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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美·日·中·러 스파이전력 총점검

  • 최영재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cyj@donga.com

서울의 美·日·中·러 스파이전력 총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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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 정동 대사관은 이미 지난 2001년 9월30일자로 국내의 삼성물산이 뼈대와 골조 공사를 끝냈다. 이 기간에도 러시아 보안담당관은 시멘트 버무리는 것까지 옆에서 감시했다. 9월30일 이후에는 한국인 직원은 들이지 않고, 러시아 본국에서 파견 나온 직원이 공사를 하고 있는데도, 본국에서 온 보안요원 10명이 건물에 들어가는 시멘트, 돌, 철근 등 모든 자재를 일일이 검색대를 통과시킨 후 들여보내고 있다. 미국 CIA는 건축 자재공장까지 스파이를 침투시켜 재료 자체에 도청 장치를 설치하는 실력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러시아대사관 공사 현장은 외국인 출입금지다. 통역이 필요하면 보안담당자가 곁에 붙어 데리고 들어간다. 최근 러시아대사관에서는 의미있는 변화가 일어났다. 직원을 북한전문가로 대거 교체한 것이다.

지난 1월2일 부임한 미나이예프 정무참사관과 무관부의 니키프로프 참사관, 부산 총영사관의 마체고라 영사는 모두 북한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북한전문가다. 이들은 모두 한국에 오기 직전까지 북한에서 근무했다. 과거 러시아는 북한 근무자를 한국에 보낼 때 본국에 불렀다가 일정 기간 복무시킨 뒤에 파견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북한전문가를 동시다발적으로 투입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 주한러시아대사관 관계자는 “러시아는 벌써 한반도 통일 이후를 대비하고 있다. 그래서 한반도 전문가를 남북한에 동시다발적으로 파견하고 있는 것이다. 또 현재 한반도에 관한 러시아의 가장 큰 관심사는 한반도 횡단 철도와 시베리아 철도를 연결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정보요원들은 주한 우크라이나·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벨라루스 대사관 등 독립국가연합(CIS) 출신 정보원들과 긴밀히 정보를 교류한다. 이들은 일반 외교관들과 달리 과거 KGB 교육을 같이 받았기 때문에 끈끈한 정이 남아 있는 것이다. 이들은 정기적으로 한강 둔치에서 축구시합을 벌이는데, 유니폼을 맞춰 입고 모두 러시아어를 사용한다. 이때의 호칭은 지금은 쓰지 않는 소련 시절 말인 ‘따바리시(동무라는 뜻)’다.



러시아의 정보 역량을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서울에서 벌어지는 미·러간의 정보전이다. 두 나라 사이의 신경전은 현재까지 미8군이 러시아외교관에게 미군부대 차량출입증인 ‘데칼’을 공식 발급하지 않는 사실을 보더라도 알 수 있다. 러시아는 여러 통로로 미군측 정보를 캐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 정보 관계자는 “주한 미군 클럽에서 일하는 러시아 여종업원이 의도적으로 미군장교에게 접근하는 경우가 잦다. 미국 정보기관은 이를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측의 시도가 사전에 들통난 사례도 있었다. 한 흑인 미군여자하사관이 한국어 수업을 듣는데, 주한러시아대사관 무관이 같이 수업을 들으며 접촉을 시도했다는 것이다. 이를 알아차린 미국측이 러시아측에 항의하려고 하자, 러시아측에서 미리 알고 해당 무관이 귀국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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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재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c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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