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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냉담이 단일화 불렀다

노무현·정몽준 단일화협상 막전막후

  • 글: 박성원 swpark@donga.com 글: 김정훈 jnghn@donga.com

박근혜 냉담이 단일화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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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냉담이 단일화 불렀다

16일 새벽 단일화 합의를 발표한 뒤 소주로 러브샷을 나누는 두 후보

13일 아침 통합21의 비공개 일일전략회의에서 이철 위원장은 “민주당측이 대의원 여론조사 방식을 거부하고 있으니 양쪽이 한발씩 양보해서 대의원여론조사 50%, 국민여론조사 50%씩의 비율로 단일후보를 가리는 새 협상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협상팀 의견을 보고했다. 순간 당직자들은 일제히 정후보의 표정을 살폈다.

국민여론조사에는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개입해 ‘만만한 노무현’을 찍음으로써 상대하기 부담되는 정후보를 배제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양보안을 수락할지 의문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후보는 선선히 “그렇게 하세요”라고 이를 수용했다.

“단일화를 원하는 국민이 60%나 됩니다. 국민 뜻에 따르지 못하는 후보는 사퇴해야 마땅해요. 크게 보고 큰 정치를 위한 정도(正道)로 나가겠습니다. 단일화 안 되면 둘 다 죽는 것 아닙니까. 결국 단일화하자는 것인데 제가 좀 양보를 하죠.”

정후보는 일부 당직자들이 “민주당 일부 인사들이 ‘정몽준은 단일화가 돼도 자신이 후보가 안 되면 노후보를 안도울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협상을 하자면서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흥분하자 “놔두세요. 저쪽이 비방한다고 우리까지 비방하면 단일화가 되겠습니까”라고 이를 말렸다.

그러나 노후보 진영에서는 “정후보가 여전히 대의원 조사를 반영해야 한다고 고집하는 것은 민주당내 ‘반(反) 노무현-비(非)노무현’ 세력이 자신을 지지해줄 것을 염두에 둔 정략적 발상”이라며 단일화를 포기하고 제 갈길을 가자는 강경한 목소리가 다시 득세, 협상은 어려움에 빠져들었다.



“정후보 믿을 수 없다, 결렬선언 하자”

13일 밤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본부장단 회의에서는 이상수 총무본부장이 후보회담을 수용, 가부간에 협상을 빨리 끝내자는 주장을 하기도 했으나, 임채정(林采正) 정책본부장은 아예 “정후보를 믿을 수 없다. 이제는 결렬 선언을 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후보단일화 반대파인 김희선(金希宣) 여성본부장은 “절대로 정후보를 만나면 안 된다. 말려들게 된다”고 강경론을 펴는 등 선대위 내부는 자중지란의 조짐까지 나타났다. 마침내 협상단장인 이해찬 본부장이 “이런 식으로 감놔라, 배놔라 하면 단일화 협상을 못하겠다”고 역정을 내며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버리는 일까지 벌어졌다.

사실 민주당내에는 후보단일화 자체에 대해 상반된 시각이 공존했다. 11월2일 후보단일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타워호텔의 선대위 심야회의에서 이와 같은 내부 이견이 선명하게 표출됐다. 당시 회의는 한화갑(韓和甲) 대표가 이틀 전 한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국민경선을 통해) 후보단일화를 이뤄내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당내 분위기가 급격하게 후보단일화 쪽으로 쏠리고 있는 데 대한 대책을 숙의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동안 중립적 위치에 서있던 한대표마저 후보단일화를 주장하고 나서자 ‘단일화 거부’ 입장을 보이던 노후보 진영은 자칫하면 고립무원에 빠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한대표를 비롯한 중도파와 동교동계까지 대거 탈당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얘기도 들리던 터였다.

사회를 맡은 김원기 고문이 “국민들은 단일화에 대해 환상을 갖고 있다. 이를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다소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을 꺼냈다. 추미애(秋美愛) 신기남(辛基南) 최고위원과 이상수 김경재 이미경(李美卿) 김희선 의원은 “마이웨이를 해야 한다. 지더라도 노무현의 길을 가야 한다”며 강력하게 단일화 논의를 거부해야 한다는 종전의 주장을 지지했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이해찬 임채정 이재정(李在禎) 천정배(千正培) 이호웅 정세균(丁世均) 이낙연(李洛淵) 의원은 단일화 논의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정몽준과 단일화를 위한 경선에서도 이기지 못하면 이회창과 붙어도 가망이 없다”는 논리였다. 여기에 DJ와 차별화 전략을 강력히 주장했다고 해서 선대위 내부에서 ‘탈레반’으로 명명된 신기남 추미애 천정배 의원 중 정무특보를 맡고 있는 천의원도 단일화 추진을 수용한다는 의견을 내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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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성원 swpark@donga.com 글: 김정훈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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