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1월호

32개국 전력& 스타플레이어& 우승후보

  • 어원경·외 ‘축구매니아’ 취재부 soccermania@licos.co.kr / 육성철·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ixman@donga.com

    입력2004-11-11 13: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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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은 2001년 11월 기준.♠ 출전경력은 1998년 제16회 프랑스월드컵까지 계산함.♠ 최고성적은 역대 대회 중 가장 좋은 기록을 선정함.♠ 지역예선은 2002한일월드컵 대륙별 최종예선 성적 기준.♠ 16강 가능성은 축구전문가 예상을 종합 평가한 결과임.♠ 우승 가능성은 도박사 예측과 전문가 예상을 종합한 결과임.♠ 16강 가능성과 우승 가능성은 ★표 5개가 만점임.

    # A조 프랑스 FRANCE

    FIFA 랭킹: 1위 출전경력: 10회 최고성적: 1998년 우승 지역예선: 전대회 우승팀으로 자동진출 16강 가능성 : ★★★★★ 우승 가능성 : ★★★★★

    2연패에 도전한다

    포백시스템을 기본으로 사용하는 프랑스는 1998년 월드컵 당시 ‘크리스마스 트리’라 불리는 변형 4-5-1 포메이션으로 세계최강 브라질을 침몰시킨 바 있다.



    그동안 94미국월드컵까지 두 차례 3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었을 만큼 월드컵 우승과는 인연이 없던 것이 사실. 그러나 외국인 선수에 대한 적극적인 포용정책과 축구인프라 구축을 통해 인재를 집중 육성하면서 ‘아트사커’를 완성했다.

    프랑스는 4-4-2와 4-5-1을 혼용하는 전형으로 아르헨티나와 더불어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다. 중앙수비수 롤랑 블랑이 은퇴했지만 프랑크 르뵈프가 그 자리를 메우며 튀랑, 드자이, 리자라쥐와 함께 변함없이 강력한 포백라인을 형성하고 있다.

    98월드컵 우승 멤버 데샹이 떠난 자리는 비에이라가 맡아 플레이메이커 지단의 부담을 크게 덜어주면서 최전방과 미드필드, 수비에서 완벽한 팀워크를 이루고 있다.

    바르테즈, 앙리, 아넬카, 트레제게, 윌토르, 피레 등 설명이 필요없는 슈퍼스타들과 카리에르, 사뇰, 미쿠, 마케렐레, 말레 등 신진들의 적절한 조화는 예선을 거치지 않은 데서 오는 불안감을 불식시키기에 충분하다.

    스타플레이어

    지네딘 지단(레알 마드리드·스페인), 185cm, 1972년 생. 데이빗 베켐, 후안 베론, 루이스 피구와 함께 세계 ‘빅4’로 꼽히는 미드필더 중에서도 으뜸.

    국가대표를 위해 태어난 선수라는 말을 들을 만큼 98프랑스월드컵과 유로2000 등 큰 대회에서 유난히 강한 모습을 보이며 지존의 자리에 올랐다. 수비의 적극적으로 가담하지 않는 점이 옥의 티로 꼽히지만 정확도 높은 프리킥, 수비가 손쓸 틈을 주지 않는 공간패스, 강력한 슈팅 등 환상적인 공격으로 이를 만회한다. 미셸 플라티니의 뒤를 잇는 국민적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다.

    # A조 세네갈 SENEGAL

    FIFA 랭킹: 67위 출전경력: 첫 출전 최고성적: 첫 출전 지역예선: 4승3무1패(아프리카 C조 1위) 16강 가능성: ★★ 우승 가능성: ★

    아프리카의 신흥강호

    혹자는 “세네갈이 과연 축구를 했을까” 하며 그들의 본선진출에 의문을 드러내지만 세네갈은 아프리카의 전통적 강호 모로코와 이집트를 격침시키며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아프리카 예선에서 총 8경기를 치르며 14득점을 올리는 동안 단 2실점밖에 하지 않은 짠물수비는 그들의 본선행이 요행만은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이미 월드컵 공동개최국 한국과 일본을 1점과 2점차로 연파하며 그들을 미심쩍어하는 사람들의 콧대를 납작하게 만들었다.

    더욱이 한국과의 평가전에선 몇몇 주전선수들이 빠진 1.5군으로 승리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네갈은 전국 160곳의 훈련센터에서 꿈나무를 발굴해 꾸준히 훈련해왔다. 지난해 10월 프랑스 출신의 브루노 메추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며 경험 많은 유럽파를 중심으로 대표팀을 정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세네갈은 4-4-2 전형을 주 포맷으로 사용하며 시세와 페르디난드 콜리가 이끄는 탄탄한 수비진에 프랑스 랑스에서 뛰고 있는 포워드 디우프의 화력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한마디로 또 한번의 아프리카 돌풍을 예고하고 있는 팀이다.

    스타플레이어

    엘 하지 디우프(랑스·프랑스), 182cm, 1981년 생. 최종예선에서 연속경기 해트트릭에 이어 모로코 전에서 결승골을 작렬, 본선행 불씨를 살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스트라이커. 세네갈이 최종예선에서 얻은 14골 중 무려 9골이 그의 발끝에서 터져나왔다. 그는 2001년 11월8일 한국과의 평가전에도 출전, 여독이 채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도 뛰어난 스피드와 빠른 판단으로 한국수비진을 무너뜨렸다.

    아프리카 예선에서 카메룬의 국보급 스타 페트릭 음보마(6골)를 제치고 득점 2위를 차지한 명실공히 세네갈 공격의 핵이다.

    # B조 우루과이 URUGUAY

    FIFA 랭킹: 24위 출전경력: 9회 최고성적: 1930년 1950년 우승 지역예선: 8승6무6패(남미 5위·호주와의 플레이오프에서 승리) 16강 가능성: ★★★ 우승 가능성: ★★

    월드컵 2회 우승의 관록

    예선전 내내 들쭉날쭉한 전력을 보이던 우루과이는 막판 브라질에 밀려 5위를 마크, 호주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0대1로 패하며 12년 만의 본선진출이 좌절되는 듯했다. 그러나 자국에서 벌어진 2차전에서 홈 관중의 폭발적 응원에 힘입어 한편의 드라마 같은 3대0 승리를 거두었다.

    우여곡절 끝에 마지막 동아줄을 잡고 본선에 오른 우루과이지만 선수 면면은 화려하다. 골키퍼 파비안 카르니와 수비수 파올로 몬테레오(이상 유벤투스), 다리오 실바(말라가), 페데리코 마갈라네스(AC 베네치아) 등 주전 대부분이 유럽에서 맹활약하며 재능을 인정받고 있다.

    4-4-2를 주로 사용하며 남미 예선 최소실점을 기록한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슈팅력과 스피드를 겸비한 공격형 미드필더 니콜라스 올리베라(세비야)와 만능 플레이어 레코바, 마갈라네스 등의 공격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사령탑은 다니엘 파사례야(아르헨티나) 감독에 이어 지휘봉을 잡은 빅토르 푸아로. 그는 1997년 말레이시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우루과이를 2위에 올려놓은 바 있다.

    스타플레이어

    알바로 레코바(인터밀란·이탈리아), 179cm, 1976년 생. 우루과이 최고의 스타선수로 21세 때부터 이탈리아 세리에 A에서 선수생활을 한 공격형 미드필더 겸 포워드.

    빠른 스피드에 이은 강력한 슈팅능력과 다양한 개인전술을 겸비해 우루과이의 공격 첨병 역할을 맡고 있다.

    얼마전 위조여권을 사용하다 발각돼 세리에 A로부터 4개월간 출전정지를 받은 적도 있지만, 오히려 우루과이에는 행운으로 작용했다.

    징계 때문에 그가 대표팀에만 전념할 수 있었고, 우루과이는 자칫 플레이오프에도 나가지 못하는 나락에서 벗어나 본선 티켓을 따낼 수 있었다. ‘새옹지마’라는 말은 이럴 때 필요한 게 아닐까.

    FIFA 랭킹: 17위 출전경력: 2회 최고성적: 1998년 8강 지역예선: 6승4무(유럽 3조 1위) 16강 가능성: ★★★ 우승 가능성: ★★

    공수 짜임새 탁월

    유럽 예선에서 강호 체코와 불가리아를 제치고 무패를 기록하며 통산 3번째 월드컵 본선에 오른 덴마크는 1986년 멕시코대회에서 16강에 진출하며 세계축구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어 1992년 유럽선수권 우승과 1998년 프랑스월드컵 8강에 오르면서 유럽의 신흥강호로 떠올랐다. 당시 덴마크는 16강에서 돌풍의 팀 나이지리아를 4대1로 대파해 세계 축구팬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4-4-2를 주로 사용하는 덴마크는 수비수들의 키가 크지 않음에도 최종예선 10경기에서 여섯 골밖에 내주지 않는 수비 조직력을 과시하며 조용한 돌풍을 일으켰다. 전체적으로 힘에 의존하는 유럽축구 스타일을 벗어나 공수 모두 짜임새를 갖춰 조직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다.

    예스퍼 그뢴키에르와 데니스 롬메달 등 공격형 미드필더의 돌파와 크로스패스로 골 결정력이 좋은 욘달 토마손에게 찬스를 만들어주는 것이 주요 공격루트.

    수비형 미드필더의 중책은 브라이언 니엘센이 맡고 있다. 이와 함께 또 한명의 올라운드 플레이어 마틴 외르겐센과 공격수 클라우스 옌센도 주목할 만한 선수들.

