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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가 리포트

전전긍긍 부실 금융기관 전직 임원들

아내의 변심, 날아간 재산

  • 강기택 머니투데이 금융부 기자 acekang@moneytoday.co.kr

전전긍긍 부실 금융기관 전직 임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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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을 휘몰아친 재산 숨기기 소동의 배경은 지난해 11월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감사원이 공적자금 특별감사를 벌이면서 공적자금에 대한 책임문제가 불거진 것. 뒤이어 예보가 금융기관 퇴직 임원들로 소송대상자 범위를 확대하고 재산을 가압류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에 따라 자신이 가압류 대상자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관계자 10명 중 9명은 재산을 빼돌렸다는 게 금융권의 정설이다. 부실책임을 덮어쓰느냐 마느냐는 훗날 법원에서 가려주겠지만, 일단 대비하고 보자는 생각에 이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재산을 빼돌렸다고 한다.

전직 시중은행 임원으로 지방은행장을 역임한 P씨는 주식, 채권, 골프회원권 등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은 모두 현금화했으며, 부동산도 친인척 명의로 옮겨놨다. 또다른 은행의 퇴직 임원은 명의를 이전하지 않은 대신 자기 명의의 아파트 등 부동산을 담보로 최대 한도까지의 대출을 받아냄으로써 가압류를 당하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지능적인 수법을 동원했다.

부인 명의로 재산을 이전한 후 ‘위장이혼’을 하는 방법도 사용됐다. 그러나 C씨의 경우 위장이혼을 한 후 부인이 변심하는 바람에 ‘실제 이혼’이 돼버려 가정을 잃고 폐인이 되다시피 했다. “험한 꼴 당하기 싫다”며 아예 이민을 간 사례도 있다. 지방은행장 출신으로 경영부실과 관련, ‘주의적 경고’를 받았던 K씨는 최근 미국에 사는 지인으로부터 취업 제의가 들어오자 전재산을 처분하고 출국했다.



이들과 대조적으로 우리은행 김진만 전 행장처럼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며 본인 명의의 재산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김 전행장은 “고의나 악의로 개인의 이익을 위해 불법행위를 했다면 모르겠으나, 정책상의 요구 또는 경영상의 판단에 대해 금융감독원 제재나 면직 차원을 넘어 재산상의 책임까지 묻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그는 신탁상품 손실보전과 주식 손절매 규정위반 등으로 손실을 초래했다는 이유로 손해배상 대상자 명단에 올라 소송에 앞서 전재산이 가압류될 처지에 놓였다.

사실 김 전 행장의 정서는 다른 은행 퇴직 임원들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정부와 예보가 자신들을 속죄양 삼아 공적자금에 대한 책임을 떠넘기려 한다는 게 이들의 기본 시각이다. 감사원 감사 후 예보가 소송 대상자 범위를 금감원으로부터 ‘문책적 경고’를 받은 이들에서 ‘주의적 경고’를 받은 사람들로 확대하고 귀책조사와 소송제기를 통해 ‘면피’하려 한다는 것이다.

시중은행의 한 현직 검사부장은 “예보는 소송 대상자 명단만 선정해 해당 금융기관에 통보하면 끝”이라며 “소송진행과 그에 따른 비용은 은행이 부담해야 하고, 소송을 하지 않으면 그 책임도 은행이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전직 임원에 대해 소송을 해야 한다는 것도 부담스럽지만, ‘해임권고’까지 받은 사안임에도 소송을 제기한 대한투신이 1심 재판에서 패소한 경우에서 보듯 금융기관의 승소 가능성이 높지 않아 고민스럽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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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택 머니투데이 금융부 기자 acekang@money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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