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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특집 │ ‘깜짝쇼’ 북한의 얼굴

국가정보원은 대북 심리전 재개하라

북한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 글: 박경언 북한전문가

국가정보원은 대북 심리전 재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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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은 대북 심리전 재개하라

지난 5월8일 선양의 일본 총영사관에 뛰어드는 장길수군 친척을 제지하는 중국경찰.

후일 와인버그 국방장관은 “우리는 경제전을 포함해 소련의 약점을 공략할 수 있는 포괄적인 전략을 수립했다. 그것은 동맹국을 활용하고 다양한 수단들을 이용한 ‘조용한 전쟁’이었다. 초강대국간 대결의 초점을 소련진영 또는 소련 그 자체로 전환한 것이었다”고 술회한 바 있다.

케이시가 가장 역점을 두고 연구한 가장 중요한 분야는 소련의 경제였다. 케이시 자신이 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독일과 경제전을 치른 이 분야 전문가였다. 그는 경제전문지 ‘포춘’ 편집인인 허브 마이어를 특별참모로 불러들여 소련경제를 연구했다. 이전까지 CIA가 분석한 소련경제 정보는 소련에서 발행된 통계자료를 다양한 수학적 계산을 통해 분석한 컴퓨터 시스템(SOVMOD)이었다. 허브 마이어는 여기에 엉터리가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나중에 그는 “소련경제에 대한 CIA분석은 소련에서 내놓은 것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분명히 장밋빛이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소련의 식량배급소에 줄이 길어지고, 많은 공장이 가동을 중단했으며 물자부족도 심각했다. 우리는 그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소련의 통계는 속임수였다”고 증언했다.

미·소 ‘조용한 전쟁’의 진실

여기에서 소련경제를 공략하는 다양한 전략이 나왔다. 예컨대 미국은 제3세계에서의 경쟁에 많은 에너지가 소비된다는 사실을 주목하고, 소련이 제3국 침입을 시도하면 여기에 대항하는 반군을 적극 지원하는 ‘역전략’을 세웠다. 이른바 ‘레이건 독트린’이다. 아프간 반군 지원도 그 일환이었다.



소련은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과다 군비지출로 차츰 무너져 갔다. 케이시는 이와 같은 경제전, 외교전, 군사전을 수행하기 위해 교황청 사람을 만날 때는 신부복을 입기도 하고, 심지어 유럽의 매춘부를 정보원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와인버거가 언급한 ‘조용한 전쟁’은 동양의 손자병법에 등장하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선지선(善之善)’이라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아울러 미국의 대소련 경제전은 ‘자신의 강점으로 적의 약점을 공격하는’ 것이 전략의 기본이라는 사실을 환기시켜주고 있다. 바로 이러한 것들이 ‘비정부 활동’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미·일·중·러 등 국제적 이해관계에 둘러싸인 한반도에서는 미국의 소련 붕괴전략이 그대로 통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원칙은 동서고금이 다를 바 없을 것이다.

미국의 소련 붕괴전략에서 우리가 참고할 만한 기본 전략은 세 가지. 먼저 나의 강점을 강화하고 상대의 약점을 약화시키는 전략. 또 상대의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약화시키는 반면 자신의 동맹국과의 관계는 강화하는 것. 마지막으로, 상대에게 자신의 전략이 무엇인지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이다.

현 정부의 햇볕정책은 이와 같은 기본전략에서 상당 부분 어긋난 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바로 잡아야 한다. 남한이 김정일 정권에 비해 우수한 점은 경제력과 외교력이다. 이를 전략적 측면에서 활용하기 위해서는 북한경제, 특히 군수산업과 중공업 분야를 회복시킬 수 있는 달러 지원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달러 지원은 취약해지고 있는 김정일 정권을 회생시키는 생명수와 같다. 또 ‘한-미-일’ 공조관계를 더욱 튼튼히 하고 중국, 러시아 등과 교류를 확대하는 한편 군사력 강화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

극동 ‘탈북자촌’을 대북 전초기지로

여기에 바로 국정원이 중심이 된 비정부 분야의 활동이 필요하다. 첫째, 북한주민들과 김정일 정권을 분리시키는 대북 심리전을 재개해야 한다.

현재 김정일 정권에 불만을 갖고 있는 주민은 양강도와 함경도, 자강도 등 국경지역에 근접한 지방 사람들이다. 물론 이들이 불만을 겉으로 드러낼 수는 없다. 따라서 이들을 대상으로 한 접경지역 ‘비정부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남한 관련 자료들이나 라디오, 휴대전화 등이 대량으로 들어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휴대전화는 중국과 통화가 가능하다.

둘째, 중국에는 정부 발표를 그대로 따른다 하더라도 수만 명의 탈북자(민간단체 추산 10만∼20만)가 있다. 이들은 김정일 정권에 반대하는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다. 이들에 대한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고려할 수 있는 방안은 탈북자촌을 건설하는 것이다. 예컨대 한·러 경제협력의 일환으로 이들을 극동 러시아 지역 탈북자촌에 수용하면서 외곽기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은 동구에 접근하면서 폴란드의 자유노조를 전초기지로 활용했다. 폴란드계 안보담당보좌관인 브레진스키는 자유노조를 뒤에서 지원했다. 이런 일은 모두 폴란드 외곽에서 수행됐다. 지금 북한은 자유노조와 같은 기지를 만들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외곽기지 건설이 필요하다.

셋째, 북한인권을 위한 시민단체 및 국제단체에 대한 지원을 대폭 확대하고 이들이 안전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보장해줄 필요가 있다. 현 김정일 정권 최대의 취약점이 바로 인권문제다. 이들 인권단체에 대한 지원과 협조는 곧 북한에 적지 않은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충분한 것이다.

신동아 2002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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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경언 북한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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