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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작가 김선겸의 낯선 땅, 낯선 사람

다섯 가지 물감 담긴‘신들의 팔레트’

중국 쓰촨(四川)성의 주자이거우(九寨溝)와 황룽(黃龍)

다섯 가지 물감 담긴‘신들의 팔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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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호수의 다섯 가지 색깔

해발 2000m 지점에 있는 이 폭포는 중국을 대표하는 폭포 중 하나로 천둥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다. 뤄르랑 폭포에서 이어지는 두개의 코스 중 먼저 장하이(張海)로 가는 방향을 택했다. 뤄르랑 폭포에서 버스로 40분 정도 올라가니 우차이츠(五綵池)가 나왔다. 주자이거우 호수들의 특징인 ‘투명한 물빛’만을 놓고 따지자면 이곳이 단연 으뜸이다. 호수 바닥에 가라앉은 나무는 물론 모래 알갱이까지 선명하게 보일 정도로 물이 맑다. ‘다섯 가지 색을 만들어낸다’는 이름답게 호수는 초록색, 남색, 파란색, 검은색 등으로 보는 각도에 따라 끊임없이 색깔이 변한다.

여기서 1㎞ 정도 더 올라가면 주자이거우에서 가장 큰 호수인 장하이(張海)를 만날 수 있다. 장하이 앞에는 나뭇가지가 오른쪽으로만 자라는 외팔이 소나무가 있는데, 이 지역 원주민인 창족(藏族)은 그 나무가 장하이를 지키는 외팔이 할아버지의 화신이라고 믿고 있었다.





뤄르랑 폭포에서 원시삼림 쪽으로 가다보면 제일 먼저 만나는 것이 전주단(珍珠彈) 폭포. 햇빛을 받아 반짝이며 바위에 흩뿌려지는 물방울이 진주구슬이 흐르는 것 같다. 전주단 폭포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우화하이(五花海)가 나온다. 우차이츠에 버금갈 정도로 투명한 물빛을 자랑하는 우화하이에서 관광객들은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느라 정신이 없다. 이곳에서 다시 8㎞를 올라가면 원시삼림 지대. 글자 그대로 처녀림이 사방을 둘러싸고 있는 태초의 아름다움이 방문객을 맞는다.

주자이거우를 찾은 발길은 100㎞ 가량 떨어진 황룽(黃龍)으로 이어졌다. 황룽은 주자이거우와 더불어 중국이 자랑하는 자연유산으로 코발트 빛 연못이 계단식으로 이어지는 독특한 풍경을 자랑한다. 황룽의 수많은 연못 중에 으뜸인 곳은 해발 3000m가 넘는 곳에 위치한 황룽사 뒤편 계단식 연못이다. 이 곳으로 향하는 길에는 산소 튜브를 이용해 호흡하면서 걷거나 ‘화간’이라는 가마를 타고 올라가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꼬박 2시간을 걸어서 황룽사에 도착하니 꿈 같은 풍경이 펼쳐졌다. 눈앞을 가득 메운 것은 하늘색 빛을 발하고 있는 계단식 연못과 황룽사의 아름다운 조화. 뒤로는 만년설산의 굽이치는 능선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곳에 온 관광객은 누구나 자연이 연출한 아름다움에 취해 환경주의자가 된다는 얘기가 빈말이 아니다. 하루가 다르게 빌딩이 솟는 연안도시와 끝없이 넓어지는 공장지역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중국 대륙의 투명한 속살을 본 느낌이었다.

신동아 2002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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