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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부산에 정치생명을 걸다

‘특검제 수용’ 노무현의 2004 총선 전략

  • 글: 김기영 hades@donga.com

다시 부산에 정치생명을 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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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부산에 정치생명을 걸다

지난 2월초 미국으로 떠났던 이회창 전 총리의 돌연한 귀국도 화제였다.<br>그는 귀국 즉시 대구지하철 참사 희생자 분향소를 방문,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그리고 앞서 DJ 정권 비서관의 주장처럼 특검법 정국은 노대통령이 영남 민심, 특히 부산·경남을 확실한 지지기반으로 구축하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부산지역 한 지구당 위원장은 “물론 특검법 제정으로 남북관계 훼손을 우려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곳의 대체적 분위기는 특검을 통해 대북송금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대통령이 특검법을 원안대로 받아들인 배경에는 이런 PK정서에 사실상 편승함으로써 별다른 어려움 없이 DJ정권과의 차별화를 시도하려는 속셈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쯤 되면 “노무현 정권의 정책 눈높이는 부산·경남에 맞춰져 있다”는 DJ측의 예민한 반응을 흘려들을 수만은 없지 않을까.

이런 노력 덕분인지 실제 민주당 내부에서는 부산·경남의 분위기가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어 내년 총선에서 기대할 만한 성과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김택기(金宅起) 민주당 기조위원장은 “다음 총선에서 부산에서만 전체 17곳 가운데 6곳 이상에서 이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 정도는 해야 명실상부하게 부산에 뿌리를 내렸다고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위원장은 “현재 영도, 사상, 해운대 기장갑 등 3~4곳에서는 지역 여론이 우리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최인호 민주당 해운대 기장갑 지구당 위원장도 “분명히 대선 전과 많이 달라졌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 전까지도 민주당이 집권여당이었지만 우리 당을 찾아와 민원해결을 요구하는 지역구민들은 거의 없었습니다. 아무리 어려워도 DJ 정권에 뭔가를 부탁한다는 게 정서상 꺼려졌던 거겠지요. 더군다나 정부 요직에 부산 출신이 거의 없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대선이 끝난 뒤 민원을 들고 당사를 찾아오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노무현 정권에 대한 높아가는 기대감의 방증 아니겠습니까.”

최위원장은 “지난 대선 때 노무현 후보를 지지한 부산 시민은 30% 안쪽이었다. 65%는 이회창 후보를 지지했는데, 그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30%는 최근 들어 중립화됐다고 본다. 오피니언 리더그룹은 요지부동이지만 밑으로 갈수록 여론은 노대통령 쪽으로 쏠리고 있는 느낌이다. 아직 표로 연결될 정도는 아니지만 ‘어떻게 하는가 보자’며 노무현 정권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며 “이들을 적극적인 지지층으로 끌어낸다면 내년 총선 때 부산에서 3분의 1 이상의 의석을 차지하는 게 어려운 과제는 아니다”라고 전망했다.

인물난 겪는 부산

하지만 내년 총선 때 부산·경남에서 바람을 일으키려면 현지에서 여론을 이끌 구심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노무현 같은 스타급 정치인이 당장 없다는 점을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경남의 경우 지난해 도지사 출마 경험이 있는 김두관(金斗官) 행정자치부장관이 나설 경우 그를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민주당 지지 분위기를 만들 가능성도 있지만, 부산에는 그만한 인물이 눈에 띄지 않는 것이 약점이라는 지적이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대통령도 적지않이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대통령이 부산·경남에 연고가 있는 정치인들을 찾기 위해 애쓴 흔적이 여기저기서 확인되고 있다.

한때 문화관광부장관 입각 예상자로 거론됐던 이철 정치사회개혁연대 대표의 경우, 노대통령 주변으로부터 끊임없이 부산 출마를 권유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표의 고향은 경남 진주. 이대표의 한 측근은 “당선자 시절 노대통령 주위에서 우회적으로 이대표처럼 전국적으로 알려진 정치인이 부산에서 나설 경우 충분히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 설령 낙선하더라도 노대통령이 적절한 보상을 하지 않겠느냐는 의사를 전달받았다. 자신처럼 지역감정의 벽을 깨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사람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는 것이 노대통령의 기대라는 얘기도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가지 정치적 고민을 하고 있으며 아직 어떤 선택을 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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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기영 had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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