    스타플레이어

    에베 산드(샬케04·독일), 183cm, 1972년 생. 분데스리가에서 뛴 두 시즌 동안 37골을 넣을 정도로 뛰어난 득점감각을 지닌 분데스리가 특급 스트라이커이자 덴마크의 주전 포워드.

    이번 최종예선에서도 팀이 기록한 22골 중 9골을 넣어 절정의 기량을 뽐냈다.

    2000, 2001년 2년 연속 올해의 분데스리가 선수 투표에서 올리버 칸에 이어 2위에 올라 덴마크 축구의 수준을 한 단계 격상시켰다. 특히 슈팅력뿐만 아니라 헤딩능력에서도 발군의 기량을 선보이며 올라운드 플레이어의 전형적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B조 스페인 SPAIN

    FIFA 랭킹: 7위 출전경력: 10회 최고성적: 1950년 4강 지역예선: 6승2무(유럽 7조 1위) 16강 가능성: ★★★★★ 우승 가능성: ★★★★

    월드컵에 약한 징크스가 변수

    세계 최강의 프로리그 프리메라리가를 가지고 있는 스페인은 언제나 ‘우승후보’로 손꼽힌다.

    그러나 유독 월드컵에만 나가면 한마디로 ‘죽을 쑨다’. 라울, 맨디에타, 이에로, 모리엔테스 등 이번 대회도 4강은 무난한 선수구성이지만 쉽게 월드컵 징크스를 깨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바로 플레이메이커 호셉 가디올라가 금지약물 양성반응을 보여 월드컵 참가가 불투명해졌기 때문. 지난 월드컵에도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해 공수의 핵을 잃고 경기를 해야 했던 스페인으로서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 같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에르난데스 사비(FC 바르셀로나)가 그의 공백을 얼마나 메울 수 있을지가 스페인의 운명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페인은 4-4-2 전형을 공고히 한 채 전통의 유럽 스타일에 남미축구의 기술을 가미한 팀이다. 수비는 노장이 주축이 되고 공격진은 대폭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초반 탈락의 불운이 찾아온다면 스페인의 망신스러운 전통은 저주로 남을지도 모를 일이다.

    대진운은 비교적 좋은 편이다.

    스타플레이어

    라울 곤잘레스(레알 마드리드), 180cm, 1977년 생. 사상 최연소인 17세에 레알 마드리드 1군으로 승격돼 팀의 간판 공격수는 물론 국가대표팀의 공격까지 책임지는 스페인의 얼굴.

    그러나 1998년 월드컵에서 단 한 골을 넣으며 부진하더니, 유로2000 프랑스와의 8강전에서 페널티킥을 놓치며 4강진출 실패의 빌미를 제공하는 등 유독 큰 경기에서 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일부 극성팬들의 성토가 지나친 비난인지 아니면 정확한 판단인지는 월드컵 본선에서 스페인의 성적표가 말해줄 것이다.

    # B조 슬로베니아 SLOVENIA

    FIFA 랭킹: 27위 출전경력: 첫 출전 최고성적: 첫 출전 지역예선: 6승6무(유럽 1조 2위·루마니아와의 플레이오프에서 승리) 16강 가능성: ★★★ 우승 가능성: ★

    발칸반도의 ‘다크호스’

    1991년 유고연방에서 분리 독립한 인구 200만의 소국이지만 이번 유럽예선에서 러시아에 이어 2위를 차지한 뒤 동구의 강호 루마니아와의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하며 월드컵 본선에 처녀 출전하는 ‘발칸의 다크호스’.

    3-5-2를 주로 사용하는 슬로베니아는 자호비치를 중심으로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들을 다수 보유, 다양한 전술변화로 다각도의 게임운영이 가능하다.

    수비형 미드필더들과 수비진의 공격가담이 뛰어나고 득점력까지 갖추고 있어 상대 수비로서는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또 위기상황에서도 정확한 패스에 이은 빠른 역습으로 분위기를 순식간에 반전시켜 상대적으로 파워가 떨어지는 공격진의 부담을 덜어준다.

    주전 대부분이 독일, 벨기에 등의 클럽에서 활약하며 힘을 앞세운 동구권 특유의 축구스타일을 잘 살리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노장이 많아 체력적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조편성은 비교적 잘됐다는 분석이지만, 월드컵 첫 출전이라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듯. 파라과이전의 승패가 16강진출의 최대 변수.

    스타플레이어

    즐랏코 자호비치(벤피카·포르투갈), 180cm, 1972년 생. 유로2000 예선에서 팀이 넣은 15골 가운데 10골을 넣고, 본선에서는 득점 3위에 오르며 축구팬들에게 신고식을 마친 슬로베니아 최고의 스타. 자호비치는 폭발적 득점력과 정교한 패싱력까지 갖춰 포워드와 공격형 미드필더 두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특히 2001년 3월28일 유고전에서는 인저리타임에 동점골을 넣으며 유고를 조 3위로 밀어내 본선진출의 꿈을 접게 만든 장본인이다.

    자호비치는 지금까지 총 60경기의 A매치에 출장해 30골을 기록하는 가공할 득점력을 보였다.

    # B조 파라과이 PARAGUAY

    FIFA 랭킹: 14위 출전경력: 5회 최고성적: 1986년 1998년 16강 지역예선: 9승3무6패(남미 4위) 16강 가능성: ★★★★ 우승 가능성: ★★

    ‘골 넣는 골키퍼’ 칠라베르트

    파라과이는 지난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본선에 진출하는 남미의 신흥강호다. 그동안 남미축구 ‘빅3’의 한 축을 맡았던 우루과이를 밀어내고 새로운 ‘빅3’로 주목받고 있다.

    포백시스템을 주로 이용하며 칠라베르트뿐만 아니라 아르세, 카니자, 카마라, 아얄라 등 세계정상급의 수비수들을 보유, 철통 같은 자물쇠 수비를 자랑한다.

    수비의 안정은 곧 정확한 패싱력을 보유한 플레이메이커 로베르토 아쿠나(레알 사라고사)와 슈팅이 좋은 공격형 미드필더 페레데스(포르투갈)로 이어지면서 빠른 역습을 시도한다.

    한번 만들어진 찬스는 베테랑 공격수 카르도소와 ‘떠오르는 태양’ 호케 산타크루스에 의해 득점으로 연결된다. 파라과이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버티고 있는 남미 예선에서 역대 어느 예선전보다도 빨리 그리고 쉽게 본선행을 결정지었다.

    축구 색깔 역시 아르헨티나와 더불어 남미의 기술에 유럽의 파워를 더한 까다로운 스타일이다. 이밖에 공격형 미드필더인 브리주엘라와 알바렝가도 활약이 기대되는 유망주들.

    스타플레이어

    호세 루이스 칠라베르트(라싱 스트라스부르·프랑스), 190cm, 1965년 생. 설명이 필요없는 너무나도 유명한 골키퍼. 약관 18세 때 파라과이 1부리그 과라니 아순시온의 골키퍼로 프로생활을 시작해 17년간 60골 가까이 기록하며(?) ‘골 넣는 골키퍼’라는 자신만의 특이한 명성을 쌓아갔다.

    그러나 이번 월드컵에서는 불행하게도 그의 모습을 단 한 경기밖에 볼 수 없을지 모른다. 바로 브라질과의 최종예선(2001년 8월)에서 로베르토 카를로스에게 침을 뱉는 비신사적 행위로 4경기 출장정지를 당했기 때문. 아직 징계가 2경기나 남아있어 파라과이가 16강 진출에 실패하면 더 이상 그를 볼 수 없다.

    FIFA 랭킹: 34위 출전경력: 1회 최고성적: 2무1패로 예선탈락 지역예선: 5승1무(아프리카 E조 1위) 16강 가능성: ★★★ 우승 가능성: ★

    16강진출이 최대 목표

    넬슨 만델라가 정권을 잡은 지난 1992년부터 비약적으로 발전한 남아공은 1996년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우승, 1998년 사상 최초 월드컵 본선진출 및 2회 연속 월드컵 참가 등 아프리카의 신흥 축구강국으로 부상했다. 인종간의 조화로 다진 기술과 조직력으로 중량감이 있다는 평가다.

    지난 대회까지만 해도 수비수 피시 등 백인 선수들이 팀의 주축을 이뤘지만 지금의 대표팀은 유연성과 개인기에서 탁월한 흑인이 주축이다.

    특히 숀 바틀레트, 베네딕트 맥카시, 필레몬 마싱가 등 유럽 빅리그에서 주전으로 활약중인 ‘삼각 편대’는 모두 흑인으로 유연성과 기술에서 탁월한 면모를 과시한다.

    장신 수비수들인 마크 피시, 피에르 이사, 루카스 라데베와 미드필더 퀸턴 포춘, 에릭 팅클러 등 주력선수 대부분이 잉글랜드에서 활약하고 있어 유럽팀과도 견줄 정도의 거친 축구를 구사하는 것이 특징.

    남아공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16강 진출에 목말라 하고 있다. 하지만 16강에 오르기 위해서는 슬로베니아와 파라과이를 꺾어야 하는 만큼 가능성이 높지 않다.

    스타플레이어

    숀 바틀레트(찰턴 애슬레틱·잉글랜드), 188cm, 1972년 생. 스위스 리그,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 등을 거쳐 마침내 프레미어리그에 자리잡은 국가대표팀의 주장.

