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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검찰, 이정연 관련 진술 알고 있었다

김대업, ‘昌과의 전쟁’ 4년

  •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군검찰, 이정연 관련 진술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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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이소령의 증언을 의식해서인지 김도술씨는 ‘문화일보’ 인터뷰에서 “김대업이 가끔 와서 ‘자그마한 것(병역비리)이라도 얘기해달라’고 했다. 두어 차례 얘기한 적은 있다”고 김대업씨한테 조사 받은 사실을 에둘러 시인했다. 이어 KBS와 가진 현지 인터뷰에서는 “김대업이 ‘한 건 불면 봐주겠다’고 말했다”며 김대업씨와 꽤 ‘깊은 대화’를 나눴음을 암시하기도 했다.

당시 군검찰은 김도술씨를 거물 브로커로 보고 그를 통해 적잖은 병무비리가 밝혀지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김씨는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당시 수사팀 관계자의 증언.

“김도술씨는 수통(수도통합병원)에서 신검 업무를 담당했다. 병무비리로 구속된 원용수 준위와 친분이 깊었는데 박노항 원사와도 아주 가까운 관계였다. 조사 당시엔 잘 털어놓지 않아 몰랐는데 나중에 확인해 보니 많이 해먹었더라. 재산이 어마어마했던 것으로 기억 난다. 김씨는 수사에 비협조적이었다. 관련된 군의관 진술을 들이대면 그제야 자신이 저지른 병역비리를 시인하곤 했다. 그것도 공소시효가 지난 것만 골라서. 일부에서는 김대업씨가 김도술씨를 협박해 (이회창씨 관련) 진술을 얻어낸 것 아니냐고 의심하는데 김도술씨는 누가 협박한다고 털어놓을 사람이 아니다.”

▶ 김도술에 심리전 펴다

김대업씨에 따르면 김도술씨의 진술을 녹음한 시기는 1999년 3월∼4월경이다. 이에 대해 김도술씨는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당시 나는 재판을 받고 있어 조사 받을 상황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당시 수사에 참여했던 한 검찰관은 “김씨의 말은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수사팀은 재판과 상관없이 피의자들을 계속 불러 조사했으며 김씨도 예외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합수부는 수사를 시작한 지 한달 반이 지나도록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병무비리를 밝히는 데 ‘최종 관문’이라고 할 군의관들이 입을 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군검찰은 국방부장관에게 보고한 후 서울지검과 협의해 수사에 협조하는 군의관들을 면책하기로 했다. 군의관 처벌보다는 군의관을 통해 병역을 면제받은 사람들을 적발하는 것이 수사의 근본 목적이었기 때문이다.

면책 약속 후 군의관들이 자백하기 시작했다. 이들의 입에서 하루에 100여 건의 병무비리가 드러나기도 했다. 수사팀 관계자 표현에 따르면 그때는 ‘너도나도 부는’ 분위기였다. 그 즈음 김도술씨가 불안해하는 기색이 수사팀에 포착됐다. 수사팀은 심리전을 폈다. 일부러 김씨를 부르지 않았다. 그러자 김씨가 스스로 면담을 요청했다. 수사팀은 몇 차례 면담을 거절해 그를 초조하게 만들다가 못 이기는 척 받아들였다.

조사실에 들어선 김도술씨는 묻지도 않았는데 “내가 옛날에 정치인 것을 처리한 게 있다”며 두 사람 이름을 댔다. 그 두 사람이 바로 최근 일부 언론에 공개된 N씨와 S씨다. 두 사람 다 의원과 장관을 역임했다. 하지만 수사팀은 두 사람 아들의 병역비리를 조사하지 못했다. 공소시효가 지난 사안이었기 때문이다.

수사과정에 김씨가 자신의 쌍둥이 두 아들의 병역을 면제 처리한 사실도 드러났다. 그의 두 아들은 고등학생 때 미국으로 건너갔다. 당시 수사관계자에 따르면 김씨는 두 아들이 징병신체검사를 받지도 않았는데 병적기록표를 정밀신검 기관인 군병원으로 보내는 방법으로 면제 처리했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서류 조작만으로 해결한 것이다. 당시 수사관계자들은 이를 두고 “김도술이 도술을 부렸다”고 말했다.

김대업씨가 주로 한 일은 병적자료 분석이었다. 하지만 수사관 옆에 앉아 조사에도 참여했으며 때로는 단독으로 피의자들을 조사했다. 자신의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는 사람들을 추궁하고 설득하는 역할이었다. 김씨가 이런 임무를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은 의학지식이 풍부하고 의무 및 병무행정에 밝았기 때문이다. 그가 조사과정에 보이스 펜 녹음기를 사용했다는 사실은 당시 수사에 참여했던 검찰관들의 증언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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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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