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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변혁의 교육현장 10 ㅣ서울여자 대학교

IT·인성·외국어로 무장한 ‘작지만 강한’ 대학

  • 곽대중 < 자유기고가 >

IT·인성·외국어로 무장한 ‘작지만 강한’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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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현미(盧賢美·20)양은 “바롬교육을 통해 다른 사람과 함께 사회를 살아가는 법을 배웠다”면서 “특히 ‘멀리보기’ 수업에서 남보다 앞선 미래지향적 사고를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바롬교육Ⅱ는 2학년 과정으로 ‘사회를 깨운다’는 주제로 진행된다. 이 과정은 합숙(合宿)은 하지 않으며, 한 학기동안 각종 주제에 대해 정보수집 및 조사 분석, 트렌드를 분석하고 사회 변화의 흐름에 대해 배우는 것을 목표로 한다.

1학년 과정에서 깨운 ‘나’를 ‘사회’로 옮겨가는 과정이다. 바롬교육Ⅱ의 소재는 다양하다. 정치, 사회, 경제, 문화, 환경, 기술 등 사회 전 분야를 망라해 각 팀별로 소재가 주어진다.

아동학과 00학번 배송희(裵頌熙·21)양은 환경학과, 사회사업학과 등 5명의 다른 학과 학생과 한 팀을 이뤄 한 학기 동안 환경문제를 심도있게 다뤘다. 팀 이름은 ‘Green조’. 주로 연구한 분야는 ‘아동천식’과 ‘일회용품 사용의 문제점’이었다. 배양은 “각기 다른 학문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모여 하나의 주제를 다양한 관점에서 서로 논의하고 협력해 해결하는 방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교내 곳곳에서 각종 설문조사를 벌이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바롬교육Ⅱ 각 팀들이 하는 설문조사인데, 학생들은 이러한 설문조사가 일상이 되어서인지 대부분 자연스럽게 응하는 분위기였다.



배양이 속한 ‘Green조’도 왜 일회용품을 사용하는지, 일회용품의 대체품이 생긴다면 이용할 것인지에 대해 학생과 교수 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그리고 교내 화장실 곳곳에 ‘학교 휴지도 우리의 재산입니다’는 표어를 붙이고 자판기 컵 회수함을 만들어 설치, 배우고 익힌 것을 실천했다.



‘미래를 깨운다’는 주제로 진행되는 바롬교육Ⅲ는 3학년을 대상으로 한다. 이 과정은 2주 동안 생활관에서 공동체 생활을 해야 한다. 바롬교육센터의 8, 9, 10층은 3학년들의 생활관이다. 바롬교육Ⅰ생활관에는 없는 취사시설이 갖춰져 있다.

바롬교육Ⅲ 과정은 식사를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한 방에 3명씩 집마다 9명이 생활하게 되는데, 식사시간이면 밥짓는 구수한 냄새가 퍼진다. 식사 준비하랴, 수업 준비하랴 생활관 8, 9, 10층의 아침은 무척 분주하다.

바롬교육Ⅲ 기간중엔 간단한 요리법과 분리수거 등 생활에 필요한 지식도 익히게 된다. 그래서 학생들은 바롬교육Ⅲ를 ‘실습과정’이라고 부른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곧바로 맞딱뜨릴 상황을 미리 체험하게 하는 교육인 것이다. 예비 신부수업을 받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들 수도 있지만 센터 관리주임 박혜화(朴惠華·26)씨는 “절대로 신부수업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결혼생활과 직장생활을 병행하는 것은 이제 보편적 흐름이다. 자취를 해보지 해보지 않은 학생들의 경우 과연 이 두 가지를 병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 바롬교육Ⅲ는 짧은 기간이나마 이를 극복하는 계기가 되도록 하고 있다. 효과적으로 ‘시간자원’을 관리하도록 하는 과정이다.”

바롬교육Ⅲ의 특징적인 프로그램 중 또 다른 하나가 ‘참 만남 프로그램’. ‘집집’마다 평소에 만나고 싶었던 사람을 초청하여 이야기를 듣는 프로그램으로, 강사 선정 및 섭외는 학생들이 한다.

만남의 장소는 각 집의 거실. 초대한 사람이 오는 날엔 대접할 음식을 장만하고, 방과 부엌 욕실을 깨끗하게 청소한다. 현관엔 환영 플래카드를 걸고, 오색풍선으로 장식한다. 더 유명한 강사를 초대해 오기 위한 학생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아나운서 손미나, 개그맨 신동엽, 만화가 박광수, 미용사 박준 등 다양한 직종에서 활동하는 인물들이 초대되었다.

아나운서나 MC를 지망하는 학생이 많은 집에서는 손미나씨를 초청했고, 언론영상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화려한 스크린 뒤에 숨어 있는 연예인들의 진솔한 얘기를 듣고 싶어 신동엽씨를 초청했다. 성교육을 위해 산부인과 의사를 초청하기도 하고, 정치인을 초청해 한국정치인들의 문제점을 듣기도 한다.

만화가 박광수씨를 섭외하기 위해 직접 찾아갔던 김상은(25)씨는 “바쁜 스케줄에도 아무런 조건 없이 단 9명의 학생들을 위해 선뜻 초대에 응해줘 놀랐다”며 “단순한 섭외였지만 뭐든지 부딪쳐 개척하면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박광수씨는 닭고기 샐러드와 스파게티를 대접받고 만화와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후, 학생들을 격려하는 뜻에서 만화를 그려주고 돌아갔다.

바롬교육Ⅲ에는 이밖에도 진로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상담하는 ‘진로길라잡이’, 특정한 주제를 정해 놓고 장시간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습득하는 ‘TALK TALK’, 2주간의 경험을 A4 용지 두 장 분량의 신문기사로 정리, ‘바롬신문’이란 제목으로 출판하는 ‘하나 되는 우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 마지막에는 2주간의 교육을 정리하는 발표회 형식의 ‘우리모두 여기에’가 열린다.

94학번 박혜화씨는 “서울여대인들은 학교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히 높다”며 “‘바롬교육’ 과정에서 학교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커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바롬교육센터를 ‘마법의 성(城)’이라고 부른다. 닫혔던 마음의 문이 열리고 애교심이 부쩍 높아진다는 뜻에서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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