    남아공 첫승의 숙원을 해결하는 데 필수인 스피드와 골 결정력이 뛰어난 장신 스트라이커. 넬슨 만델라 대통령이 그의 결혼식에 참석할 정도의 국민적 영웅이다.

    남아공 세대교체의 주역으로 꼽히는 시부시소 주마, 델론 벅클리, 시야봉가 놈베테 등 젊은 선수들의 정신적 지주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남아공 선수 중 A매치 최다골을 기록중. 한마디로 그의 두 발끝에 남아공의 운명이 달려 있다.

    # C조 브라질 BRAZIL

    FIFA 랭킹: 3위 출전경력: 16회(유일한 전대회 출전국) 최고성적: 1958년 1962년 1970년 1994년 우승 지역예선: 9승3무6패(남미 3위) 16강 가능성: ★★★★★ 우승 가능성: ★★★★

    호나우두 돌아오면 우승후보

    브라질이 이번처럼 월드컵 예선에서 고전하기는 처음이다. 4명의 감독, 60여명의 선수가 벤치를 오가며 해결점 찾기에 바빴지만 계속된 부진에 고개를 떨궈야 했다.

    ‘그들답지 않게’ 플레이오프를 거쳐 월드컵에 진출하냐 마느냐를 고민했고, 월드컵 최다우승국의 자존심은 무참히 구겨졌다. 급기야 대통령까지 나서 국가 위기상황임을 공포했지만 다행히도 마지막 베네수엘라 전에서 승리하며 본선에 진출했다.

    브라질의 포메이션은 전통적인 4-4-2다. 카를로스와 카푸, 두 좌우 풀백의 오버랩에 이은 공격력은 세계 최강의 위력을 발휘한다. 세계 최고의 키커인 히바우두와 카를로스가 버티고 있어 페널티 에어리어 근처에서는 마음대로 반칙하기도 힘들 정도.

    하지만 영원한 주장 둥가가 은퇴한 이후 수비형 미드필더 부재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약점. 호나우두가 월드컵 기간까지 제 몸 상태를 찾을 수 있냐가 브라질 명예회복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개성이 강한 세계적 선수들을 신임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이 얼마만큼 잘 조율하며 팀을 이끌어가는지도 지켜볼 점.

    스타플레이어

    히바우두(FC 바르셀로나·스페인), 186cm, 1972년 생. 최종예선 동안 가장 기복이 없는 활약으로 꾸준히 대표팀을 지킨 브라질의 희망. 1996년 올림픽 출전을 시작으로 그가 보여준 환상적인 왼발 프리킥과 천부적인 득점감각, 게임 리딩 능력, 속이 시원해지는 날카로운 패스는 그를 어렵지 않게 세계 정상급의 선수로 만들었다.

    98프랑스월드컵 8강전에서 숙적 덴마크를 무너뜨린 결승골을 비롯해 3골을 넣으며 맹활약했고, 현 소속팀 FC 바르셀로나에서도 독보적인 존재. 왜 그를 최고의 선수라 말하는가. 이번 대회가 끝나면 모두가 알게 될 것이다.

    # C조 터키 TURKEY

    FIFA 랭킹: 23위 출전경력: 1회 최고성적: 1954년 1승2패로 예선탈락 지역예선: 6승3무1패(유럽 4조 2위·오스트리아와의 플레이오프에서 승리) 16강 가능성: ★★★★ 우승 가능성: ★★

    ‘갈라타사라이’의 영광을

    터키는 비교적 쉬운 상대들로 편성된 유럽 4그룹에서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 역시 그리 강하지 않은 오스트리아를 대파하고 48년 만에 본선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유일하게 출전했던 1954년 월드컵에서 한국을 7대0으로 대파, 우리나라와 인연이 있다.

    당시 터키는 서독에게 1대4, 2대7로 연패한 기록이 있다. 최근 국민적 성원을 등에 업은 프로리그의 발전과 함께 수준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평가다.

    특히 갈라타사라이가 1999~2000 유럽축구연맹(UEFA)컵에서 터키클럽 최초로 정상에 오른 뒤 슈퍼컵까지 제패해 터키축구를 변방에서 중심부로 끌어올렸다.

    전형은 3-6-1을 주로 사용하며, 플레이메이커 오칸(인터 밀란), 하부추 타이푸르(베식타스), 우밋 다발라, 세르겐 얄신(이상 갈라타사라이) 등 탄탄한 미드필드진을 바탕으로 하칸 수쿠르의 골 결정력에 기대를 건다.

    코스타리카와 중국 등 비교적 손쉬운 상대와 한 조가 돼 터키의 16강 진출 가능성은 매우 높다. 그러나 수쿠르 외에 확실한 득점력을 가진 포워드가 부족한 것이 약점이다. 북중미 1위팀인 코스타리카와의 일전이 16강진출의 변수. 터키는 6월13일 서울월드컵 경기장에서 중국과 대결하는데, 중국팬들의 일방적인 응원 속에서 치러질 전망이다.

    스타플레이어

    하칸 수쿠르(인터 밀란·이탈리아), 191cm, 1971년 생. 터키 명문클럽 갈라타사라이의 1999~2000 UEFA컵 우승과 함께 주목받기 시작한 보스포루스의 황소. 유로2000에서의 인상적인 활약으로 그해 인터 밀란으로 이적한 터키 최고의 포워드다.

    뛰어난 개인기와 스피드, 강한 키킹력을 소유하고 있고 힘이 넘치는 플레이로 시원한 공격을 선보인다는 평가다. 190cm가 넘는 큰 키를 이용한 정확한 헤딩슛도 장기.

    # C조 중국 CHINA

    FIFA 랭킹: 55위 출전경력: 첫 출전 최고성적: 첫 출전 지역예선: 6승2무1패(아시아 2조 1위) 16강 가능성: ★★ 우승 가능성: ★

    밀루티노비치 감독의 5번째 도전

    ‘드디어 44년의 한을 풀었다.’ 아시아 강팀들이 몰린 A그룹에 비해 무난한 조편성과 한국·일본이 자동진출함에 따라 어렵지 않게 월드컵 본선행에 몸을 실었다.

    중국축구는 그동안 몇몇 선수들의 개인기에 의존하는 단순한 플레이로 선진축구와는 거리가 있었지만, 1994년 프로리그가 출범하면서 전력이 급상승했다.

    세계무대에 첫선을 보일 중국대표팀은 4-4-2를 주로 사용하며 브라질 유학파 리티에가 중원을 맡고 양천, 마밍위 등 유럽파가 가세, 결코 얕볼 수 없는 진용을 구성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축구의 1세대로 대변되는 노련한 공격수 하오하이둥이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고, 리웨이펑, 쉬윈롱, 두웨이, 치훙 등 20대 전후의 ‘젊은피’는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특히 치홍은 예선전에서 3골을 기록하며 ‘밀루사단’의 새로운 황태자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은 바로 각기 다른 5개 팀으로 5회 연속 월드컵에 진출하는 대기록을 달성한 밀루티노비치 감독.

    중국인들은 그를 ‘미루’라 부르며 절대적 신뢰를 보내고 있다. 중국의 16강진출 여부도 사실상 ‘미루’의 지략에 달려있다.

    스타플레이어

    판즈이(던디·스코틀랜드), 183cm, 1969년 생. 98프랑스월드컵 최종예선, 2000년 아시안컵에 출전, 대표팀 수비라인을 조율하는 중국대표팀의 베테랑 수비수.

    순지하이와 함께 잉글랜드 프로리그에 진출한 최초의 중국선수로 크리스털 팰리스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 중 하나로 발돋움하는 기염을 토했다.

    수비수임에도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공격가담이 뛰어나며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2골을 기록했다. 최근 스코틀랜드리그 던디로 이적했다.

    FIFA 랭킹: 31위 출전경력: 1회 최고성적: 1990년 16강 지역예선: 7승2무1패(북중미 1위) 16강 가능성: ★★★ 우승 가능성: ★

    대통령도 나선 축구의 나라

    많은 축구팬들은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에서 북중미의 작은 나라 코스타리카가 스코틀랜드와 스웨덴을 연파하며 16강에 진출하던 장면을 기억할 것이다.

    4-4-2를 주로 사용하는 코스타리카는 빠른 발을 지닌 좌우 윙백의 오버랩에 의한 침투를 주 공격루트로 삼고 있다.

    ‘검은 표범’ 완초페와 1990년 월드컵 예선 마지막 게임 스웨덴전에서 결승골을 작렬, 팀을 16강에 올려놓은 에르난 메드포드가 투톱으로 나선다. 최종예선 고비마다 골을 터뜨린 해결사 롤랜도 폰세카가 이들보다 약간 처진 공격형 미드필더로 뒤를 받친다. 이밖에 미드필더 로날드 고메즈도 주목할 만한 선수.

    코스타리카의 미래가 고무적인 것은 축구에 대한 국민적 열기 때문. 코스타리카가 1990년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아리아스 전 대통령은 “노벨상 수상보다 기쁜 일”이라고 말해 그들의 축구사랑을 실감케 했다.

    인구는 불과 400만 명이지만 유소년클럽이 450여 개나 되고 1, 2부 33개팀으로 구성된 프로리그가 운영되는 등 탄탄한 저변을 자랑한다.

    16강 진출을 목표로 잡은 코스타리카는 중국을 1승 상대로 지목하고 있다.

