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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강해진 ‘일본의 눈’… 한반도엔 숨을 곳이 없다

日 첩보위성 발사 A to Z

  • 글: 김경민 한양대 교수, 국제정치 kmkim@hanyang.ac.kr

막강해진 ‘일본의 눈’… 한반도엔 숨을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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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강해진 ‘일본의 눈’… 한반도엔 숨을 곳이 없다
뛰어난 첩보능력을 갖기 위해 필요한 또 한 가지 관건은 위성을 우주공간에 띄울 수 있는 로켓 능력이다. 그렇다면 일본의 로켓능력은 어떠한가. 미국을 비롯한 우주개발 선진국들에 비해 한 발 늦게 출발한 일본의 로켓개발은 1975년 9월 N-1 로켓을 이용해 기술시험위성(ETS-1)을 최초로 발사함으로써 그 막이 오른다. 이후 일본은 1992년 2월11일 H-1 로켓으로 쏘아 올린 JERS-1에 이르기까지 17년간 24개의 위성을 발사했는데, 당시까지 발사 성공률 100%라는 믿기 힘든 수치를 기록하며 신뢰성에 있어 세계 1위를 달렸다.

이후 1998년과 99년 H-2 로켓의 발사에 두 차례 실패했지만 일본의 로켓 발사 성공률은 여전히 90%가 넘는 세계적인 수준이다. 2002년 3월말 현재 미국은 델타 로켓으로 290회(실패 16회), 아틀라스 로켓으로 136회(실패 13회), 타이탄 로켓으로 200회(실패 20회)를 발사했고, 유럽은 아리안 로켓으로 149회(실패 9회) 발사했다. 이에 비추어보면 일본 H-2 로켓의 두 차례 발사 실패는 모든 우주개발 선진국들이 경험한 일반적인 현상일 뿐이다.

이러한 일본의 로켓 개발계획은 우주개발사업단(NASDA)과 문부성의 우주과학연구소, 과학기술청의 항공기술우주연구소가 중심이 되고 미쓰비시, 도시바, 일본전기 등 200여 개의 민간회사들이 협력하여 시행되고 있다. H-2 로켓의 발사 실패에 크게 자극받은 일본 정부는 우주개발사업단, 우주과학연구소, 항공기술우주연구소를 통합해 독립적인 우주개발 추진기관을 발족시킬 예정이다.

일본은 H-2 로켓 발사를 전환점 삼아 ‘21세기 초엽에 우주왕복선을 발사하고 달과 화성에까지 로켓을 발사한다’는 장기계획을 수립했다. 그만큼 일본의 우주개발사업에서 H-2 로켓 개발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H-2 로켓이 순수 일본 국내산 로켓이라는 점이다. H-2 로켓은 직경 약 4m, 총길이 약 50m, 중량 264t의 2단식 로켓이다. 1단에는 액체수소와 액체질소를 사용하는 추력 110t의 LE-7 엔진 1기와 함께 총합계 추력 320t의 고체 로켓부스터(SRB) 2기를 양 옆에 탑재한다. 2단에는 H-1 로켓에서 개발되었던 LE-5 엔진의 개량형인 LE-5A 엔진을 1기 장착했다.

로켓 발달과정 초기에 만들어진 N-1, N-2 로켓은 라이선스 생산방식을 통해 제작한 것이었고, H-1 로켓에서는 1단 엔진만 라이선스, 2단은 국산이었다. 그러다가 H-2 로켓에서는 100% 순국산 로켓으로 기술의 완전 자립을 이루게 되었다. 이러한 H-2 개발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주엔진인 LE-7 엔진 제작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 우주개발사업단은 1993년 1월21일 LE-7 엔진의 연소실험에 성공함으로써 주엔진의 국산개발을 세계 만방에 과시했다. 정지궤도에 약 2t의 위성을 쏘아올릴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함으로써 장래 대형 위성 혹은 복수의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것이다.



H-2 개발은 우주개발사업에 획기적인 발판을 제공했을 뿐 아니라 일본이 상업용 위성 발사수주에 있어서도 큰 경쟁력을 갖는 전기가 된다. H-2의 발사능력은 유럽의 아리안-5, 미국의 스페이스 셔틀, 타이탄-4 등과 비슷한 수준이어서 국제 위성발사사업 시장의 판도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일본은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최근 H-2A 로켓 증강형과 확장형 개발에 돌입했다. H-2 로켓시대가 국산화 작업을 위한 노력의 시기였다면, H-2A 시대는 외국부품을 적극적으로 사용해 만든 보다 저렴하고 강력한 로켓으로 국제 위성발사 시장에 본격적으로 참여하는 단계로 볼 수 있다.

국산화 넘어 세계시장 장악 모색

프랑스의 아리안-4 제작비용이 약 900억원인 데 비해 H-2는 1900억원이 소요됐다. 그러나 H-2A 시리즈부터는 제조단가가 약 850억원으로 떨어졌다. H-2를 개발하고 운용하는 과정에서는 부품 하나까지 순국산을 지향해 단가가 대단히 비쌌기 때문이었다. 이는 두말할 것도 없이 조그만 부품을 생산하는 능력에서부터 종합적인 조립능력에 이르기까지 자립능력을 키우기 위함이었다.

사실 이러한 방식은 일본의 전후 군수산업 육성과정에서 어김없이 목격되는 현상이다. 일단은 가능하면 부품 하나까지 국산화를 시도해 외국에서 무기를 들여오는 것보다 훨씬 비싼 자체 무기체계를 고집하고, 대신 유사시에는 이 첨단 무기를 마음껏 생산할 수 있는 기술축적능력을 배양하는 것이다. H-2A부터 외국 부품을 사용하고 있는 최근 일본의 로켓정책에 대해 문부과학성 시바타(芝田) 우주정책과장은 “순국산 로켓기술을 축적하기 위해 190억엔이라는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며 H-2 로켓을 만들었다. 이제 필요한 기술은 모두 배웠으므로 외국 부품을 사용하는 85억 엔대 H-2A 로켓시대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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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경민 한양대 교수, 국제정치 kmkim@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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