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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의 요리솜씨

빼앗긴 들에 찾아온 봄의 향기

  • 글: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사진: 김용해 기자 sun@donga.com

빼앗긴 들에 찾아온 봄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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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긴 들에 찾아온 봄의 향기
아욱죽으로 섭생을 잘한 덕분일까. 그는 고희(古稀)를 눈앞에 둔 고령임에도 여전히 건강하다. 그의 지적 탐구에 대한 정열은 아직도 뜨겁다. 그는 하루 종일 책 읽고, 사색하며 지낸다. 술이 낙이라면 낙이다. 그리고 그는 끊임없이 ‘시’를 토해쓰고 있다. 지난해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면서 한국 문학계를 흥분시켰던 고은에게 시는 삶의 전부다.

“시를 쓰지 않을 때에는 폐인에 가까운 존재가 됩니다. 때때로 세상에 대해 판단 정지 상태에 빠지기도 하고, 아주 멍청해져 버리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시 한 편이 나오면 눈이 뻔쩍거리고 뭔가 살아야겠다는 의지가 용솟음치곤 하죠. 시를 쓴 뒤에는 뭔가 멍해져서…. 마음속의 지평선을 막막하게 바라보곤 합니다.”

그에게 “시란 무엇입니까” 하고 물었다.

한참을 머뭇거리던 그의 입에서 흘러나온 답은 뜻밖이었다. “아직도 뭐라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시를 생각하면 숨이 막힙니다. 아마도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영원히 못할 것 같습니다.”



신동아 2003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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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사진: 김용해 기자 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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