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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량학살 생물무기는 독재자의 기호품”

美 PBS 제작 ‘사담 후세인’ 시리즈

  • 번역·정리: 김재명 분쟁지역 전문기자 kimsphoto@yahoo.com

“ 대량학살 생물무기는 독재자의 기호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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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량학살 생물무기는 독재자의 기호품”

리처드 버틀러(전 유엔 무기사찰단장)

호주 출신의 버틀러는 UNSCOM 단장으로 걸프전이 끝난 뒤 이라크의 대량파괴무기 해체작업을 총지휘했다. 버틀러는 ‘PBS Frontline’ 인터뷰에서 후세인을 가리켜 ‘대량파괴무기에 중독된(addicted)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후세인이 9·11테러나 탄저균 테러에 관련됐다는 증거가 나오지 않는 한 이라크를 공격해서는 안 된다는 견해를 밝힌다.

“이라크에 도착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후세인이 ‘그곳엔 못들어간다’는 식으로 무기사찰단에 보이는 저항에 비례해 그곳에는 후세인이 지키고 싶은 중요한 그 무엇이 있다고. 이런 생각은 간단하지만 논리적인 것이다.

후세인은 어떤 생화학무기를 가지고 있을까. 내가 보기엔 모든 것을 갖고 있다. 탄저균, 페스트균, 보툴리늄균, 피부가 썩어 들어가게 만드는 회저균 등. 얼마나 많이 갖고 있는지는 모른다. UNSCOM이 이라크를 떠난 1998년 말 이래로 얼마나 더 지독한 것들을 만들어냈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이 가운데서 탄저균이 가장 치명적이다.

이라크는 탄저균을 포탄이나 미사일 탄두에 장착했다. 파괴된 미사일 탄두를 내 손으로 직접 걸레질해 실험해 보니 탄저균 찌꺼기들이 나타났다. 아지즈 이라크 부총리는 딱 한번 사석에서 ‘물론, 우리는 생물무기를 만들었어요. 페르시아인들(이란)과 유대인들(이스라엘)에게 쓸 요량으로 말입니다’라고 실토한 바 있다.

바로 한 시간 앞서 그는 공식 석상에서 ‘우리는 대량파괴무기를 결코 만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세균 배양기를 42t 가량 수입한 사실만 봐도 이라크가 세균무기를 개발했다는 점을 분명히 알 수 있다. UNSCOM은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후세인의 대량파괴무기 개발을 막아냈다는 점에서 그 존재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이라크는 UNSCOM이 철수한 1998년 이후에도 “우리는 생화학무기 관련시설을 다 파괴했다. 따라서 생화학무기를 만들어낼 수 없다”는 주장을 펴왔다. 그러나 버틀러는 두 가지 측면에서 그와 같은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생물무기 인정한 아지즈 부총리

“ 대량학살 생물무기는 독재자의 기호품”

11월21일 미국 뉴저지주의 한 석유산업시설에서 화학무기 제조용 설비를 찾아내는 훈련을 하고 있는 유엔 무기사찰단원들

“첫째, 이라크가 그동안 보여준 태도로 미뤄보면 알 수 있다. 후세인은 대량파괴무기, 특히 생물무기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투자해왔다. 둘째, 걸프전 뒤 국제사회는 후세인에게 대량파괴무기를 없애지 않으면 경제제재를 당할 것이라 경고해왔다. 대량파괴무기를 없앨 경우 2200만 이라크 국민들이 경제제재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러나 그는 무엇을 선택했나? 대량파괴무기다. 그는 아마도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국민이 뭐 소용 있나. 나는 무기를 원해’라고 말이다.

후세인은 국민을 희생시켜서라도 대량파괴무기를 가지려는 인물이다. 앞서 무기사찰단에 대해 이라크측이 보인 저항에 대해 언급했지만, 생물무기 관련 시설에 대한 사찰에서 이라크는 특히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로써 내가 내린 결론은 ‘세균으로 수많은 사람을 죽이는 생물무기가 후세인의 기호품’이라는 것이었다.”

무기사찰 막바지에 이르러 버틀러는 아지즈 이라크 부총리에게 이런 제안을 했다. “내게 이라크가 갖고 있는 생물무기를 다 내놓으시오. 그럴 경우 나는 그걸 어떻게 만들었는지 따지지 않겠소.” UNSCOM의 입장에선, 생물무기 생산시설은 나중에 걱정할 문제였고, 급한 것은 이라크가 숨겨둔 생물무기를 폐기하는 일이었다.

“아지즈 부총리에게 그런 제안을 하자, 그는 ‘재미있는 제안이군요’라고 대꾸했다. 그러나 몇 주 뒤 아지즈는 ‘이라크에서 나가주시오. 그것말고는 달리 길이 없소’라고 말했다.

대량파괴무기를 갖는다는 점에 대해 후세인은 애착(attachment) 정도가 아니라 중독(addiction)됐다고 본다. 이렇게 말하는 것은 후세인이 대량파괴무기가 자신을 걸프지역의 강자로 만들 것이라는 강박관념에 가까울 정도의 깊은 믿음을 지녔다는 뜻에서다. 고대 바빌로니아 왕이었던 느브갓세날(기원전 605∼562년) 같은 존재가 되겠다는 망상 같은 것이다. 이런 인물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한 우리는 심각한 문제에 부딪칠 수밖에 없다. 문제는 후세인이 지니고 있을 대량파괴무기에 대해 구체적인 증거가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러나 시간은 우리 편이다. 곧 증거를 찾아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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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정리: 김재명 분쟁지역 전문기자 kimsphoto@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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