    스타플레이어

    파울로 완초페(맨체스터시티·잉글랜드), 191cm, 1976년 생. 20세의 어린 나이에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한 완초페는 더비카운티, 웨스트햄 등을 거치며 현 소속팀인 맨체스터시티에 이르기까지 6시즌 동안 47골을 성공시켰다.

    북중미 최종예선에서도 팀 동료 롤랜도 폰세카에 이어 4골을 기록, 코스타리카 최고의 스트라이커임을 재확인했다.

    장신을 이용한 헤딩슛이 위력적이며 2000년 2월 북중미 골드컵 한국전에서도 동점골을 기록한 바 있다.

    # D조 한국 KOREA

    FIFA 랭킹: 43위 출전경력: 5회 최고성적: 1994년 2무1패로 예선탈락 지역예선: 개최국으로 자동진출 16강 가능성: ★★★ 우승 가능성: ★

    홈 텃세 살리면 16강 가능

    지난 대회까지 4회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지만 아직 16강진출은 물론 단 1승도 올리지 못해 이번 대회의 성공이 국가적 대사(大事)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세계적 명장 거스 히딩크 감독을 영입하며 차분히 준비하고 있지만 아직 전술적 완성도와 이해도에서 부족한 상태. 전통적으로 좌우날개의 스피드를 최대한 활용하는 3-5-2를 쓰지만 히딩크 감독 부임후 4-4-2와 3-4-3을 시험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아시아 최고의 리베로 홍명보와 여러 차례 월드컵 무대를 밟아본 황선홍 등의 노련함과 송종국, 이천수, 최태욱 등의 ‘영파워’에 기대를 걸고 있다. 스피드와 파워에선 유럽팀 못지않게 거칠지만 경기운영 능력이나 템포조절에서 미숙한 점이 많아 쉽게 경기를 그르치는 단점을 보이고 있다.

    객관적 전력상 세계 강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없는 게 사실이지만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 컨디션 조절에 성공한다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스타플레이어

    황선홍(가시와 레이솔·일본), 183 cm, 1968년 생. 현 대표팀 중 동료에게 찬스를 만들어주는 능력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한국의 간판 스트라이커.

    1994년 월드컵에서 몇 번의 결정적 찬스를 놓쳐 한국팬들의 아쉬움을 사기도 했지만 많은 경험을 쌓으며 게임운영과 위치선정에서 점점 노련한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A매치 91경기에 출장해 49골을 기록했으며, 1999년엔 일본 세레소 오사카 소속으로 J리그 득점왕에 올라 ‘태극전사’의 기개를 과시했다. 선수로서는 마지막 월드컵이 될 이번 대회가 그에게는 명예회복의 마지막 기회다. 30대 중반의 노장이라는 점이 최대 약점.

    # D조 폴란드 POLAND

    FIFA 랭킹: 33위 출전경력: 5회 최고성적: 1974년 1982년 4강 지역예선: 6승3무1패(유럽 5조 1위) 16강 가능성: ★★★★ 우승 가능성: ★★

    노르웨이 누른 동유럽의 강호

    우크라이나, 노르웨이 등 만만찮은 상대가 버틴 5그룹에서 조 1위로 유럽팀 가운데 가장 먼저 본선 직행을 확정지었다. 이번 대회 최고의 ‘다크호스’로 꼽히는 팀.

    4-4-2를 주 포맷으로 하는 폴란드는 제르지 두데크(리버풀)이 지키는 골문과 최소 실점률을 기록한 거친 수비로 유명하다.

    수비수 토마츠 하이토(샬케04)가 이끄는 장신의 수비라인은 탁월한 제공권 장악능력을 보여 상대의 공격을 사전에 무력화시킨다.

    또 스피드와 패스는 물론 킥까지 좋은 플레이메이커 피오트르 스비에츠체프스키(올림피크 마르세유)의 정교한 움직임은 최전방 포워드 올리사베데와 카우즈니의 골 결정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여기에 주로 교체멤버로 기용되면서도 최종예선 팀내 득점 3위를 기록한 마르친 제프라코프(엑셀시어 모스크론)와 개인전술이 뛰어난 파벨 크리잘로비츠(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는 폴란드를 ‘제2의 중흥기’로 이끌기에 손색이 없다.

    결국 높이와 체력적 우위를 바탕으로하는 거친 수비와 예선 10경기에서 21득점이나 기록한 골 결정력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는 분석이다.

    스타플레이어

    라도슬라프 카우즈니(에네르기 코트부스·독일), 192cm, 1974년 생. 누구나 폴란드를 바라보며 최종예선을 통해 스타로 떠오른 에마뉘엘 올리사데베(파나티나이코스)를 경계대상 1호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러나 뚜렷한 장신 수비수가 없는 한국팀에게는 192cm의 신장에 몸싸움이 능하고 골 결정력, 패싱력, 개인기 등을 두루 갖춘 카우즈니가 더욱 위협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카우즈니는 2000년 9월 원정경기에서 우크라이나에게 유일한 패배를 안긴 역전 결승골을 포함 총 5골을 책임지며 팀에 공헌했다.

    # D조 미국 USA

    FIFA 랭킹: 21위 출전경력: 5회 최고성적: 1930년 4강 지역예선: 5승2무3패(북중미 3위) 16강 가능성: ★★★ 우승 가능성: ★

    노장 투혼에 기대를 건다

    마이클 조던이 이끄는 농구의 나라, 뉴욕 양키스로 대표되는 야구의 나라. 지금까지 미국의 스포츠를 대변해온 수식어다. 그러나 1994년 미국월드컵의 성공적 개최와 여자축구의 비약적 발전은 그들이 축구를 대하는 자세를 바꿔놓았다.

    미국의 강점은 서로의 움직임을 정확히 파악하는 탄탄한 조직력에 있다. 자국 리그와 유럽파가 적당히 배치되면서 주전과 후보의 기량에 차이가 거의 없다.

    그만큼 선수층이 두텁다는 반증. 밀루티노비치와 샘슨의 뒤를 이은 브루스 감독이 베스트11을 놓고 행복한 비명을 지를 정도. 최전방을 맡을 것으로 보이는 어니 스튜어트와 조 맥스 무어는 최종예선에서 미국이 기록한 11골 중 7골을 합작했다. 미드필드는 A매치 142경기에 출전한 코비 존스가 건재하고 수비에서도 센추리클럽에 가입한 백전노장 제프 아구스의 경기운영이 절정이라는 평이다.

    4-4-2와 3-5-2를 상대팀에 따라 혼용하고 있지만 포백시스템에서 보다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골키퍼 출신으로 미국 축구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지도자로 추앙받고 있는 브루스 감독이 이끄는 미국 대표팀은 8강을 자신하고 있다.

    스타플레이어

    클라우디오 레이나(글래스고 레인저스·스코틀랜드), 178cm, 1973년 생. 아르헨티나 축구선수 출신인 아버지가 4세 때부터 운동을 가르쳐 고등학교 재학중 미국 올림픽팀에 선발된 신동. 1994년 21세의 나이에 당시 미국팀을 맡았던 밀루티노비치 감독의 총애를 받으며 월드컵 출전에 의욕을 보였지만 부상으로 벤치를 지켜야 했다. 1998년 월드컵에선 3경기에 출장했다. 독일 볼프스부르크를 거쳐 글래스고 레인저스로 이적, 다음 시즌 잉글랜드 진출을 노리고 있다. 부인 대니얼도 여자축구 국가대표 출신.

    FIFA 랭킹: 4위 출전경력: 2회 최고성적: 1966년 4강 지역예선: 7승3무(유럽 2조 1위) 16강 가능성: ★★★★★ 우승 가능성: ★★★★

    네덜란드를 이긴 우승후보

    속칭 ‘죽음의 조’로 불린 유럽예선 2그룹에서 네덜란드, 아일랜드와 함께 편성되었음에도, 무패의 기록으로 ‘오렌지군단’ 네덜란드를 탈락시키며 축구 팬들을 놀라게 한 주인공.

    4-4-2와 4-3-3을 혼용하는 포르투갈은 호르헤 코스타가 지휘하는 수비라인이 견고할 뿐 아니라 주전 좌우 풀백들의 신장이 180cm대 후반이어서 제공권 장악에 유리하다.

    루이 코스타(AC 밀란)와 루이스 피구(레알마드리드), 세르지오 콘세이상(인터밀란) 등이 버티고 있는 미드필드는 세계 최고. 이들의 조합은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견고하다.

    모든 전문가와 축구팬들이 포르투갈을 이번 대회 우승후보 중 하나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유로2000에서 새롭게 떠오른 누노 고메스(피오렌티나)의 강하지는 않지만 구석을 찌르는 감각적인 슈팅도 그들을 두려워하는 또 다른 이유.

    장신 공격수 페드로 파울레타(보르도)의 골 결정력도 예사롭지 않아 이래저래 한국 축구팬들의 골치를 썩게 만들 팀이다.

    스타플레이어

    루이스 피구(레알 마드리드·스페인), 180cm, 1972년 생. 현재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플레이를 하는 선수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빠른 스피드와 마술과 같은 드리블은 물론 강력한 중거리 슛까지 겸비했다. 포르투갈이 낳은 최고의 스타로 FC바르셀로나를 거쳐 2000년 당시 최고 이적료인 5600만달러에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해 팀의 공수를 조율하고 있다.

