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칼튼의 독특한 서비스 상품은 앞서 말한 권한이임과 철저한 개별서비스로 대별된다. 개별서비스란 고객이 리츠칼튼 호텔을 방문할 때 그 고객의 취향과 기호를 파악해 기록으로 남겨 공유함으로써 고객이 전세계의 어느 리츠칼튼 호텔이라도 다시 찾게 되면 직원들이 그 고객의 데이터에 입각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리츠칼튼은 세계에서 단골을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는 호텔로 손꼽힌다.
또한 상위 5% 안에 드는 고급 손님들을 확보하기 위해 품격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신 다른 고객에게 피해를 주는 언행에 대해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반바지 차림으로 식당을 어슬렁거린다든지 라운지나 바에서 큰소리로 떠들거나 눈살을 찌푸리는 행동을 하는 손님은 주의를 받게 되고 심하면 쫓겨나기까지 한다.─호텔 관계자의 설명.
“이런 조치에 대해 초기에는 특히 내국인 손님들 가운데 반발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외국의 수준높은 호텔문화에 낯선 분들이 많았으니까요. 이 때문에 갈등도 많았습니다. 단기적인 이익을 좇으려면 우리 현실을 감안해 융통성을 발휘해야 했지만, 장기적 이익과 리츠칼튼의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당장은 걱정스럽더라도 그런 원칙을 고수해 가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우려는 오래 가지 못했다. 품격 높은 서비스를 원하는 내·외국인들에게 입소문이 나면서 리츠칼튼 서울은 개장 1년 만인 1996년 객실점유율 1위를 기록, 업계를 놀라게 했다. 1997년에는 국내 유수의 호텔인 인터콘티넨탈, 신라, 하얏트 등을 제치고 객실당 수익률에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리츠칼튼의 객실료는 업계 최고 수준을 지향한다. 하지만 객실 이용객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외국인 고객들로부터 객실료가 비싸다는 불평을 들은 적은 없다. 인테리어와 집기, 소품 등을 일류 제품으로 들여놓았기 때문이다. 하룻밤 숙박료가 34만원인 스탠더드 룸의 경우 일회용 세면도구들이 모두 최고급품인 ‘불가리’ 제품이다. 하우스키핑을 담당하는 한 직원은 “쓰고 남은 세면도구를 그냥 놔두고 가는 손님은 드물다”고 말한다. 투숙객은 역시 업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피트니스센터와 수영장, 비즈니스클럽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객실 이용객이 주로 외국인인데 비해 식당 등 부대시설에서는 내국인 고객이 압도적이다. 특히 중국식당 ‘취홍’과 지하 2층에 있는 커피숍은 늘 자리를 잡기 어려울 만큼 만원이다. 이 호텔의 단골이라는 한 손님은 “철따라, 혹은 매년 개·보수를 철저히 하기 때문에 항상 새롭고 고급스런 느낌을 유지해서 좋다”고 칭찬한다.
리츠칼튼이 할리우드 스타들이 가장 묵고 싶어하는 호텔로 해마다 선정되는 것도 이처럼 품격 높은 호텔문화 때문이다. 리츠칼튼은 브루스 윌리스, 머라이어 캐리, 루치아노 파파로티, 마이클 볼튼, 아놀드 슈왈츠제네거, 알랭 들롱 등 세계적인 스타들이 묵고 간 호텔로 평판이 높다. 하지만 강남에 위치해 있어 청와대로 가려면 다리를 건너야 하는 보안상의 문제 때문에 국빈급 고객을 많이 유치하기 어렵다는 핸디캡도 있다. 그런 사정에도 불구하고 그간 이탈리아 수상과 룩셈부르크 총리 등은 방한했을 때 리츠칼튼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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