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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무 부서 부재·정보 빈곤… 청와대 시스템에 빨간 불

文수석은 ‘王수석’ 될 수밖에 없었다

  • 글: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주무 부서 부재·정보 빈곤… 청와대 시스템에 빨간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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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무 부서 부재·정보 빈곤… 청와대 시스템에 빨간 불

노무현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비서관·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국정상황실이 ‘청와대의 별동대’처럼 움직인다는 소문은 정치권에서도 나오고 있다. 국정상황실은 군, 경찰, 국가정보원 등에서도 유능한 인력을 충원했다고 알려져 있다. 상당량의 보고서를 생산한다고 하는데 국정전반을 업무 관할로 두고 있어 취임 초부터 실세 조직이라는 시각이 있었다. 이광재 국정상황실장 역시 노무현 대통령의 핵심 386측근이다.

수석-실장-보좌관들이 완전 수평적 구조가 되어 ‘토론’은 활성화됐지만 ‘내부 조정기능’은 약화됐다는 우려, 비서관급이 상전인 수석비서관보다 더 많은 정보, 인력, 실권을 갖고 있다는 소문은 청와대의 어두운 면이 되고 있다. 일부 교수들은 “청와대는 시스템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통령학을 전공한 고려대 함성득 교수는 “내각의 부처와 청와대가 1대1로 대응하도록 한 과거의 수석비서관제로 다시 돌아가라”는 이색적 주장을 폈다.

다음은 함교수와의 일문일답이다.

-과거의 수석비서관제는 ‘제왕적 청와대’의 근간이라는 비판을 받지 않았나.

“그 제도는 청와대가 내각과 조율해 가면서 국정현안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데 적합한 것으로 검증된 제도다. 수석을 뒤에서 조종하는 ‘2인자’ ‘정권실세’라는 존재만 없다면 제왕적으로 흐르는 폐단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현 청와대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가.

“현 청와대 인원은 498명 정도로 역대 청와대 중 가장 규모가 크다. DJ정권의 청와대도 403명이었다. 청와대가 비대해졌으니 할 일이 많아졌고 그래서 내각중심 국정운영이 잘 안 되는 것이다. 그런데 막상 특정 국정현안이 발생했을 때 청와대는 내부의 업무관할이 분명치 않아 효과적 대응을 못하고 있다. 이렇게 청와대와 내각이 제대로 안 움직이니 대통령이 현안마다 나서야 되는 것이다.”

-현 청와대 시스템 중 가장 시급해 개선해야 될 부분은 무엇인가.

“국정 현안 중 특히 경제 문제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경제부총리, 경제관련 장관들, 금감위원장, 공정거래위원장 등 경제 부처들과 대통령간 의사조율을 담당할 청와대 내 경제 관련 조직들의 권한이 명확하지 않다. 그래서 경제문제에 대해 내각과 청와대간 조율에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대통령이 삼계탕 회식에서 재벌총수들에게 협력을 요청한 다음날 공정거래위원장이 재벌 조사에 나서겠다고 한 것은 엇박자로 보인다.

청와대와 정부가 정책일관성-신뢰도 유지에 실패하면 경제에 큰 타격을 주게 된다. ‘경제수석비서관’을 부활시켜 경제부처와의 정책 조율권한을 확실하게 부여해 주어야 한다.”

“뭐라고 안할 테니 국정원장 직보 받아라”

함교수는 “국장급에 비해 과장급 직책이 청와대에 너무 많다”고 말했다. 과거 청와대가 제왕적이어서 문제였다면 지금의 청와대는 부처에 영이 잘 서지 않는 새로운 문제를 낳고 있다는 것이다. 다음은 이와 관련된 청와대 관계자의 경험담. “최근 지방 출장을 간 적이 있다. 지자체 고위 공무원들과 면담 약속 잡기도 힘들었다.”

외교, 안보와 관련 청와대에 정보를 제공해주는 역할은 국가정보원이 맡고 있다. 노 대통령은 국정원장의 주례 보고를 받지 않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 때도 국정원은 당선자가 아닌, 당선자 측근에게 매일 오전 7시30분 보고서를 보냈다. 현재도 국정원은 매일 오전 문서 형태의 보고서를 인편으로 청와대에 보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청와대 비서진은 이들 보고를 일차적으로 검토한 뒤 일부는 대통령에게 보고한다고 한다.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은 “야당이 뭐라고 안 할 테니 국정원장 보고를 대통령이 직접 받으라”고 말한다. 국가정보원 한 관계자는 ‘솔직한 심정’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고작 청와대 수석비서관에게 정보 보고하는 역할이라면 국정원은 지금의 10분의 1로 줄이는 게 차라리 낫다. 대통령에게 직보되지 않고 중간에 누군가에 의해 한두 번 걸러져서 대통령에게 보고되는 체제에선 정말 민감하고 중요한 정보를 보고하기가 어렵고 두렵다. 보안 문제도 훨씬 심각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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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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