    이번 최종예선에서도 고비마다 골을 터뜨리며 팀의 리더임을 확인시킨 바 있다. 특히 2001년 3월28일 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선 막판 인저리타임에 동점 페널티킥 골을 성공시키며 본선 직행을 결정지었다. 2002한일월드컵에서 가장 주목받을 선수 중 하나.

    # E조 독일 GERMANY

    FIFA 랭킹: 11위 출전경력: 14회 최고성적: 1954년 1974년 1990년 우승 지역예선: 6승3무1패(유럽 9조 2위·우크라이나와의 플레이오프에서 승리) 16강 가능성: ★★★★★ 우승 가능성: ★★★★

    ‘전차군단’은 썩어도 준치

    ‘이빨 빠진 호랑이’, ‘녹슨 전차군단’. 1996년 유럽선수권 우승을 정점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독일을 비아냥거리는 말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독일축구연맹(DFB)은 지난해 7월 에리히 리벡 감독을 경질하고 90이탈리아월드컵 우승 주역인 루디 펠러(41)를 대표팀 사령탑에 앉혀 위기 극복에 나섰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홈에서 잉글랜드에게 1대5의 믿기지 않는 패배를 당하면서 결국 플레이오프까지 밀리며 어렵게 본선무대를 밟았다.

    옌스 노보트니(바이에른)를 축으로 하는 독일의 스리백시스템은 잉글랜드전 치욕의 5골을 제외하면 최종예선 7경기에서 단 5실점만을 허용(플레이오프 제외)하는 등 그런 대로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문제는 미드필드. 메멧 숄, 옌스 예레미스(이상 바이에른 뮌헨), 요르그 하인리히(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등이 부상으로 대표팀을 떠나있는 상태다. 결국 이들의 컨디션 회복 여부에 따라 독일축구의 명암이 엇갈릴 전망이다.

    올리버 비어호프(모나코)가 노쇠한 포워드 라인에서는 승부처마다 혼자 6골을 성공시키며 새롭게 떠오른 미드필더 미카엘 발락이 지켜볼 만한 선수. 카메룬전이 16강진출의 최대 변수.

    스타플레이어

    올리버 칸(바이에른 뮌헨·독일), 185cm, 1969년 생. 세계 최고의 골키퍼 하면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는 강렬한 인상의 올리버 칸은 어려운 상황에 빠져 있는 독일 대표팀의 마지막 카드다.

    프로로서 오를 수 있는 정상에 모두 올라봤지만 같은 포지션에 뛰어난 선수가 많았던 탓에 늦게 기회를 잡은 선수다. 골키퍼에 슈퍼스타가 별로 없는 상황에서 자연히 그에게 눈이 갈 수밖에 없기에 마지막 월드컵이 될지도 모르는 이번 대회가 더 중요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 E조 사우디 아라비아 SAUDIARABIA

    FIFA 랭킹: 30위 출전경력: 2회 최고성적: 1994년 16강 지역예선: 5승2무1패(아시아 1조 1위) 16강 가능성: ★★★ 우승 가능성: ★

    신구 조화 이룬 기술축구

    이란과 본선직행 티켓 1장을 놓고 다투던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란에 승점 1점을 뒤지고 있던 상황에서, 본선진출이 좌절된 바레인이 뜻밖에 이란을 꺾는 이변을 연출하는 바람에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다. 1994년 미국월드컵 당시 이라크가 일본과 비겨 한국이 행운을 잡았던 것과 비슷한 경우.

    주로 4-4-2전형을 사용하며 아시아 최고의 골키퍼인 모하메드 알 다에야가 지키는 골문이 든든하다. 한때 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나 새로운 공격 루트로 떠오르고 있는 오베이드 알 도사리와 압둘라 알 샤이한, 탈랄 알 메샬 등 젊은 선수들이 사우디아라비아의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언제든 수백만 달러를 주고 외국인 명장을 데려올 수 있는 재력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아시아축구의 정상권을 지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으며, 중동 축구 특유의 탄력을 앞세운 아기자기한 개인기가 돋보인다. 여기에 월드컵에 출전했던 노장과 신예들간 조화가 최대 강점.

    3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나서는 베테랑 사미 알 야베르를 비롯 오베이드 알 도사리와 압둘라 알 샤이한의 가공할 득점력이 기대된다.

    스타플레이어

    사미 알 야베르(울버햄튼 원더러스·잉글랜드), 170cm, 1972년 생. 1990년 처음으로 국가대표에 선발돼 1994년 미국월드컵 최종예선 이란전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4대3으로 이란을 격파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로써 사우디아라비아가 최초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고, 본선 두번째 경기였던 모로코전에서 선제 결승골을 넣어 첫승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는 남아공전에서 득점을 올리며 2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서 골을 기록한 최초의 아시아 선수가 됐다. 아시아 최고의 스트라이커 중 한 명으로 유연한 몸을 이용한 드리블과 골 결정력이 뛰어나다.

    # E조 아일랜드 IRELAND

    FIFA 랭킹: 18위 출전경력: 2회 최고성적: 1990년 8강 지역예선: 8승3무1패(유럽 2조 2위·이란과의 플레이오프에서 승리) 16강 가능성: ★★★★ 우승 가능성: ★★

    자물쇠 수비가 트레이드마크

    네덜란드를 꺾어 유럽 예선 최대의 이변을 일으킨 뒤 유럽2조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 아시아 예선 3위의 이란을 꺾고 본선에 진출한 ‘다크호스’.

    8년 만의 월드컵 본선을 준비하는 아일랜드는 플레이메이커 로이 킨을 중심으로 마크 킨셀라(찰턴 애슬레틱), 이언 하트(리즈 유나이티드) 케빈 킬베인(선더랜드) 등 득점력을 겸비한 미드필드진의 공격력이 막강하다.

    주로 쓰는 포메이션은 4-4-2. 공격에는 무서운 잠재력을 지닌 리즈 유나이티드의 로비 퀸과 데이미언 더프(블랙번 로버스), 데이빗 코놀리(윔블던) 등이 베테랑 미드필더들과 수준급의 팀워크를 이루고 있다.

    1990년, 1994년 월드컵 본선 9경기에서 경기당 0.78골만을 내준 아일랜드는 이번 유럽 예선 10경기와 플레이오프 2경기 등 12경기에서 단 6실점, 게임 평균 0.5점만 내주는 자물쇠 수비와 잉글랜드식 힘의 축구가 트레이드마크. 98프랑스월드컵 본선행에 실패한 후 한때 FIFA랭킹이 50위권 밖까지 곤두박질쳤지만 최근 전력이 상승해 선전이 기대된다.

    아일랜드가 16강에 오르기 위해서는 카메룬을 반드시 이겨야 한다. 독일전은 부담스럽고 사우디전은 우세가 예상되기 때문.

    아일랜드가 홈경기에 비해 원정경기에 약하다는 것이 변수.

    스타플레이어

    로이 킨(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180cm, 1971년 생. 강력한 수비로 중원을 장악하고 찬스가 생기면 어느새 공격에 가담해 슈팅을 날려대는 세계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 중 한 명. 대표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주장을 맡고 있으며 공수에 모두 능해 팀 공헌도가 매우 높은 만능선수다. 1994년 월드컵에 출전해 팀이 16강에 진출하는 데 한몫을 톡톡히 했다. 게임을 풀어가는 능력이 뛰어나고 강인한 정신력으로 동료들에게 존경받고 있다.

    FIFA 랭킹: 38위 출전경력: 4회 최고성적: 1990년 8강 지역예선: 6승1무1패(아프리카 A조 1위) 16강 가능성: ★★★★ 우승 가능성: ★★★

    16강에 근접한 아프리카 최강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 개막전에서 디에고 마라도나가 버티고 있는 아르헨티나를 꺾는 파란을 일으킨 아프리카 돌풍의 원조. 4회 연속이자 통산 5번째 본선에 올라 나이지리아와 아프리카의 맹주를 놓고 다투고 있다. 2000년에는 라이벌 나이지리아를 꺾고 아프리카네이션스컵에서 우승, 아프리카 최강을 과시한 데 이어 시드니올림픽에서도 정상에 올라 세계 축구팬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3-5-2를 기본전형으로 즐겨 사용하며 빠른 발을 지닌 양 윙백이 위력적. 음보마, 마크 비비엔 포(리용), 레이몽 칼라 등 장신임에도 스피드를 갖춘 선수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포워드 새뮤얼 에투(마요르카)도 주목할 만한 선수.

    현 FIFA 랭킹은 A매치(대표팀간 경기)를 자주 갖지 못해 38위로 처졌지만 전력은 유럽 상위권 못지않다는 분석이다.

    올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활약했던 새뮤얼 에투와 베르나르 추탕도 기대주로 꼽힌다.

    라이벌 나이지리아의 ‘슈퍼이글스’에 필적할 만한 ‘불굴의 사자들’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조편성으로 볼 때 카메룬은 아프리카팀 중 16강에 가장 근접해 있다.

    스타플레이어

    패트릭 음보마(파르마), 185cm, 1970년 생. 공격수로 스피드, 신장, 유연성을 고루 갖춘 카메룬 공격의 마침표.

    최종예선에서 4골을 기록한 아프리카 최고 공격수 중 하나. 2000시드니올림픽에서 카메룬이 금메달을 따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우람한 몸집과 달리 ‘그라운드의 여우’로 불릴 정도로 세밀한 플레이를 선보이며 상대 수비수를 괴롭힌다. 강력한 왼발 슈팅과 어떠한 상황에서도 골을 잡아내는 집념도 장점.

