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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인이 전한 일본 가면극 원산지는 페르시아

한국 초연 앞둔 진기악

  • 김지욱 < 진기악 한국 공연 추진위원회 간사 >

백제인이 전한 일본 가면극 원산지는 페르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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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훈초’의 기록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등장 인물은 치도(治道). 길놀이를 담당하는 배역으로, 불사(佛事) 의식의 행렬에 창을 들고 선두에 가며 길의 부정(不淨)을 씻는 역할을 담당했다. 이 명칭은 한국의 전통 행렬 구성에서 ‘길치도’ ‘도가(導駕)’ 등의 형태로 남아있다.

치도는 기악이 성행하던 나라(奈良)에 있던 여러 절의 자재장(資材帳)에 나오는데 “한 사람 혹은 두 사람이 번이나 마편을 잡는다(一人 或 二人 持 幡, 麻鞭)”라고 씌어있다. 이 마편은 구나(驅儺) 때 쓰이는 것이므로, 치도는 벽사(邪)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기악에는 치도 외에도 사자(獅子), 사자아(獅子兒, 2명), 오공(吳公), 오녀(吳女), 금강(金剛), 역사(力士), 곤륜(崑崙), 바라문(婆羅門), 태고부(太孤父), 태고아(太孤兒, 2명), 취호왕(醉胡王), 취호종(醉胡從, 8명) 등이 등장한다.

오공은 오나라의 귀공자 또는 왕을 지칭한다. 오공의 극중 역할은 극 전체를 이끌어 가는 리더 역할이며, 백제인 미마지가 중국의 오나라에서 기악을 배워왔다는 ‘일본서기’의 기록으로 미루어볼 때 기악이 전래되면서 중국에서 추가된 배역이거나 원형이 중국화한 것으로 보인다.

오녀는 오공의 상대역으로 추정되며, 현존하는 오공과 오녀의 가면 형태로 보아 부녀 사이가 아닐까 한다. 오녀는 젊고 아름다운 여성으로, 곤륜으로부터 희롱을 당하는 역할이다.



사자는 치도와 마찬가지로 길의 잡신을 누르거나 물리치는 역할의 동물로 ‘교훈초’에 의하면 사자가 나오는 대목에서는 음악이 기악곡이 아니라 아악곡인 ‘능왕’을 쓴다고 했다. ‘능왕’과 함께 연주되던 나소리(納曾利)가 벽사용 음악인 것으로 미루어볼 때 사자 역시 벽사를 위해 등장한 역할로 생각된다.

사자아는 사자 1마리를 끌고 가는 어린이 2명을 뜻한다.

가루라(迦樓羅)는 법화경 등 불경에 나오는 상상의 큰 새 이름으로 ‘머리는 매와 비슷하고 몸은 사람을 닮았으며 날개는 금빛이고, 머리에 여의주가 박혀 있고 화염을 내뿜으며 용을 잡아먹는다고 한다. 수미산의 사해에 살며 불법수호 팔부중(八部衆)의 다섯번째다.

금강은 외도로부터 불법(佛法)을 수호하는 역할을 한다.

바라문은 인도의 사성(四姓) 가운데 하나로 범천(梵天)의 후예라고 하며, 제사(祭祀)와 교법(敎法)을 다스리는 최상위 계층인 승려나 학자 계층을 말한다. 그러나 ‘교훈초’에서 바라문에 ‘기저귀 빨래하기’라는 이칭을 붙인 것으로 볼 때 바라문이라는 고귀한 신분에 어울리지 않는 기저귀 빨래라는 비상식적인 행위를 극적으로 연출한 것으로 보인다.

곤륜은 중국의 서남방에 있다는 영산(靈山)의 이름이기도 하며, 중국의 남방에 살고 있다는 ‘곱슬머리에 몸이 검은 사람들’, 또는 동아시아인들, ‘이국(異國)의 살결이 검은 사람’의 총칭으로 쓰이기도 했다. 곤륜의 가면 역시 얼굴 표정이 기괴하며, 귀는 날카로운 삼각형에 송곳니가 삐죽 나와 있는 반인반수(半人半獸)의 모양이다. 오녀를 희롱하는 역할로 등장한다.

역사는 오녀를 희롱하고 있는 오입쟁이 곤륜을 항복시키는 역할이다. 불경(佛經)의 금강력사(金剛力士)의 전통에 따라 금강저(金剛杵)를 곤륜을 항복시키는 무기로 사용하는데, 이는 남근에 비유해 소도구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남근을 휘두르는 춤으로 외도의 곤륜이란 인물을 퇴치하는 불법수호신(佛法守護神)의 주술적인 기능과 웃음을 지닌 춤이다.

태고부는 2명의 의붓자식을 거느린 아버지로서, 너무 어려서 자기 스스로의 힘으로는 참배할 수 없는 아이들과 함께 불전(佛殿)에 참배한다.

태고아는 태고부의 의붓자식 2명을 뜻한다.

취호왕은 술에 취한 호나라 왕이라는 뜻으로, 일명 촌장, 외국인 혹은 귀화한 외국인으로서 매우 떠들썩하게 노는 역할이다. 기악의 마지막 부분에서 여러 명의 술에 취한 인물들이 법석대고, 춤추고 노래하는 장면을 연출한다.

취호종은 취호왕의 종자 8명으로 취호왕과 함께 춤추고 노래하는 장면을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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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욱 < 진기악 한국 공연 추진위원회 간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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