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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주도하지도 교활하지도 못한 우직한 군인

FX사업 ‘양심선언’ 조주형 대령 변호인 접견기

  • 장유식 < 변호사·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

용의주도하지도 교활하지도 못한 우직한 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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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FX사업에 대한 외압의혹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FX사업 초기부터 미국의 압력이 계속되고 있었으며, 실제로 시험평가단이 보잉사의 생산공장이 있는 미주리주를 방문했을 때 상원의원 크리스토퍼 본드가 국방획득목표 등을 운운하면서 F15K의 구매를 강요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본드는 ‘아시아타임스’와의 회견에서 “한국이 비록 경제적, 정치적으로 많이 발전했지만 아직은 미국의 주니어파트너다”고 말한 바 있다. F-15를 생산하는 보잉사는 9·11테러 이후 민항 분야에서 경영난이 악화되고 미 공군의 차기합동전투기 수주경쟁에서도 록히드마틴사에 밀려남으로써 존립이 위태로운 상황이며 F-15는 미 공군이 더 이상 주문하지 않는 구식비행기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국방부 관련자들에 대한 증언에 이르러 조대령은 다소 격앙됐다. 공군 실무자들이 수년에 걸쳐 공들인 평가결과는 안중에도 없고 사업을 특정방향으로 끌고 가고 있다며 분노했다. 자신이 직접 받은 압력, 후배인 김아무개 대령(군운용적합성 분야를 담당했으며 현재 구금중)이 고민 끝에 털어놓은 외압조작 의혹에 대해 하나하나 설명해 나갔다. 그때만 해도 물증이 있는 것은 아니었기에 약간의 의구심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그후 FX사업의 진행과정을 지켜보면서 그의 증언이 사실일 거라는 심증이 굳어졌다. 특히 가격과 기술이전, 절충교역 등 중요분야에서 절대적으로 열세인 F15K가 3% 오차범위에서 프랑스의 라팔과 더불어 1, 2위를 차지했다는 지난 3월27일의 국방부 ‘1단계 평가결과발표’는 그날 밤 조대령의 증언을 통해 충분히 예견된 결과였다.

올해 49세인 조대령은 공사 23기다. 조대령에게 1100만원을 주었다는 라팔측 에이전트 이아무개씨는 그의 공사선배로 절친한 친구의 형이라고 한다. 조대령은 공사 4학년 때인 1975년 이씨를 처음 만나 30년 가까이 친형처럼 여겨왔다. 이번 금품수수 배경엔 이와 같은 두 사람의 관계가 있다. 조대령은 1982년 유학을 다녀온 이후 군에서는 비정통코스라고 할 수 있는 ‘사업분야’에 전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부인 문옥면씨의 말에 따르면 조대령은 ‘사업’에 재미를 느끼고 자부심을 가져왔으며, 그 탓에 ‘보직관리(진급에 필요한 필수보직인 지휘관을 거치는 것)’가 안돼 동기들보다 진급이 늦어졌다고 한다.



조대령은 FX사업의 ‘산 증인’이라고 할 만하다. FX사업의 기획단계부터 관여했으며 1999년 6월부터는 전투발전단 시험평가실장을 역임하면서 FX사업 평가단 구성과 시험평가계획을 수립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그후 FX사업추진 실무팀장을 거치면서 통합제안요구서 작성과 입찰업체의 제안서 평가작업을 담당했다.

2000년 8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는 FX사업평가단 및 지원단 부단장으로서 해외시험평가팀장을 겸하면서 시험평가결과 분석 및 협상지원업무를 계속해왔다. 특히 2000년 말엔 현지평가팀장을 맡아 국내 조종사 12명을 인솔해 4개 경쟁기종 생산국가를 방문, 생생한 성능데이터를 입수했다. 한국 공군 조종사들이 직접 전투기를 몰아보고 모의공중전을 펼쳐본 뒤 우열평가점수를 매긴 것이다. 그 책임자인 조대령은 이런 과정을 통해 전투기분야에서 실무와 이론을 겸한 세계최고의 전문가 위치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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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식 < 변호사·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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