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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눈으로 본 정치

한나라당 히든카드 ‘박근혜의 삭발’

  • 글: 정연욱 jyw11@donga.com

한나라당 히든카드 ‘박근혜의 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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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패배의 후유증 속에서도 한나라당은 재기의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당장 국무총리 인사청문회 등 현안이 기다리고 있는 데다 17대 총선이 불과 1년 앞으로 닥쳐왔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현경대(玄敬大) 홍사덕(洪思德) 공동위원장 체제로 당 쇄신의 침로(針路)를 정할 ‘당과 정치개혁 특위’를 발족시키며 시동을 걸었다. 그러나 특위가 앞으로 당내 갈등의 골을 메워나가며 단합과 쇄신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는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그만큼 당내 지역별·이념적 스펙트럼이 넓기 때문이다.

당장 수도권 의원들은 철저한 개혁을 요구하며 쇄신 쪽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개혁적 목소리가 강한 지역 정서를 감안할 때 당장 1년 앞으로 닥친 총선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적 포석도 깔려 있다.

그러나 당의 다수를 점하는 영남권 의원들은 “민주당식 개혁으로는 필패”라는 입장이다. 민주당과 이념적 지향점이 다른 상태에서 무조건 민주당식 개혁을 따라하는 것은 승산 없는 게임이라는 것이다. 대신 독자적 개혁으로 전열을 정비, 잘 단합하면 국민의식의 ‘시계추’ 현상에 의해 야당에 좋은 여건이 펼쳐질 것이라는 논리다. 이같은 갈등은 중·대선거구제와 소선거구제 등 선거구제 문제, 새 정부와의 관계 설정 등 현안과 부딪치면서 자연스럽게 부각될 전망이다.

누가 또 ‘철새’가 될까



이념적 갈등 양상도 엿보인다. 당내 이부영(李富榮) 김홍신(金洪信) 의원 등 개혁성향 의원 10명은 1월5일 별도의 모임인 ‘국민속으로’를 결성, 당내 진보성향의 진지 구축에 나섰다. 이에 당 지도부는 “편가르기 행동을 하지 말라”고 반발했다.

이런 가운데 차기 지도부 진입을 노리는 당권 레이스도 불붙은 모습이다. 현 지도부가 대거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에서 김덕룡(金德龍) 최병렬(崔秉烈) 강재섭(姜在涉) 박근혜 의원 등이 대표적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김정숙(金貞淑) 최고위원은 여성 몫을 내세워 출마여부를 저울질하고 있고, 지역별 중진들도 저마다 지역대표성을 내세워 여론 탐색에 나섰다. 여기에 세대교체의 깃발을 앞세운 소장파 의원들도 가세할 전망이다.

향후 지도체제의 윤곽이 잡히지 않은 상태여서 아직은 본격적인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으나 이들은 저마다 가까운 의원들을 만나 지지기반 구축작업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같은 움직임은 향후 정치 지형의 변화와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 노무현 정권이 취임 초부터 정치개혁에 드라이브를 걸수록 대응전략 등을 놓고 한나라당내 시각은 극명하게 나눠질 공산이 크다. 당장 선거구제 문제나 정치개혁 방안을 둘러싼 시각차가 만만찮기 때문이다.

소속 의원들 입장에선 17대 총선의 재진입이 목표이니만큼 올 하반기 정계개편의 파고가 불어닥칠 경우 ‘선택’의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철새 정치인’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커 섣불리 당을 옮기는 사태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전혀 새 판이 짜여질 경우 예상치 못한 변화의 물결이 출렁일 수도 있을 것이다. 어찌 됐든 원내 1당인 한나라당의 변화는 정국의 또 다른 변수가 될 전망이다. 국회 운영 전반에 미칠 한나라당의 영향력이 간단치 않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호(號)의 항해에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동아 2003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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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정연욱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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