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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택 기자가 만난 사람

배일도 서울지하철공사 노조위원장이 말하는

  • 황호택 < 동아일보 논설위원 > hthwang@donga.com

배일도 서울지하철공사 노조위원장이 말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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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에서 신세대 직장인들은 노동운동에 관심이 적다. 근로자로서의 공동의 권익을 실현하는 단체교섭 형태의 투쟁보다는 개인의 발전과 성과급에 오히려 관심을 보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노동운동이 쇠퇴하는 흐름 속에서 한국의 조직 노동운동은 어떤 변화를 겪고 있을까.

“1987년에 21%까지 높아졌던 노조 조직률이 미국보다 낮은 11%대로 떨어졌습니다. 전체적으로 노동조합 조직이 늘어나지 않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노동조합이 그만큼 노동자들에게 절실한 인식을 심어주는 데 실패한 측면이 있고 정부 정책이나 생활의 변화에서 원인을 찾을 수도 있겠지요.”

그는 여기서 감원을 최고의 구조조정 수단으로 아는 미국식 신자유주의를 비판하면서 감원 대신에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성공한 사례로 소방서를 들었다.

“소방서는 화재 진압예방을 위해 생긴 조직체입니다. 그런데 과학기술이 발전해 방화기능을 갖춘 건축자재가 나오고 불 끄는 장비가 혁신적으로 개량됐습니다. 그래서 1만명 소방수 가운데 6000명을 줄여도 화재를 진압할 수 있게 됐어요. 화재의 예방과 진압이라는 기존 사업만을 꾸리다보면 심각한 구조조정에 직면했을 거예요. 그런데 화재에다가 구급 구조 구난을 추가해 119구조대를 만들었습니다. 이래서 직원이 1만명에서 4만3000명으로 늘었습니다. 아파트 열쇠를 잃어버려도 119를 누를 정도로 119가 생활에 와닿는 데 성공했습니다. 시대의 변화에 맞춰 사업구조의 전환이 슬기롭게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는 새로운 노사문화를 정립하기 위해 부단히 실증적 사례를 연구한다. 소방서 사례도 그가 직접 조사한 것이고 이번 발전사노조 파업 때는 영광원전에 직접 전화를 걸어 발전산업의 변화에 대해 취재를 했다.



“지하철은 전통적으로 사람을 이동시켜주는 수송수단입니다. 요즘에 동사무소가 어디 있는지는 잘 몰라도 지하철역 위치는 잘 알아요. 지하철역에서 주민등록 등초본도 떼고 은행일도 보게 하면 지하철에서 시대의 변화에 맞는 고용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유럽이나 미국 기업들은 인건비 절감에만 신경을 써 새로운 영역의 창출이 더디잖아요? 고용의 유연성을 갖춘 나라의 경제에 활력이 있다고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한계를 드러낼 것입니다.

꿈 같은 이야기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남북분단 상황도 잘만 활용하면 엄청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무장지대 관광을 시킨다든다 남북한을 연계하는 관광코스를 개발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선진국 따라잡기를 계속하다보면 그들을 능가할 수 없을 뿐더러 근로자들이 끊임없는 고용불안에 시달리게 됩니다.

노동조합과 정부와 기업이 새롭게 인식해야 합니다. 세계화가 진전될수록 자주화해야 합니다. 정보화가 진전될수록 평등화가 중요해지듯이 말입니다. 이런 점에서 노동운동에 대해서도 깊이 고뇌해 정말 새로운 대안들이 나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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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택 < 동아일보 논설위원 > ht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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