    하지만 지난 2001년 6월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는 실망스런 플레이로 관중들의 야유를 받았다.

    # F조 아르헨티나 ARGENTINA

    FIFA 랭킹: 2위 출전경력: 13회 최고성적: 1978년 1986년 우승 지역예선: 13승4무1패(남미 1위) 16강 가능성: ★★★★★ 우승 가능성: ★★★★★

    도박사들, 우승후보 1순위

    ‘과연 이들이 세계 최강일까.’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이자 자국 역사상 최강의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아르헨티나.

    3-5-2를 주로 사용하며 바티스투타를 비롯해 에르난 크레스포, 후안 베론, 아리엘 오르테가, 디에고 시메오네, 로베르토 아얄라, 하비에르 사비올라 등 다 거론할 수 없을 정도의 화려한 라인업으로 중무장하고 있다. 바로 전세계 축구팬들이 2002년 6월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이유다.

    특히 네 명의 공격형 미드필더들이 결정력 높은 스트라이커들을 향해 찔러 넣는 크로스패스와 스루패스는 가히 공포라고 할 만하다. 게다가 미드필더들 또한 높은 득점력을 갖추고 있어 수비수로서는 누구를 막아야 할지 고민스러울 정도. 최고의 스트라이커 바티스투타마저 주전경쟁에서 밀릴 수 있을 만큼 두터운 선수층은 아르헨티나의 최대 강점이다.

    이밖에 고질적 약점으로 꼽히던 골문도 튼튼해져 로베르토 보나노와 에르난 부르고스가 번갈아 철벽 방어를 펼치고 있다.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있는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의 지도력과 용병술 또한 뛰어나다.

    스타플레이어

    가브리엘 오마 바티스투타(AS 로마·이탈리아), 185cm, 1969년 생. 아르헨티나 축구 역사상 가장 폭발적인 스트라이커, 아니 세계축구 역사상 가장 훌륭한 공격수 중 하나로 기록될 ‘바티골’이 17세 때까지 농구선수였다면 믿겠는가.

    바티스투타는 1991년 이탈리아 세리에A 피오렌티나로 이적한 후 AS 로마에서 한시즌을 마치기까지 10시즌 중 20골 이상을 6번이나 기록했다. 13골 이하로는 내려가본 적이 없는 한마디로 ‘골-헝그리’ 스트라이커다. 이번 월드컵에서 6골을 추가할 경우 월드컵 역사상 최다 골 선수로 기록될 그는 이번 월드컵 이후 은퇴할 계획이다.

    # F조 나이지리아 NIGERIA

    FIFA 랭킹: 40위 출전경력: 2회 최고성적: 1994년 1998년 16강 지역예선: 5승1무2패(아프리카 B조1위) 16강 가능성: ★★★ 우승 가능성: ★★★

    검은 돌풍은 끝나지 않았다

    나이지리아의 본선행은 결코 쉽지 않았다. 역사상 최초의 월드컵 출전을 노리던 조지 웨아가 이끄는 라이베리아의 돌풍에 밀려 첫번째 대결에서 패배, 탈락 위기에까지 몰렸다.

    그러나 ‘슈퍼 이글스’의 저력은 대단했다. 본선 진출의 향방을 결정한 2차전에서 승리하더니, 마지막 경기에서 가나를 꺾으며 승점 1점차로 라이베리아를 제쳐 극적으로 본선에 진출했다.

    나이지리아는 4-4-2 포메이션을 주로 쓰며 많은 아프리카 팀의 특징인 빠른 스피드와 유연성을 살린 플레이가 무르익었다.

    양 풀백의 오버랩에 이어지는 197cm의 장신 은완코 카누의 헤딩슛은 상대팀의 경계 대상 1호.

    현재 FIFA랭킹은 40위지만 절정기였던 1994년 4월에는 브라질, 독일, 노르웨이, 스페인에 이어 5위에 오르는 등 한동안 10위권 안팎을 맴돈 아프리카의 맹주다.

    아프리카의 라이벌 카메룬처럼 유럽파가 주축. 수비수 트리보 웨스트를 비롯 은완코 카누, 티자니 바반지다 카리베 오지그웨, 조세프 요보 등 주전 대부분이 유럽의 빅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다. 나이지리아가 16강에 오르기 위해서는 스웨덴과 잉글랜드 중 한 팀을 반드시 이겨야 한다.

    스타플레이어

    은완코 카누(아스날·잉글랜드), 197cm, 1976년 생. 최종예선에서 부진을 거듭하며 조지 웨아의 라이베리아에 티켓을 빼앗기기 일보직전, 나이지리아의 자존심을 살리며 본선행을 결정지은 주역. 다급해진 나이지리아는 카누를 긴급 소환했고 이후 승승장구, 결국 막판 대역전으로 3회 연속 본선무대를 밟게 됐다.

    결국, ‘슈퍼이글스’의 수호신임을 다시 한번 입증한 셈.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아르헨티나와의 결승에서 그의 현란한 플레이를 지켜본 축구팬이라면 더욱 이해가 빠를 것이다.

    # F조 잉글랜드 ENGLAND

    FIFA 랭킹: 10위 출전경력: 10회 최고성적: 1966년 우승 지역예선: 5승2무1패(유럽 9조 1위) 16강 가능성: ★★★★ 우승 가능성: ★★★★

    ‘지옥’에 떨어진 축구종주국

    이번 월드컵 최종예선을 통틀어 가장 주목받은 팀을 꼽는 데 잉글랜드를 빼놓을 수 없다. 1998년에는 아르헨티나에 패해 8강진출이 좌절됐고, 유로2000에서도 예선탈락해 독일과 함께 ‘이빨 빠진 호랑이’ 신세로 전락한 잉글랜드. 결국 종주국의 자존심을 버리고 스웨덴 출신의 에릭손 감독을 영입하면서 같은 처지인 독일을 대파, 막판 역전드라마를 연출했다.

    에릭손 감독은 4-4-2를 기본으로 젊은 선수들을 중용하고 있는 것이 특징. 리오 퍼디난드(리즈 유나이티드), 웨스 브라운(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이 잉글랜드 수비의 미래로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리버풀 3총사인 21세의 동갑내기 스티븐 제라드, 마이클 오언 그리고 188cm의 장신 공격수 에밀 헤스키가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여기에 베컴, 스티브 맥마나만(레알 마드리드), 솔 캠벨(아스날), 폴 스콜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경험 많은 선수들과의 조화는 그들의 목표가 우승이라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잉글랜드가 팬들을 만족시키는 경기내용으로 극성스런 훌리건의 난동을 자제할 수 있을 지도 관심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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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빗 베컴(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183cm, 1975년 생. 프리킥밖에 찰 줄 모르는 선수, 반쪽선수라는 혹평을 달고 다니면서도 해마다 오프시즌만 되면 세계 유수의 명문클럽들이 영입을 노리며 뛰어다니게 만드는 매력덩어리.

    그간 덜 다듬어진 면이 없지 않았지만 최근 대표팀 주장을 맡으며 진정한 리더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지난 10월6일 그리스전에서는 극적인 동점 프리킥 골을 작렬, 잉글랜드를 본선에 직행시켰다.

    골키퍼가 도저히 손댈 수 없는 골문 구석에 꽂아 넣는 프리킥과 공격수 앞으로 딱 떨어뜨리는 크로스 패스가 세계최고 수준.

    # F조 스웨덴 SWEDEN

    FIFA 랭킹: 16위 출전경력: 9회 최고성적: 1958년 준우승 지역예선: 8승2무(유럽 4조 1위) 16강 가능성: ★★★★ 우승 가능성: ★★★

    수비축구로 ‘지옥탈출’노린다

    94미국월드컵 4강 이후 8년 만에 월드컵 무대에 복귀한 스웨덴은 FC 바르셀로나 소속의 장신 수비수 파트릭 안데르손이 리드하는 4-4-2 시스템을 즐겨쓴다. 스웨덴 수비의 핵 안데르손과 슈테판 슈바르츠가 지휘하는 허리에서의 강력한 압박은 최종예선 10경기에서 단 3골만 허용하는 안정된 모습을 보여줬다.

    빠른 발을 갖춘 왼쪽 미드필더 프레드릭 융베르그(아스날)와 라르손에 이은 공격도 수비 못지않은 위력을 과시한다. 특히 라르손은 2002월드컵 유럽지역 4조예선 9경기에서 7골을 넣어 스웨덴의 무패행진(7승2무)을 이끌었다. 또 스코틀랜드 프로리그 2000∼2001시즌에서는 무려 53골을 뽑아내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193cm의 장신 공격수 케네트 안데르손이 은퇴했지만 최종예선 동안 새로운 공격루트로 자리잡은 마르쿠스 알바크의 약진이 공백을 훌륭히 메우고 있다. 여기에 홈과 어웨이의 승률에 별 차이가 없는 점도 본선에서 강점으로 나타날 수 있다.

    토미 소더베리 감독의 지휘 아래 팀을 재정비, 옛 영광의 재현을 꿈꾸고 있는 스웨덴이 ‘죽음의 조’ F조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두고볼 일이다.

