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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五味·五色 식품만 제대로 먹어도 무병장수”

자연의학의 대부 임준규 박사의 生食건강론

  • 안영배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ojong@donga.com

“五味·五色 식품만 제대로 먹어도 무병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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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호사다마일까, 임박사의 ‘이상한’ 요법이 환자들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투서가 여기저기서 날아들었다. 임박사는 그 일이 계기가 돼 경희대를 사직하고 새로 생긴 대전대 한방병원장으로 옮기게 됐다고 회고한다.

“당시만 해도 자연요법을 제대로 인식하는 동료 교수들이 없었어요. 한방약재와 침술만이 한의학의 고유 영역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던 일부 교수들은 내가 자연요법이라는 이름으로 사회의 거물급 인사들을 치료하고 폭발적인 호응을 얻으니까 언짢았던 게지요.

나중에는 경희대 학생들이 데모를 하면서 단식투쟁을 하니까 그 배후조종자로 나를 지목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1980년대 초 세상이 어수선한 시절인데 한 정보장교가 나를 찾아오더니 ‘당신이 단식을 하면 병도 낫는다고 하니까 학생들이 단식하는 것 아니냐, 당신 빨갱이 아니냐’ 하고 몰아붙이는 거예요. 나는 그때 학생들이 극단적으로 단식투쟁을 하면 병이 생길까 우려해 한방약재인 감초를 갖다주곤 했는데, 그런 일도 보고됐던 모양입니다. 빨갱이로 몰려 구속 직전의 상황까지 갔다가, 다행히 나한테 단식요법 등으로 치료받았던 김종곤 장군(해군 참모총장 역임) 등 고위급 장성들이 보증해주어 겨우 모면할 수 있었습니다.”

임박사의 자연요법은 그가 자리를 옮긴 다른 병원에서도 환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음은 물론이다. 대전대 한방병원장으로 재직할 당시에는 한방물리요법과 단식요법 등으로 적자에 시달려온 병원을 흑자로 반전시킬 정도로 환자들이 북적거렸다고 한다.

―박사님이 자연요법으로 환자들의 호응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한방병원을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생식이나 단식요법 등에 대해 의사들의 인식이 그다지 높지는 않은 것 같은데요.



“몇 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먼저 당시에는 병을 치료하는 데 주요하게 쓰이는 생식 재료를 구하는 게 쉽지 않았어요. 생식이란 게 식용곡물이나 야채, 버섯 등을 날로 먹어야 자연 그대로의 영양소가 인체에 전달돼요. 그런데 요즘처럼 생식전문 기업체도 없었던 데다 동결(냉동)건조하는 기술이 미흡했기 때문에 제대로 공급할 수 없었어요. 특히 겨울철만 되면 목포에서 재배한 케일을 그나마 소량 구입할 수 있을 정도였거든요. 당시 기관지천식과 당뇨로 고생하던 정승화 장군(전 육군참모총장)은 제가 처방한 생식 재료를 구하기 위해 사방팔방으로 직접 뛰어다니기도 했지요.

또 이런 생식 처방은 단가가 비싸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유기농으로 재배한 생식 재료들을 환자 식단으로 내놓으려니까 한끼에 2만∼3만원 할 정도로 단가가 높게 나와 병원측에서 부담스러워했던 것이지요.

두번째 단식요법은 그 효과가 우수한 만큼 환자에게 주의시킬 점이 많고 그런 지침들을 잘 지키고 과학적으로 관리해야 성공할 수 있는 요법이에요. 그런데 제가 알기로는 제대로 단식요법을 실천하는 곳이 별로 없는 것 같습디다.”

그러면서 임박사는 “의사는 환자들의 병을 고쳐주는 것으로 돈을 벌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에는 병원 수익면에서 생식 처방이 다른 한방약재 처방에 비해 그다지 이익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 외면받았다는 뉘앙스도 느껴진다.

임박사가 주창하는 자연요법은 공급자 측면에서는 별로 ‘돈’이 되지 않는 것들이 많다. 이를 테면 피부단련을 통해 건강을 유지하는 풍욕이나 냉온욕, 운동요법이나 기공요법, 그리고 심신을 다스리는 음악요법 등은 병원이 아닌 집에서 스스로 할 수 있는 처방이다. 생식 제품도 요즘은 동결건조 기술이 발달해 신선한 상태로 대량 공급이 가능해짐으로써 구하기도 쉽고, 값도 한방약재에 비해서는 싼 편이다. 이렇게 스스로 몸을 치유하도록 유도하는 자연요법은 임박사의 치료철학과도 연관된다.

“병은 병원이나 의사가 고쳐주는 것이 아닙니다. 예전에 비해 병원 수가 엄청 늘어났는데도 아픈 사람이 더 늘어나는 이유가 뭡니까. 병원이나 의사가 전적으로 환자를 고쳐주지 못한다는 말입니다. 질병 치료에서 의사의 역할은 30%에 지나지 않고 나머지 70%는 환자의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이제 환자들도 의사가 자기 병을 100% 고쳐줄 것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 스스로 건강을 지키는 노력을 해야 할 때가 됐지요. 제가 평생 주장해온 것처럼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는 생활과 자연치유력을 증진시키는 요법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천수를 보장하는 유일한 보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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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배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oj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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