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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 피해! 주한미군도 한국정부도 나몰라라

  • 글: 조재국 KCBL 집행위원장·안양대 교수 jkcho@anyang.ac.kr

지뢰 피해! 주한미군도 한국정부도 나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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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과정에서 확인된 또 하나 놀라운 점은 이 문제에 대한 한국정부의 무성의한 태도다. 과거 미군기지의 지뢰매설 정보는 고사하고, 철수한 미군기지의 위치에 대해서도 한국정부는 아무런 정보도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이는 SOFA 3조, 4조가 각각 규정하고 있는 통고불이행과 원상복구불이행 조항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 규정에 따르면 미군은 사용하고 있는 기지의 지뢰매설 정보를 한국정부에 제공할 의무가 없으며, 한국정부는 이를 요청할 권리가 없다.

KCBL은 2001년 7월26일 발표한 ‘후방 36개 대인지뢰 매설지역 실태조사’ 보고서에 후방지역의 지뢰사용 및 관리실태를 정리한 바 있다. 지뢰가 매설돼 있는 이들 후방 36개 지역은 대부분 오래 전에 미군으로부터 이양받아 현재는 모두 한국군이 사용하거나 관리하고 있는 방공포기지 주변이다. 이들 가운데 지뢰사고로 인한 피해자 발생이 확인된 곳만 12개 지역으로 모두 31명이 피해를 당했다.

그 가운데 미군이 지뢰를 매설한 것으로 보이는 지역은 모두 15개. 울산 무룡산, 성남 검단산, 파주 개명산, 평택 고등산과 된박산, 김포 장릉산, 의정부 호명산, 진천 문안산, 태안 백화산, 홍성 지기산, 서천 옥녀봉, 김해 불모산과 화산, 하동 금오산과 용산, 춘천 대륭산 등이다. 이들 지뢰지대는 미군이 기지를 이양한 1975년 이전에 주한미군이 매설한 것으로 추측되지만, 현재 주둔하고 있는 한국군 부대 관계자들은 지뢰지도와 매설된 지뢰의 수, 매설연도 등의 정보를 인계받지 못해 그 관리 및 제거에 큰 어려움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다른 14개 지역의 지뢰지대에는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한국군에 의해 약 6만 발이 매설된 것으로 밝혀졌다. 매설지뢰는 모두 대인지뢰로서 미국제 및 한국제 M14 혹은 KM14 플라스틱 지뢰이기 때문에 금속탐지기로는 찾을 수 없다. 더구나 이들 지뢰지대는 모두 경사지 혹은 계곡에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제거작업이 매우 어렵다.

군측이 지뢰를 제거했다고 주장하는 지역은 부대가 이전한 지역이 네 곳(충남 제기산, 대구 최정산, 의정부 호명산, 하동 금오산), 부대 이전 없이 지뢰만 제거한 한 곳(서울 서초구 우면산)이다. 군은 이들 지역의 지뢰를 완전히 제거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로 이중 철망펜스 및 윤형 철조망, 지뢰경고 표지판이 남아 있고 여전히 민간인 출입이 금지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아직 발견하지 못한 지뢰가 남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2001년 2월13일 발표한 합동참모본부의 ‘후방지역 대인지뢰제거 중장기 계획’에 따라 그 해 한해동안 연인원 1만3900명을 동원하여 다섯 개 시설(경기 성남, 부산 영도, 부산 해운대, 경기 광주, 경남 하동)에서 4700발을 제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는 별개로 KCBL은 미군이 한국전쟁 이후에도 전방 주둔지역에 다량의 지뢰를 매설하여 사용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1962년 쿠바사태를 전후해서는 전방부대 주변에 급하게 지뢰를 매설한 까닭에 지뢰지도를 작성할 여유가 없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들 지역은 최근 민간인 통제선에서 해제되면서 다른 지역의 민간인들까지 지뢰사고를 당하는 위험지역으로 변했다.

KCBL의 조사에 따르면 주한미군이 설치한 것으로 파악되는 지뢰로 인한 피해는 확인된 것만 해도 21개 지역 100명에 이르며, 김포·파주·연천·철원·고성 등 5개 지역 주민들은 집단적인 피해를 입었다. 심지어 주한미군 병사들조차 5명이 지뢰사고를 당한 사실도 확인되었다. 한국전쟁 이후에 지뢰가 매설되어 민간인 피해자가 발생한 주요 지역과 매설주체, 매설연도, 미군철수연도, 피해자수는 앞 페이지 그래프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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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조재국 KCBL 집행위원장·안양대 교수 jkcho@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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