    스타플레이어

    헨릭 라르손(글래스고 셀틱·스코틀랜드), 178cm, 1971년 생.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라르손은 1990년대 중반부터 유럽 최고의 공격수 대열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1999년 종아리뼈가 부러지는 중상으로 선수생활을 그만둘 위기에 처한다. ‘이렇게 주저앉을 수는 없는 법’. 지난 시즌 유럽리그 최다 득점인 34골을 꽂아 넣으며 재기에 성공, 스웨덴 대표팀에 복귀했다. 순간 스피드를 이용한 돌파에 이은 정확한 슈팅이 장기. 여기에 현란한 드리블, 위력적인 프리킥, 패스능력까지 갖춰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손색이 없다.

    FIFA 랭킹: 6위 출전경력: 14회 최고성적: 1934년 1938년 1982년 우승 지역예선: 6승2무(유럽 8조 1위) 16강 가능성: ★★★★★ 우승 가능성: ★★★★

    행운의 조추첨, 4강까지 무난

    그들만의 특별한 파란색 셔츠가 생각나는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는 영원한 리더 파올로 말디니(AC 밀란), 알레산드로 네스타(라치오), 파비오 칸나바로(파르마)를 중심으로 한 이른바 ‘카테나치오(catenaccio·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와 3명의 중앙 미드필더가 일자형태를 유지하며 수비라인을 포함한 여러 개의 벽을 만드는 것)’로 알려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수비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명성이 견고한 수비로만 만들어진 것일까. 물론 아니다. 올해의 유럽선수상을 노리고 있는 프란체스코 토티(AS 로마)와 최종예선에서 최다골을 기록한 필리포 인자기(AC 밀란), 비에리, 알레산드로 델 피에로(유벤투스) 등 이름만 들어도 고개를 끄덕일 화려한 공격수들이 포진해 있다.

    프랑스와 아르헨티나에 밀려 관심의 대상에서 조금은 멀어졌지만 이들이 강력한 우승후보임은 자명하다. 유난히도 그들을 외면하는 승부차기까지만 가지 않는다면 그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이탈리아는 조추첨에서 행운을 잡았다. 4강까지 이탈리아를 위협할 만한 팀은 없다. 그래서 이탈리아가 결승에 오른다면 4번째 우승을 차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스타플레이어

    크리스티안 비에리(인터 밀란·이탈리아), 185cm, 1973년 생. 복싱선수 출신으로 건장한 체격에 파워 넘치는 킥, 탁월한 골 결정력, 점프력을 이용한 날카로운 헤딩능력을 지닌 대형 스트라이커.

    16세 때부터 프로생활을 시작했지만 정작 세계에 알려진 것은 지난 1998년 프랑스월드컵 본선이다. 프랑스와의 8강전을 제외하고 4경기에서 5득점, 당시 주포 델피에로를 제치고 이탈리아의 득점원으로 떠올랐다. 부상의 후유증을 떨치고 하루빨리 제 기량을 찾는 것이 그의 최대 숙제.

    # G조 에콰도르 ECUADOR

    FIFA 랭킹: 37위 출전경력: 첫 출전 최고성적: 첫 출전 지역예선: 9승4무5패(남미 2위) 16강 가능성: ★★★ 우승 가능성: ★

    원정경기 약점 극복이 관건

    초반 에콰도르의 승률은 5할 정도로 그리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중반 이후 해발 2900m의 고지대에 위치한 홈구장의 덕을 보며 남미 예선 2위로 본선에 진출하는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았다.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 콜롬비아 출신 에르난 고메즈 감독을 영입해 승부수를 띄웠던 에콰도르는 아이러니컬하게도 콜롬비아를 밀어내고 역사적인 월드컵 첫 진출을 달성했다.

    에콰도르는 이번 최종예선의 선전으로 FIFA 랭킹이 71위에서 34계단 뛰어 37위까지 올라갔다.

    4-4-2를 주로 쓰며 득점력 있는 미드필더 아기나가가 스페인 셀타 비고 소속의 공격수 델가도를 도와 위협적인 공격을 주도한다. 원정경기의 승률이 너무 낮은 탓에 낮은 점수를 주는 전문가들이 많지만 공격력만큼은 무시할 수 없다.

    델가도와 투톱을 맡고 있는 카비에데스는 본선직행 티켓이 걸린 우루과이 전에서 후반 천금 같은 헤딩 동점골을 넣어 월드컵을 빛낼 스타로 자리 매김했다. 하지만 고지대의 이점 없이도 수비진이 제몫을 해낼지가 관건. 최종예선 20실점 중 15골을 원정에서 허용했다는 점은 다시 한번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대목.

    스타플레이어

    어거스틴 델가도(사우스 햄튼·잉글랜드), 187cm, 1974년 생. 수비수로 프로선수 생활을 시작한 그는 재능이 없다는 주위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공격수가 되겠다는 신념을 버리지 않았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 예선에서 고배를 마시고 난 4년 후, 그는 브라질에 충격의 1패를 안기는 결승골을 터뜨렸고, 파라과이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는 2골을 넣었다. 팀이 득점한 23골 중 9골이 그의 몫. 위치감각이 뛰어나 의외의 지역에서 재치있는 골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일품.

    # G조 크로아티아 CROATIA

    FIFA 랭킹: 19위 출전경력: 1회 최고성적: 1998년 4강 지역예선: 5승3무1패(유럽 6조 1위) 16강 가능성: ★★★★ 우승 가능성: ★★★

    프랑스월드컵 3위에 오른 복병

    1998년 프랑스월드컵 당시 크로아티아는 스피드 있는 로베르트 야르니(라스 팔마스)와 마리오 스타니치(첼시)를 좌우풀백으로 활용하는 3-5-2 포메이션으로 공수 양면에서 짭짤한 효과를 보았다.

    이번 최종예선에서는 이고르 투도르(유벤투스), 다리오 시미치(인터 밀란), 로베르트 코바치(바이에른 뮌헨), 이고르 스티마치(헤듀크 스플릿) 등 급성장한 젊은 수비수들이 단 2골만을 허용했다.

    98프랑스월드컵 멤버인 즈보니미르 솔도(슈투트가르트)와 로베르트 프로시네츠키(포츠머스)가 중앙을 지키고 있는 반면 유능한 신예 미드필더 자원이 부족한 것이 흠.

    팀이 최종예선에서 넣은 15골 중 9골을 합작한 발라반과 다보르 부그리네치(레체), 알렌 복시치(미들스브로) 등 3명이 믿을 만한 공격수들이다.

    크로아티아 투톱의 한 축인 복시치는 본선 직행 최대 걸림돌이었던 벨기에 전에서 후반 결승골을 터뜨려 노련함을 뽐냈고, 발라반은 라트비아 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해 수케르를 제치고 간판 골잡이로 등장했다. 크로아티아는 조별예선보다도 16강전이 중요하다. 조2위가 될 경우 D조 1위가 유력한 포르투갈과 싸워야 한다.

    스타플레이어

    보스코 발라반(아스톤 빌라·잉글랜드), 180cm, 1978년 생. 월드컵 최종예선을 통해 세계 축구팬들에게 이름을 알린 그는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크로아티아의 디나모 자그레브 소속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지난 3월 라트비아전 해트트릭을 비롯해 팀내 최다골을 넣으며 맹활약하자 아스톤 빌라의 러브콜을 받고 이적했다. 볼처리 능력이 뛰어나고 재빠른 순간동작에 이은 골 결정력을 갖추고 있다. 2001년 11월10일 한국과의 평가전 후반에 잠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 G조 멕시코 MEXICO

    FIFA 랭킹: 9위 출전경력: 11회 최고성적: 1970년 1986년 8강 지역예선: 5승2무3패(북중미 2위) 16강 가능성: ★★★ 우승 가능성: ★

    흔들리는 북중미의 맹주

    월드컵 예선 동안 3명의 감독을 바꾸는 홍역을 치른 북중미 전통의 강호 멕시코는 최종예선 초반 5경기에서 1승1무3패라는 ‘위험한’ 성적을 내며 자국민들을 분노케 했다. 지난 수십년간 지켜온 북중미의 맹주자리를 미국에 넘겨주는 것이 아니냐는 섣부른 예측도 나왔다.

    결국 스페인에서 뛰고 있는 블랑코, 팔렌시아 등 국가대표 공격수들을 총동원하는 최후의 수단을 동원, 마지막 5경기를 4승1무로 끝내며 어렵게 본선에 진출했다.

    3-4-3을 주로 사용하는 멕시코는 수비에 A매치 최다 출장기록을 갖고 있는 클라우디오 수아레스와 공격에 루이스 에르난데스, 프란시스코 팔렌시아, 헤수스 아레야노 등 98프랑스월드컵 멤버들이 건재하다. 특히 노장 블랑코는 예선 5경기에서 4골을 몰아치며 아직도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여기에 라파엘 마르케스, 하레드 보르게티 등 새 얼굴이 조화를 이루고 최종예선 막바지에 안정감을 되찾아 블랑코의 복귀만 확실하다면 16강진출도 바라볼 만하다. 멕시코가 16강에 오르려면 이탈리아나 크로아티아를 잡아야 한다. 전성기를 지난 노장들의 활약여부가 최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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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콰어테이목 블랑코(레알 바야돌리드·스페인), 177cm, 1973년 생. 98프랑스월드컵 한국전에서 다리 사이에 공을 끼운 채 점프 해 수비를 여러 번 따돌려 한 방송 캐스터가 “아∼ 저 짓을 자주 하네요!”라며 광분하게 만들었던 주인공이다.

