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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우공제회 미스터리

국정원은 초법기관인가

  • 이정훈 동아일보 신동아 차장대우 hoon@donga.com

양우공제회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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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여기서 품어볼 수 있음직한 의문은 “김대중 정부의 국가정보원은 비자금을 운영하지 않았는가?”이다. 이 질문에 대해서는 그 어떤 관계자도 확인해주지 않았다. 그러나 김대중 정부의 국가정보원 재정 운영에는 제도상으로 허점이 있다는 것이 딥 스로트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앞서 설명했듯 국정원에서 자금 관리를 책임지는 자리는 기조실장이다. 기조실장은 국정원의 자금관리를 책임지는 ‘재무관’을 겸하고 있다. 박정희·전두환·노태우로 이어지는 군사정권 시절 중앙정보부와 국가안전기획부의 재무관(기조실장) 밑에는 2급 공무원인 예산관과 지출관이 따로 있었다.

김기섭씨가 운영차장을 하던 시절에도 예산관(강모씨)과 지출관(김모씨)이 따로 있었다. 김기섭씨는 검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예산관과 지출관의 업무를 이렇게 설명한 적이 있다.

“예산관은 안기부의 각 부서로부터 예산 신청을 받아, 재무관인 나(운영차장)의 승인을 받아 예산을 배정한다. 그리고 예산 지출이 필요할 때는 역시 재무관인 나의 승인을 받아 지출관에 알려주면, 지출관은 돈을 지불해준다.”

예산관은 예산을 짜는 자리고 지출관은 안기부 돈이 나간 것을 마지막으로 체크하는 감독관인 것이다. 딥 스로트들에 따르면 과거 군사정권에선 대통령의 심복을 지출관에 임명했다고 한다. 지출관이 대통령의 심복이라는 사실을 알면 중정부장 혹은 안기부장, 기조실장은 돈문제에 관해서는 대통령을 속일 엄두를 내지 못한다.



그런데 지금의 국가정보원에서는 지출관 직제가 없어지고 예산관이 지출관을 겸하고 있다. 김영삼 정권의 안기부는 지출관이 있었음에도 안기부 계좌에 비자금이 들어와 있었다. 그런데 김대중 정부의 국정원은 마지막 ‘골키퍼’(비록 실점률이 높기는 하지만)마저도 치워 버린 것이다.

김영삼 정권의 안기부가 부패한 이유 중의 하나는 YS의 측근이자 정치인인 김기섭씨를 운영차장에 임명한 데 있다(김기섭씨는 호텔신라 상무와 삼성전관 전무를 하다 김영삼 민자당 최고위원의 특보가 되었다). 수시로 손을 벌리는 정치인과 가깝게 지낸 사람이 운영차장을 맡았으니 부정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지출관이 사라진 김대중 정부의 국정원에서는 두 명의 정치인이 기조실장을 지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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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동아일보 신동아 차장대우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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