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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이펙트’가 지역성 누른다

정치학자가 보는 2002 대선

  • 강원택 < 숭실대 정외과 교수 > kangwt@ssu.ac.kr

‘G이펙트’가 지역성 누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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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에 따라 정치적 성향이 바뀌는 것이 어느 사회에서나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이라면, 연령별·세대별 정치 성향의 차이가 내포하는 의미는 대단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정치적 성향이 바뀌어가는 ‘연령효과(period effect 혹은 ageing effect)’와, 각 세대가 겪은 독특한 사회적·문화적·정치적 경험으로 인해 생성된 그 세대만이 갖는 특유한 성향을 지칭하는 ‘세대효과(gene-ration effect)’를 구분해야 한다.

세대효과는 한 세대집단이 성장하면서 공동으로 겪은 역사적 경험을 통해 정치사회화가 이뤄지고 그로 인해 일정한 정치적 태도와 성향을 공유하는 것이다. 따라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보수화하는 연령효과와는 다르다.

잉글하트(Inglehart)는 유럽 사회에서 녹색당의 등장을 가능하게 한 정치적 배경이 세대효과에 있다고 본다. 잉글하트는 2차세계대전 이후 변화된 환경에서 성장해온 새로운 세대가 갖는 가치의 변화에 주목했는데, 녹색당의 성공은 이처럼 새로운 가치를 갖는 신세대의 등장과 관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2차세계대전 이후 서유럽에서 일어난 급속한 경제성장에 주목했다. 이러한 발전을 기반으로 서유럽 국가들은 분배문제에 적극 개입하면서 복지국가 건설에 매진하였고, 그로 인해 서유럽 국가에서는 최소 수준의 물질적 욕구가 해소되었다. 잉글하트는 이러한 풍요로운 환경에서 성장한 세대는 과거 세대와는 다른 정치적 가치를 추구하게 된다고 보았다.

산업혁명과 함께 도래한 근대사회가 물질적 가치의 분배를 둘러싼 정치적 갈등, 다시 말해 노동자와 자본가로 상징되는 계급대립을 초래했다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등장한 세대는 환경 보존·여성 권익 신장·소수 인종의 권리 증대 등 과거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새로운 가치에 주목하게 되었다.



이러한 가치는 후기산업사회(post-industrial society)가 갖는 ‘탈근대적(post-modern)’이고 ‘탈물질적(post-material)’인 가치다. 이러한 가치를 공유하는 세대가 등장함으로써 녹색당은 정치적으로 부상할 수 있었다고 잉글하트는 주장했다.

우리 사회에서도 세대와 정치현상을 연결시킨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연결은 한 세대가 공유한 새로운 가치보다는, 그 세대가 겪었던 특정한 사건과 연관지어 구분해왔다. 4·19세대라든지 6·3세대 같은 표현이 그러한 예에 해당한다.

이런 점에서 386세대라는 표현은 특정한 정치적 사건을 표현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예외적이다. 386은 경제개발이 시작된 1960년대에 태어나 대학이 민주화 투쟁과 이념 열풍으로 정치화된 1980년대에 대학을 다니고 현재 30대인 세대의 공통점을 부각시키는 표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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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택 < 숭실대 정외과 교수 > kangwt@ss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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