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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투쟁’ 전교조, 칼날 위에 서다

  • 글: 이지은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miley@donga.com

‘강경투쟁’ 전교조, 칼날 위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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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투쟁’ 전교조, 칼날 위에 서다

서교장이 자살 직전의 일을 적어놓은 메모장과 진교사가 인터넷에 남긴 글에 대한 사실 여부를 적은 문서

올해 초까지 서울 A초등학교에 근무한 B교장은 “결국 죽음을 선택한 서교장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나도 그간 전교조에 당한 것을 생각하면 서너 번은 자살해야 한다”며 강한 분노를 드러냈다.

“지난해 가을 학교 서무부장과 전교조 소속 여교사가 말다툼을 벌였다. 50대인 서무부장은 젊은 여교사가 계속 언성을 높이자 ‘당신 뭐야, 이렇게 하면 다 되는 줄 알어?’라고 윽박질렀다. 물론 서무부장이 거친 말로 윽박지른 것은 잘못이다. 하지만 결코 손찌검과 같은 폭행을 한 적은 없었다. 그런데도 전교조는 학교로 ‘서무부장 여교사 폭행 규탄대회’를 하겠다는 협박성 공문을 보냈다.

이 일로 인해 학교는 지역 교육청으로부터 특별감사를 받았다. 전교조는 불미스러운 사건을 방치했다는 이유로 학교장을 비방하고, ‘서무부장을 엄중 문책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그래서 서무부장이 행정조치(징계의 일종)를 받고 직원회의에서 여교사에게 공개 사과를 하는 것으로 전교조와 합의했다. 사건을 처리하는 동안 실로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전교조 교사들은 왜 대화가 아닌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가. 꼭 지회, 지부 등 상부에 연락을 해 단체행동을 해야 하는가. 꼭 서면 사과를 받아서 증거자료로 남겨두어야 하는가. 더구나 전교조는 합법적인 단체다. 노동조합법에 따르면 전교조에겐 단체행동권이 없는데, 왜 툭하면 불법적인 단체행동을 일삼거나 단체행동을 하겠다는 공문을 보내는지 모르겠다.”

B교장의 주장에 대해 전교조 서울지부 관계자는 “폭언도 폭행이다. 당시 서무부장이 젊은 여교사에게 일방적으로 10분 이상 폭언을 퍼부었고, 이로 인해 여교사는 큰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고 반박했다. 다행히 교육청에서 원만하게 중재를 해서 양측 모두 큰 피해 없이 해결됐다는 것.



A초등학교는 교원 중 과반수 이상이 전교조에 소속돼 있어 ‘강성 학교’로 통한다. 하지만 B교장은 1999년 발령 후 2년 반 동안은 전교조 교사들과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말한다. 교사들은 매우 열심히 아이들 수업에 임했고 연가투쟁에 참가할 때면 B교장에게 먼저 찾아와 연가투쟁에 참여하려는 이유를 설명하고 보강수업 등의 대책을 논의했다. B교장도 연가투쟁이 있는 날을 ‘가정체험학습일’로 정하는 등 융통성 있게 대처했다.

하지만 “전교조 집행부의 ‘몰아붙이기’식 투쟁을 경험한 후로는 전교조라면 몸서리를 치게 됐다”고 한다. 그는 “전교조 교사들 대다수는 열정적이고 창의적으로 아이들을 가르친다. 참 훌륭한 분들이 많다. 그러나 전교조 집행부와 몇몇 교사들의 예의에 어긋난 행동을 대할 때면 분노가 치민다”며 씁쓸해했다.

학부모들의 분노

이상주 전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은 “전교조는 자신과 의견이 다른 사람의 말은 아예 들으려 하지 않을 만큼 편협적이며, 무조건 집단행동으로 나온다”며 전교조를 강하게 비판했다.

“교육부총리 시절 45개 학교를 방문했는데, 대다수 교장들이 ‘전교조 교사들 때문에 행정을 제대로 해나갈 수 없다’고 호소했다. 사사건건 반대와 거부를 일삼는 것은 물론, 문제가 생기면 무조건 집단행동으로 나와 교장을 규탄한다는 것이다. 어디 학교뿐인가. 교육정책이 전교조의 입장과 다르면 교육감실로 쳐들어가고 교육청 마당에 천막을 치고 두세 달씩 시위한다. 걸핏하면 연가를 내고 수업을 빼먹은 채 시위에 나서 세(勢)를 과시한다.

이런 태도는 자잘한 사건을 다루는 지부, 지회에서부터 전교조 본부에 이르기까지 똑같다. 전교조 본부는 자립형 사립고, 외국인학교 입학조건 완화, 교원 성과급 차등 지급, 기초학력 진단평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등 교육부가 추진하는 정책마다 반대하며 집단행동을 벌여 제대로 이룬 게 하나도 없다.”

현재 전교조는 교육개방 양허안 제출과 교육행정정보시스템 도입을 두고 정부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전교조 원영만 위원장은 강력한 투쟁 의지를 천명하며 삭발했고, 3월27일에는 분회장 연가투쟁을 벌였다. 이상주 전 부총리는 “원위원장이 교육개방 양허안 제출 및 교육행정정보시스템 도입 반대를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됐기에 공약사항을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원영만 위원장은 “교육개방은 외국 교육자본에 한국 교육이 종속되는 것을 의미하고,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을 도입할 경우 개인정보가 불법 유출될 위험이 매우 크다. 따라서 이 두 사안에 있어서는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 파업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전교조는 10만명 연가투쟁을 계획했으나, 서교장 사건 이후 무기한 연기됐다.

연가투쟁·조퇴투쟁과 같은 전교조의 단체행동에는 학부모들도 반대하고 있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학사모) 대표 고진광씨는 “전교조가 연가투쟁 등을 통해 세 과시에만 열중하고 있다. 이는 명백히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라고 비난했다.

지난 3월26일 전교조가 주도하는 교육개혁시민운동연대에서 탈퇴한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 이경자 사무국장도 “전교조가 교육개혁보다는 교권에만 집착하는 이익단체, 즉 노조 노릇에만 충실한 것 같다. 학교 수업을 하지 않고 거리로 나서 단체투쟁을 하는 것은 교사로서의 의무와 권리를 포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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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지은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mil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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