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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은 過客, 관료들에겐 천국

왜 교육부 폐지론인가

  • 글: 김현미 khmzip@donga.com

장관은 過客, 관료들에겐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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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교육부를 견제하기 위해 초당적·초정권적 교육개혁기구의 설치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한국교총은 16대 대선에 출마한 각 당 후보들에게 국가교육정책 심의 의결기구인 국가교육위원회의 설치를 공약에 포함시킬 것을 요구했다. 전교조도 일찍부터 교육부 장관을 지원하고 견제하는 합의제 집행기구이며 교육정책 결정의 최고 의결기구로서 ‘국가(혹은 중앙)교육위원회’를 설치하자고 제안했다.

초정권적 교육기구의 필요성이 대두되자 한나라당은 16대 대선에서 초정권적 교육정책기구로서 ‘21세기 교육위원회(가칭)’를 신설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교육혁신의 일관성·계속성·신뢰성을 제도화하고 교육개혁추진기구를 법제화하기 위해 ‘교육개혁법’을 제정하고 교원과 학부모를 비롯한 교육주체와 교육전문가, 교육행정가, 시민사회단체 관련자 등 교육당사자가 참여하는 ‘교육개혁국민회의(가칭)’ 또는 ‘교육혁신위원회(가칭)’를 대통령 직속으로 법제화해 상향식 교육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의 교육부 개혁안은 당장 교육부 폐지와 같은 급진적 변화는 아니더라도 견제장치를 통해 우회적인 개혁을 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올해 9월 교육개혁시민운동연대가 발표한 교육부 개편 방안은 교육부 직제의 초·중·중심 재편과 함께 ‘고등교육위원회’ 신설을 요구하고 있다.

2002년 11월1일 창립 1주년을 맞은 전국교수노동조합은 ‘교육개혁은 교육부개혁으로부터’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이 자리에서 교육관료체제의 개혁과 교육부 개편방안이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한국해양대 김용일 교수(교육학)는 “교육부 폐지론은 현실적 대안이 아니라 개혁의 필요성 내지 당위성을 담고 있는 구호”라고 지적하고 “현행 교육부를 집행기능 중심으로 재편해 ‘국가교육위원회’와 교육부로 분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력 재배치에 대해서도 교육정책 수립에 관한 전문인력은 위원회로, 교육현장 밀착적인 업무를 수행할 인력은 교육부로 배치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역할 분담이 이뤄져 교육부의 고질적인 병폐 중 하나로 꼽히는 일반직과 전문직의 갈등도 해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권의 향방에 관계없이 교육부는 수술대에 오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국민의 정부, 교육부 장관만 7명

장관은 過客, 관료들에겐 천국

DJ정부 교육부 장관의 평균 임기는 8개월에 불과하다.현 이상주 장관 이전 6명의 전직 장관들, 이해찬, 김덕중, 문용린, 송 자, 이돈희, 한완상씨(왼쪽부터).

해방 이후 교육부 직제는 53번이나 바뀌었다. 평균 1년에 한 번 꼴로 바뀌었지만 이대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외형은 바뀌었으나 내용이 바뀌지 않았고, 기구는 달라졌는데 사람이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교육부 수장인 장관은 수시로 교체됐다. 1948년 정부수립 후 교육부 장관은 44명, 평균 재임기간이 1년 남짓이다. 김대중 정부에서 교육부 장관은 5년 간 7명, 평균임기가 8개월밖에 안된다. ‘새교육신문’의 김병옥 국장은 “현정부 출범 전만 해도 김대중 대통령이 직접 ‘교육은 국가 백년대계이므로 교육부 장관은 대통령과 임기를 같이하겠다’고 말했지만 잦은 장관교체로 교육계에서 장관에 임명되는 것을 기피하는 현상마저 보인다”고 우려했다.

2002년 11월22일 학교사랑실천연대와 교육개발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교원, 학부모, 정부간 상호신뢰회복을 통한 학교교육 정상화 방안’ 토론회에서도 이 문제가 집중 거론됐다. 충남대 김언주 교수(교육학)는 “현 정부에서 7명의 교육부 장관이 교체됐는데 7명의 장관 중 4명의 재임기간이 1년 미만이었다. 이 정도면 ‘敎育一年之小計’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겠나. 물론 장관의 경질이 교육정책의 기본을 바꾸지는 않더라도 정책을 실시하는 방안과 구성원들의 사기에 큰 영향을 주어 교육위기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전문성이나 경력면에서 교육계와는 전혀 관계없는, 그래서 교육계로부터 경원시되던 인물이 장관으로 왔다가 교육계를 흔들어 놓고 유유히 떠나갔다”며 이런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새 정부에서는 교육장관의 인사검증 시스템과 최소 2년의 임기 보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교육공약 개발에 참여했던 김진성 한국교육정책연구회장(명지대 객원교수)은 “장관이 취임하면 3~4년의 중·장기 교육개혁정책을 남발하고, 장관이 경질되면 이미 발표한 내용은 없었던 일로 하거나 수정해버린다”고 꼬집었다. 물론 DJ정부에서만 일어난 일은 아니지만 김대중 정부에서 교육부장관의 수명이 유난히 짧았던 것은 분명하다. 교육부 내에서는 “장관이 부임하자마자 새 장관이 또 언제 오나 기다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

애초 국민의 정부가 출범하면서 교육부장관으로 정치인을 발탁했을 때는 개혁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그러나 개혁의 칼을 쥐고 교육부로 들어간 이해찬 장관은 곧 관료들에게 에워싸였다. 많은 교육 관계자는 “이해찬 장관은 교육계에 대한 인식 부족과 불신 때문에 관료들의 말만 들었다. 심지어 장관 취임 후 교사, 교장, 학부모 등 교육계와의 간담회 도중 계속 반대의견을 내는 교장을 쫓아낸 일도 있다”며 초기 교육부 내부개혁의 기회를 놓친 것을 안타까워했다.

김대유 전교조 전 정책연구국장은 “2000년 한국교육개발원에서 펴낸 교육분야 부패방지대책 자료를 보면 교육분야 부패 발생빈도가 가장 높은 곳이 교육부(17.6%)고 다음이 시도교육청(10.6%), 사립대학(18.4%) 순이었다”며 “처음부터 누가 개혁의 대상인지 확실히 했어야 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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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현미 khm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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