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지방자치시대의 현장 ⑦|전라북도 무주군

반딧불 쏟아져내리는 청정 고장의 ‘유리알 행정’

  • 양영훈 < 여행작가 > travelmaker@hanmir.com http://www.travelwriters.co.kr

반딧불 쏟아져내리는 청정 고장의 ‘유리알 행정’

3/3
‘청정지역’이라는 대외적 이미지는 관광객을 증가시켰을 뿐 아니라 지역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크게 높이는 효과도 가져왔다. 무주군에서 생산되는 농특산물에는 ‘반딧불’이라는 상표가 붙는다. ‘반딧불 사과’ ‘반딧불 배’ ‘반딧불 토마토’ ‘반딧불 고추’ ‘유황청둥오리 반딧불 쌀’ ‘반딧불 벌꿀’ 하는 식이다. 반딧불 상표가 붙은 무주군의 농특산물은 대도시의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값을 받는다고 한다. 특히 해발 250∼500m 사이의 산간 고랭지에서 생산된 무주 반딧불 사과는 당도와 과육, 향기가 뛰어나 7년째 ‘전국 최고의 사과’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반딧불 포도도 2000년 전국 으뜸농산물 품평회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반딧불축제는 자연훼손과 환경파괴를 수반하지 않고 지역 이미지를 강화하면서 지역 활성화를 꾀하는, 생산적인 지역개발 축제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 연륜이 그리 길지 않은데도 대단히 성공적인 축제로 자리잡아 지난해부터는 한국관광공사에서 지정하는 ‘문화관광축제’가 됐다. 축제를 통해 직접적으로 얻는 경제적 이익도 적지 않다. 2000년의 4회 축제 때는 5일 간의 축제기간 동안 30여 만명의 외지 관광객들이 51억9000만원을 쓰고 간 것으로 집계됐다.

천혜의 생태자원을 가지고 지역 이미지를 제고하거나 이를 관광상품으로 개발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운 것은 그런 생태자원을 영원히 지켜나가는 일이다. 무주군의 경우도 만약 반딧불이가 사라지면 반딧불축제뿐 아니라 청정지역이라는 이미지도 잃게 마련이다. 그래서인지 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무주군이 쏟아붓는 노력과 비용은 적지 않다.

먼저, 큰 수해를 입은 남대천을 복구하면서 자연환경과 최대한 가깝도록 공사를 마무리했다. 자연정화능력이 없는 콘크리트를 걷어낸 자리에는 자연석을 놓고, 물가에는 갯버들, 물미나리 등 자정능력이 있는 수생식물을 심었다.

또한 생활하수가 곧장 남대천으로 흘러드는 것을 막기 위해 고수부지 한쪽에 하수 전용수로를 따로 설치했다. 이곳을 따라 흐르는 하수는 남대천 하류의 하수종말처리장에서 다시 맑은 물로 정화되어 금강으로 흘러든다. 하수종말처리장을 세우는 데만도 무주군 1년 예산의 15%가 넘는 168억원이 들어갔다고 한다.



오염된 물을 정화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애초부터 오염을 막는 일이다. 그래서 무주군은 농약과 화학비료를 적게 쓰거나 아예 쓰지 않는 환경농법을 적극 장려한다. 환경농법을 도입하는 농민들에게는 유효미생물을 지원하거나 축산 분뇨를 재활용해 만든 유기질비료를 공급하기도 한다. 우렁이농법이나 오리농법으로 벼농사를 짓는 농민들에게도 일정 정도의 재정적 지원을 해준다. 그밖에도 무주군은 4년마다 되풀이되는 순환수렵장 지정을 거부해 무주군 전체를 도내 유일의 수렵 금지구역으로 만들었다.

무주군의 이같은 환경보전 노력은 대외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환경부가 제정한 환경대상에서 환경운동부문 대상을 받았다. 이에 대해 무주군민들은 “민관(民官)이 하나 되어 이루어낸 성과”라며 자축했다.

자연과 인간이 사이좋게 공존하는 무주 땅 곳곳을 둘러보노라면 이 땅 어디서나 여름밤을 밝히는 반딧불을 보고 싶다는, 그래서 반딧불이를 유리병에 담아 동화책을 읽던 어린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신동아 2002년 7월호

3/3
양영훈 < 여행작가 > travelmaker@hanmir.com http://www.travelwriters.co.kr
목록 닫기

반딧불 쏟아져내리는 청정 고장의 ‘유리알 행정’

댓글 창 닫기

2020/06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