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마니아의 세계 | 도심에서 자전거 타기

체면 버리고 건강 얻는다

  • 박찬석 < 경북대학교 총장 >

체면 버리고 건강 얻는다

3/4
골프채 한 세트 무게와 자전거 무게는 거의 같다. 골프채를 메고 다니면 사람같이 보이는 모양이다. 호텔에서도 안내원이 나와 깍듯이 예를 갖춰 안내한다. 그런데 자전거를 타고 나타나면 이내 반말을 하며 손을 휘휘 내젓는다. 이러니 누가 자전거를 타려고 하겠는가?

우리 사회에서 이런 헛바람을 빼내야 한다. 우리는 실사구시(實事求是), 실용주의로 가야 한다.

50세가 가까워지면 ‘오십견(frozen shoulder)’이라고 하는 어깨 통증이 생긴다. 특별히 다치지 않더라도 나이 50이 넘어서면 어깨가 아파 오는 법이다. 고통이 심할 때는 찻잔 하나도 들지 못한다. 오십견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데, 마땅한 치료법이 없다. 어깨만 아픈게 아니라 통증이 있는 쪽의 손 전체가 저리다 말다 한다.

나도 오십견이 찾아와 병원에서 MRI를 찍었다. 의사는 경추 4번, 5번, 6번에 조직이 밀고 나와서 신경을 건드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심하면 수술을 하고 그렇지 않으면 그냥 지내라고 조언했다. 의사들은 척추 수술은 큰 수술이라 후유증이 있을 수 있다며 수술을 만류한다. 그러나 그냥 지내기엔 오십견은 여간 고통스러운게 아니다.

그 무렵 나는 자전거 타기를 시작했다. 그 후 오십견은 완전히 사라졌다. 자전거 타기와 오십견 치료에 어떠한 관계가 있는지는 모른다. 다만 오십견이 50여 년 간 자세를 바로 갖지 못해서 생긴 것이라면, 자전거 타기로 인해 균형이 바로 잡혔기 때문이리라 생각한다. 자전거를 탈 때 균형을 잡지 않으면 넘어진다. 따라서 불균형 때문에 생긴 통증은 균형을 잡아주는 자전거 타기로 해결할 수 있다.



자전거를 많이 타면 전립선이 압박을 받아 발기부전이 일어난다고 한다. 이런 현상은 매일같이 자전거를 4시간 이상 탈 경우에 생길 수 있다.

그런데 다른 한편에서는 자전거를 타면 하체가 대단히 좋아져 정반대의 효과가 있다는 보고도 있다. 직접 자전거를 타보시라. 일주일만 타보면 어느 쪽 견해가 옳은지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비가 오는 날에는 자전거 타기가 힘들다. 그러나 비오는 날의 자전거 타기는 ‘별미’다. 작년 여름 장대비가 쏟아지는 날, 기분이 어떨까 싶어서 일부러 자전거를 타 보았다. 비가 옷 속으로 스며들어 온몸이 젖었지만 자전거 페달을 열심히 밟으니 열이 나서 샤워를 하는 듯했다. 나는 소나기가 오면 자전거를 몰고 나간다. 소나기를 맞으며 페달을 밟는 기분은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설명할 길이 없다.

자전거 해외여행이 꿈

자전거 타기는 좋은 자전거를 고르는 일에서부터 시작한다. 내 경험에 의하면 직접 들고 갈 수 있을 정도로 가벼운 자전거가 좋다. 자전거를 타다보면 계단을 올라갈 때도 있고 장애물을 넘어야 할 때도 있다. 나는 자전거를 아파트 안에 보관하였다가 출퇴근시 들고 다닌다. 따라서 무거운 자전거는 좋아 하지 않는다. 산악용 자전거도 좋은 제품은 무게가 10㎏ 안팎이다.

같은 성능을 갖고 있는데 무게가 10kg 이하라면 그 자전거는 내것보다 좋은 자전거다. 그러한 자전거는 특별한 소재를 사용했다. 자전거 소재는 골프채 소재처럼 나무와 강철을 거쳐 최근에는 알루미늄과 카본, 보론, 티타늄 등 가볍고 강한 소재로 발전하고 있다. 좋은 자전거는 강하고 가볍고 질긴 소재로 만든 것이다.

자전거를 갖고 해외여행을 하면 좋을 성싶다. 아직 해보지 않았지만 언젠가 꼭 한번 해볼 계획이다. 접을 수 있는, 무게 10kg 정도의 자전거를 구입해 분해한 후 여행 가방에 넣어 먼저 비행기 화물로 부친다. 숙련된 기술을 갖추고 있다면 30분이면 자전거를 원상태로 조립할 수 있다. 그리고 공항에서 자전거를 타고 바로 시내로 들어가는 것이다. 아니면 버스에 싣고 갈 수도 있다. 자기의 교통수단을 갖고 여행을 한다면 얼마나 편리할까?

유럽의 도시들은 대부분 중세 때 생겨났다. 중세의 교통수단은 주로 마차였는데 마차의 속도와 자전거의 속도는 시속 20㎞로 비슷하다. 마차 도로는 자동차가 다니기에는 좁고 자전거로 다니기에는 적당하다. 유럽과 일본의 도시에 자전거가 많은 이유는 중세 때의 도로를 고치지 않고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도시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관광이나 답사는 걸어 다니면서 해야 한다. 자동차를 타고 다니면 제대로 볼 수 없고 너무 거추장스럽다. 마음 맞는 친구와 함께 자전거 여행을 하며 살펴보는 것이 가장 멋지다. 유럽에서는 고등학생이나 대학생들이 여름방학 동안 유럽대륙을 자전거로 여행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도 국도 옆에 1m정도의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들어 주면, 방학이나 주말에 자전거로 국토를 순례하는 학생들이 늘어날 것이다.

3/4
박찬석 < 경북대학교 총장 >
목록 닫기

체면 버리고 건강 얻는다

댓글 창 닫기

2021/10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