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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의 오만과 편견

한국은 별볼 일 없는 나라?

  •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타임’의 오만과 편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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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더스HQ에 따르면 표지촬영은 지난 7월3일에 이루어졌다. ‘타임’의 도널드 매킨타이어 서울지국장이 회사 본부장에게 연락해 촬영을 요청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콘서트를 앞두고 바쁜 상황이었지만 지난 2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MTV 아시아 뮤직 어워드에 다녀오는 등 국제무대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god 입장에서는 콘서트 홍보에 좋은 기회가 될 거라 판단했다.

1시간30분 가량 이뤄진 사진촬영 동안 ‘타임’ 서울지국에서 나온 인턴기자가 진행한 인터뷰는 대부분 앞으로의 계획이나 음악적인 내용과 관련된 내용이었을 뿐 연예비리 이야기는 없었다고 멤버들은 말한다. 촬영은 즐겁게 마무리됐다. ‘날아다닐 만큼 잘 나가는 god’가 촬영 컨셉트이기 때문에 멤버 중 한 사람인 윤호영이 천사날개를 단다는 설정이었다.

100일 콘서트에 들어간 7월 중순, ‘타임’에서 다시 ‘공연사진을 찍고 싶다’는 연락이 왔다. 도저히 들어주기 어려운 요구였지만 이미 표지까지 찍은 마당에 거절하기 어려웠다는 것이 박팀장의 말이다. 아르바이트생으로 보이는 다른 인턴기자 두 명이 사진작가와 함께 찾아와 사진을 찍고 갔다. 이때도 역시 연예비리 관련 질문이나 설명은 없었다.

god 멤버들 가운데 가장 흥분한 것은 윤계상이었다. 자신이 ‘We are only Tantara(우리는 단지 딴따라일 뿐)’라고 말했다는 기사 본문 내용 때문이다. ‘딴따라는 뜨내기 건달(itinerant lounge lizard)이라는 뜻의 한국 속어’라는 친절한 설명과 함께였다. 윤계상은 물론 멤버 누구도, 사진촬영 내내 같이 있던 박팀장도 그런 말을 쓰거나 들은 기억이 없었다. ‘시간이 꽤 흘렀으므로 정확하게 기억 못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박팀장은 “그런 말을 할 만한 대화주제가 아니었다”고 답했다. 명백한 작문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타임’ 아시아는 “god가 역동적인 한국 대중음악산업을 가장 잘 대표하는 밴드라고 생각해 커버에 게재했다. god를 공격하려는 의사는 없었다”는 공식입장을 밝히고 있다. 매킨타이어 서울지국장은 “‘타임’은 기사에 있어서 정확성을 견지했고, 특히 god에 대해서는 조사에 연루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언급했다”고 주장했지만 구체적인 취재 경위 등에 대해서는 인터뷰를 거절했다.



“표지도, 도입부도, 끝맺음도 모두 god입니다. 기사 한가운데 ‘연루되지 않았다’는 한 문장을 쓰긴 했지만 외국 독자들은 모두 god가 비리의 주범인 줄 알 게 당연하잖아요. 만약 미국 대중음악계의 비리를 다룬다면 관계 없는 사람을 표지로 올릴 수 있었을까요?”

god 팬클럽 측의 반응이다. 한편 박필원 팀장은 “기사 자체보다도 말 한마디 없는 것이 더 서운하다”고 말한다. 꼭 사과가 아니더라도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그렇게 됐다’는 설명 정도는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다.

사이더스HQ 측은 애초부터 ‘타임’이 자신들을 속일 생각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한다. 구체적인 것은 ‘타임’ 아시아 측에서 취재경위서를 보내오면 알 수 있지 않겠냐는 것. 그러나 서울지검 강력부의 발표로 연예비리 사건이 첨예한 이슈로 떠오른 것이 7월12일 무렵이었음을 감안하면 표지사진을 찍을 때만 해도 비리보다는 한류에 비중을 둘 계획이었는지도 모른다고 추측하고 있다. 이 경우 기사주제가 중간에 바뀌었지만 그같은 사실을 god에게는 알리지 않은 셈이 된다. ‘딴따라’ 발언의 경우 기사 작성자인 매킨타이어 지국장이 직접 들은 것이 아닌 만큼 아르바이트로 일하고 있는 대학원생 인턴기자의 번역전달 과정에서 작문이나 왜곡이 있었던 것 같다고 사이더스HQ 측은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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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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