성과 효율성이 뛰어나고 증거인멸이 쉽기 때문에 세계적인 금지 추세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경제난에 직면한 북한으로서는 그 능력을 계속 보유하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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