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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시대의 현장 ⑤ 전라북도 고창군

‘브랜드 농업’으로 지역경제 살렸다

  • 양영훈 < 여행작가 > travelmaker@hanmir.com

‘브랜드 농업’으로 지역경제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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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군은 세계적으로도 고인돌이 가장 밀집한 지역 중의 하나다. 2.5㎞ 남짓한 거리에 이웃한 고창읍 매산리·죽림리·도산리, 아산면 상갑리 일대에만 약 450기의 고인돌이 몰려 있다.

이곳의 길가나 산비탈 솔숲에 나뒹구는 바위덩이의 대부분은 고인돌임에 틀림없다고 여겨도 될 만큼 고인돌 천지다. 지상석곽식, 남방식, 북방식 등 고인돌의 양식도 다양하다. 이곳에서는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고인돌 양식을 모두 볼 수 있다. 고창 고인돌군은 2000년에 강화도와 화순의 고인돌군과 함께 우리나라의 여섯번째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고창군에 이처럼 많은 고인돌이 밀집한 것만 봐도 이미 선사시대부터 이곳의 농업생산력이 대단히 높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고인돌은 대체로 청동기시대 부족장이나 그 가족들의 묘로 추정되는데, 이처럼 거대한 가족 묘역을 조성하려면 매우 강대한 권력과 경제력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오늘날에도 고창의 농경지는 군 전체 면적의 약 40%를 차지할 정도로 넓다. 반면에 산지(임야) 면적은 우리나라 평균치(70%)에 훨씬 못미치는 45% 정도에 불과하다. 공업화, 도시화의 진행속도가 매우 빠른 요즘도 고창군에서는 전체 인구의 63%가 농업과 어업 같은 1차산업에 종사한다. 그에 비해 2차산업인 광공업 종사 인구는 6%, 3차산업인 서비스업과 기타 산업은 31%밖에 되지 않는다.

이처럼 고창군은 관광자원과 농업자원이 풍부한 고장임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낙후지역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했다. 농업생산성이 경제력을 좌우하던 시대에는 넓은 들녘이 부(富)의 원천이었으나, 근대공업화 사회에서는 2차산업의 비중이 경제력의 가장 중요한 척도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변변찮은 공장 하나 없는 데다가 교통조차 불편했던 고창군은 자연히 낙후지로 남을 수밖에 없었다.



선운사를 비롯해 도처에 널린 관광자원도 지역경제에 별 보탬이 되지 못했다. 연계관광코스가 개발되지도 않았거니와 관광객들을 붙들어맬 만한 편의시설과 휴양시설도 미흡했던 탓이다. 이런 지역 실정을 파악한 이호종(李昊鍾·73) 고창군수가 민선군수직을 연임하면서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한 정책도 ‘농산물의 다각화와 고급화’ ‘관광자원의 효용성 극대화’였다.

고창군은 쌀 생산정책을 양보다 질 위주로 바꿨다. 쌀이 남아도는 현실을 감안하면 품질이 떨어지는 쌀은 제값을 받기는커녕 판로를 찾기조차 어렵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래서 공무원들부터 팔을 걷어붙이고 대대적인 퇴비증산운동을 벌였다. 농민들에겐 “고품질의 쌀을 생산하려면 화학비료와 농약의 사용을 줄이고 대신 퇴비를 많이 넣어 지력을 높여야 한다”고 끊임없이 강조했다.

또한 농가에는 오리농법 같은 친환경농법을 권장하고, 볍씨의 98%를 양질의 품종으로 보급하는 한편, 경지정리와 용수개발을 통해 농업생산의 기반을 강화했다. 이렇게 생산된 고창지역의 쌀은 ‘고창황토쌀’과 ‘고창고인돌쌀’이라는 고유 브랜드가 붙어 경향 각지로 팔려나간다.

고창군의 이같은 농정 성과는 대외적으로도 널리 인정을 받았는데, 특히 ‘쌀생산 종합대책 평가’에서 고창군은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6년 연속 전라북도 최우수 군으로 선정됐다. 또 1998년과 2001년에는 전국 최우수 군으로 선정됐다. 그동안 ‘쌀생산 종합대책 평가’에서 받은 상금만도 37억3000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그밖에도 고창군은 지난해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당시 각국 지도자들이 즐겨 마셨던 술로 유명해진 복분자술의 원활한 공급과 농가소득 증대를 위해 복분자 재배농가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해마다 여름철이면 전국 생산량의 20%에 달하는 고창 수박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수박축제도 개최한다. 그리고 양식산(養殖産)이 주종을 이루는 풍천장어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일정 기간 동안 갯벌에서 키운 ‘갯벌풍천장어’를 개발해 그 이름을 고유상표로 등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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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훈 < 여행작가 > travelmaker@hanmi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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