    본선 진출권을 놓고 다툰 온두라스 전에서 2골을 넣으며 멕시코를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현재 멕시코축구협회의 부당한 처사에 반발,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상태. 하지만 그의 타고난 리더십과 끈질긴 승부욕은 멕시코에 꼭 필요한 전력이다.

    # H조 일본 JAPAN

    FIFA 랭킹: 35위 출전경력: 1회 최고성적: 1998년 3패로 예선탈락 지역예선: 개최국으로 자동진출 16강 가능성: ★★★ 우승 가능성: ★

    아시아 한계 뛰어넘은 신흥강호

    축구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와 선수육성의 결과, 불과 5년 사이 아시아 정상을 넘어 세계수준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98프랑스월드컵 당시만 해도 포백시스템을 기초로 브라질식 축구를 접목하려 해 그다지 매끄럽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은 엄청난 미드필더 자원을 바탕으로 트루시에식 3-5-2를 완성시켜가고 있다. 유럽, 남미에 비해 열세인 신체적 조건을 탄탄한 팀워크로 극복하고 있는데 높은 패스 정확도가 위력을 더한다.

    대표팀의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선수들의 해외진출도 잦아지고 있는 것은 당연한 결과. 얼마전 잉글랜드 포츠머스로 이적한 골키퍼 가와구치를 비롯, 아스날의 이나모토, 볼튼의 니시자와, 아르헨티나 보카 주니어스의 다카하라 등이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

    일본은 얼마전 브라질 출신의 미드필더 알렉스를 귀화시킴으로서 다시 한번 아시아의 정상은 물론 세계의 문을 노크할 태세를 갖췄다. 조 편성마저 “하늘이 도왔다”고 기뻐하는 일본의 목표는 16강을 넘어 8강에 이은 4강 진출이다. 하지만 일본이 자신할 만큼 상대팀의 전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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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카타 히데토시(파르마·이탈리아), 175cm, 1977년 생. 미우라 가즈요시가 현대 일본축구의 1세대라면 나카타는 신세대 일본축구의 1세대라 할 만하다. 1997년 불과 20세에 국가대표에 선발돼 98프랑스월드컵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그해 이탈리아 세리에 A페루자로 진출했다. 그의 플레이는 어린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었고 이는 전체 축구수준의 향상으로 이어졌다. 재치있는 패스와 탁월한 플레이메이킹 능력은 일본이 이번 월드컵에서 8강에 진출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FIFA 랭킹: 20위 출전경력: 10회 최고성적: 1986년 4강 지역예선: 7승2무1패(유럽 6조 2위·체코와의 플레이오프에서 승리) 16강 가능성: ★★★ 우승 가능성: ★★

    ‘붉은악마’의 원조

    ‘붉은악마’의 원조. 그다지 화려하지도 않고 특출난 스타와의 인연도 없지만 잡초 같은 끈끈한 생명력으로 명맥을 유지하는 유럽의 감초다.

    우리와의 인연도 예사롭지 않다. 1990년 대회 땐 0대2로 완패했고, 1998년 대회에선 우세를 보이고도 1대1 무승부를 기록. 한국이 조금만 집중력을 보였다면 아마도 본선 첫 승의 제물이 될 수 있었던 팀이다.

    플레이오프에서 예상을 깨고 체코를 격파, 본선에 합류했다. 4-4-2 포메이션을 주로 사용하고 빌모츠 로콘다 음펜자와 함께 샬케 3총사 중 하나인 레프트백 니코 반 케르크호벤(샬케04)의 오버랩에 의한 활발한 공격가담이 위협적이다.

    잦은 부상에 시달리긴 하지만 뛰어난 공격력을 지닌 190cm의 장신 포워드 브랜코 스트루파(더비 카운티)도 무시할 수 없다.

    벨기에의 최대강점은 노장과 신예의 적절한 조화. 로베르 와세이지 감독은 98프랑스월드컵에서 경험을 쌓은 포백 라인은 그대로 재신임하는 한편 당시 올리베이라와 시포가 이끌던 공격진을 퇴출시켰다. 중원은 게르트 베르헤옌과 음보 음펜자가 책임진다.

    객관적 전력상 벨기에는 일본보다 한수 위다. 하지만 일본은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고 싸운다. 벨기에가 16강진출을 자신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스타플레이어

    마크 빌모츠(샬케04·독일), 183cm, 1969년 생. 98프랑스월드컵 한국전에 출전했던 패싱력과 슈팅력을 갖춘 플레이메이커로 공수 조율능력이 뛰어나다. 최종예선 8경기 중 6경기에서 골을 뽑는 등 노련한 플레이로 벨기에의 2라운드 진출을 책임질 주인공.

    플레이오프 체코와의 2차전에서 경기종료 3분을 남기고 쐐기를 박는 페널티킥 골을 성공시키며 벨기에 국민을 열광시켰다.

    # H조 러시아 RUSSIA

    FIFA 랭킹: 22위 출전경력: 7회 최고성적: 1958년 1962년 1966년 1982년 8강 지역예선: 7승2무1패(유럽 1조 1위) 16강 가능성: ★★★★ 우승 가능성: ★★★

    8년 만에 ‘명가재건’도전

    구소련 해체 이후 내리막을 걷던 러시아가 되살아나고 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4-4-2를 주로 사용했으나 3-5-2시스템으로의 변환이 성공적이다. 우리와는 88서울올림픽 우승을 이끈 아나톨리 비쇼베츠 감독이 96애틀랜타올림픽 때 한국대표팀 감독을 맡아 남 모를 애정이 가는 팀.

    강력한 수비와 탄탄한 조직력, 특히 미드필드가 강점이다. 뚜렷한 슈퍼스타가 없다는 점이 오히려 탄탄한 조직력을 만들었다.

    스피드와 패스, 슈팅 등 3박자를 갖춘 3명의 공격형 미드필더인 알렉산드레 모스토보이, 발레리 카르핀(이상 셀타 비고), 블라디미르 베샤스트니흐(스파르탁 모스크바)의 파괴력이 압권이다. 유럽 예선 1조에서 팀내 최다인 7골을 기록하며 잠자던 러시아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 베샤스트니흐(스파르타크 모스크바)가 공격의 선봉.

    A매치 59경기에서 23골을 기록중인 베샤스트니흐는 폭발적인 스피드와 제공권이 좋고, 젊은 스트라이커 예고르 티토프 역시 출격 명령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

    감독은 지난 1994∼96년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다가 경질된 올레그 로만체프가 3년 만에 복귀, 구 소련의 ‘명가재건’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스타플레이어

    빅터 오노프코(레알 오비에도·스페인), 189cm, 1969년 생. 우크라이나 출신으로 러시아 국가대표팀의 수비를 총 지휘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이번이 두번째 월드컵 출전으로 지난 1994년 이후 8년 만이다.

    가장 많은 경기경험으로 러시아팀의 둘도 없는 정신적 리더. 최종예선 내내 겉으로 드러나진 않았지만 그의 뛰어난 활약 덕에 러시아는 본선에 직행할 수 있었다.

    스피드는 빠르지 않지만 장신에다 점프력을 이용한 제공권 장악이 돋보이고 대인마크에 능하다.

    # H조 튀니지 TUNISIA

    FIFA 랭킹: 28위 출전경력: 2회 최고성적: 1978년 1승1무1패로 예선탈락 지역예선: 6승2무(아프리카 D조 1위) 16강 가능성: ★★ 우승 가능성: ★

    국내파 중심의 조직력이 강점

    아프리카 국가 중 가장 높은 FIFA 랭킹이 말해주듯 튀니지의 기세가 무섭다. 지난해 아프리카네이션스컵 4위를 차지하는 등 1970년대에 이어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이로써 그간 아프리카에서조차 중위권으로 분류됐던 설움에 마침표를 찍었다. 최종예선 최다인 23골을 폭발시키며 1998년에 이어 2회 연속 월드컵에 진출했다.

    4-4-2 포메이션을 주로 쓰며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하는 공격형 미드필더 주비어 바야, 젊은 신예 공격수 알리 지투니와 이메드 음하드비가 공격을 책임지고 있다.

    베테랑 수비수 사미 트라벨시가 이끄는 스리백 라인은 98프랑스월드컵에 이어 여전히 건재하다. 수비수 칼레드 바드라는 공격가담이 많아 수시로 상대의 허를 찌른다.

    여느 나라와 달리 튀니지는 주전 대부분이 유럽파가 아닌 국내파로 이루어져 있다. 상대가 긴장할 요주의 인물이 없어 편한 상대로 비하될 우려도 있지만, 그만큼 전력노출이 되지 않았다는 방증.

    프랑스 출신의 앙리 미셸 감독은 1994년과 1998년 각각 카메룬과 모로코 감독으로 월드컵 본선에 참가한 적이 있어 서로 다른 아프리카 팀으로 세 번째 월드컵에 참가하는 이색기록을 세울 듯하다.

    스타플레이어

    아델 셀리미(프라이부르크·독일), 180cm, 1972년 생. 셀리미는 10세 때부터 클럽축구 선수생활을 시작해 현재까지 튀니지 최고의 공격수로 자리잡고 있다.

    98프랑스월드컵 예선에서 4골을 넣으며 튀니지를 20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올려놓았다. 이번 최종예선에서는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지만 주장인 골키퍼 초크리 엘 와에루와 함께 팀의 정신적 리더 노릇을 했다.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고 킥력 및 득점력이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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