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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분열, 감성의 정치 버리고 통합, 합리의 정치로 거듭나라

21세기형 한국정치를 위한 제언

  • 글: 박세일 서울대 교수·법경제학 sipark@snu.ac.kr

분열, 감성의 정치 버리고 통합, 합리의 정치로 거듭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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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경제는 안정화를 목표로 하되 미시경제정책 특히 산업, 조세, 금융, 기업, 노사정책 등은 모두 지식정보산업에의 투자 및 혁신의 극대화를 목표로 하여야 한다. 외국인 직접투자의 적극 유치는 물론이고 국내저축을 최대한 동원하여 혁신적 미래투자를 극대화하여야 한다. 그 중에서도 교육훈련과 과학기술투자를 중시해야 한다. 그리고 교육을 자율과 책임이 주어지는 개방적 경쟁형으로 바꾸어 세계 최고의 국제적 전문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노사관계도 노사대립의 20세기형에서 노사합작의 21세기형으로 바꾸어야 한다.

둘째, 각종 사회적 위험을 최소화하여야 한다. 21세기는 위험사회(risk society)가 등장하는 시대이다. 개인이든 국가든 모두가 미래의 불확실성과 불안정성 그리고 비연속성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거의 모든 나라가 IMF 긴급지원과 같은 국제금융의 불안정성과 핵·국제테러 등 국제안보의 불확실성에 상시 노출되어 있다. 1975~97년에 전세계는 이미 158개의 외환위기와 54개의 금융위기를 경험하였다.

증대하는 국제금융과 국제안보의 위험을 낮추기 위하여 국제 차원에서는 IMF체제의 개편과 UN의 강화 등 세계통치구조(global governance)의 재구축이 시급하다. 동시에 개별국가 차원에서도 국제투기자본으로부터 자국경제를 보호하는 노력과 다자간 협력을 바탕으로 핵과 전쟁, 그리고 테러위험을 최소화하는 자구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국가뿐 아니라 개인도 각종 사회적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급격한 기술진보, 세계경쟁의 격화, 빈번한 구조조정 등으로 언제 직장을 떠나야 할지 모르는 고용불안 속에서 살고 있다. 비정규직의 급증에서 볼 수 있듯이 고용의 질도 하락하고 있다. 인적·물적 교류가 세계적 규모로 확대되면서 각종 사고와 재난이 대형화하고 그 빈도도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사회 경제적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사회안전망(social safety net) 구축이 필수적이다. 실업보험, 비정규직 보호, 산재보험, 건강보험, 국민연금, 각종 재난보험, 공적부조 등등의 분야에서 효과적 사회안전망을 낭비 없이 구축하여 사회위험을 최소화하는 것이 21세기 핵심적 국가과제의 하나이다.

새로운 공동체적 연대와 정체성 확립이 과제



셋째, 새로운 공동체적 연대와 정체성을 만들어가야 한다. 21세기에는 어느 나라든 공동체적 연대가 약해지고 그 정체성이 크게 위협받는다. 사회내부의 이념적 계층적, 지역적 인종적 분열과 갈등이 심화된다. 세계화·정보화가 빈부격차와 정보격차의 심화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우리는 세계 최고부자 3명의 재산의 합이 가난한 세계 인구 6억 명의 연간 소득의 합보다 큰 시대에 살고 있다. 그 결과 어느 나라에서든 형평과 정의를 요구하는 사회세력과 자유와 경쟁을 요구하는 사회세력이 대립한다. 또한 민족 고유의 전통과 문화가 외국에서 밀려오는 외래 소비문화와 갈등한다.

한마디로 세계화·정보화의 물결을 타고 승리하는 그룹과 그 물결에 밀리는 그룹 간에 분열과 갈등과 대립이 증대한다. 그 결과 국가사회라는 공동체의 구심력은 약해지고 원심력만 강해진다. 공동체는 공동화(空洞化)하고 개인은 파편화하며 집단은 개체화한다. 이러한 현상에 대응하여 21세기에 맞는 새로운 공동체적 연대와 정체성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대단히 중요한 국가과제가 된다.

21세기 각국에서 공동체적 연대와 정체성를 만들어나가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해야 하는 것이 바로 시민사회(시민운동 등)이다. 국가가 정의를 대변하는 조직이고 시장이 효율을 실현하는 제도라면 시민사회는 박애 혹은 사랑을 실천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공동체적 연대는 구체적으로는 이웃사랑, 이웃나눔에서 비롯되는 것인데 그것을 실천하는 공간이 바로 시민사회이다. 따라서 시민사회가 성숙하고 발전할수록 공동체적 연대는 강화되고 공동체적 정체성은 확고해진다.

시민사회의 성숙과 발전을 위하여 국가는 ▲시민적 덕성을 교육하는 민주시민교육(civic education)에 적극 투자해야 하고 ▲시민사회를 정치적 목적에 이용해서는 결코 안 되며 ▲많은 국정과제를 시민사회와 협력해가며 풀겠다는 열린 마음과 자세를 가져야 한다. 이럴 경우 그 나라의 시민사회는 성숙할 것이고 공동체적 연대와 정체성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이상과 같은 21세기 세 가지 국가과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치의 질과 수준이 크게 높아져야 한다. 즉 정치의 국민통합능력, 정책능력, 집합적 의사결정능력이 크게 높아져야 한다. 그런데 이미 앞에서 보았듯이 우리나라의 경우 이 모든 능력이 크게 취약한 것이 현실이다. 그러면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어떻게 하여 정치의 질과 수준을 획기적으로 제고시켜나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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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세일 서울대 교수·법경제학 sipark@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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