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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공급국그룹 총회에서 논의된 북핵 동향

“北, 4월에도 원심분리기·미사일 부품 도입 시도”

  • 글: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원자력공급국그룹 총회에서 논의된 북핵 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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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공급국그룹 총회에서 논의된 북핵 동향

우라늄 농축의 핵심장비인 원심분리기. 유럽의 한 원자력기업에서 촬영한 것이다.

그밖에 북한이 핵개발에 필요한 관련부품 및 물자를 수입하는 루트로 유력시되고 있는 나라로는 파키스탄을 들 수 있다. 2002년 12월29일자 일본 ‘마이니치 신문’은 1면 톱기사로 북한과 파키스탄 간의 핵개발 커넥션을 보도한 바 있다. 이 기사는 “1998년 6월 파키스탄 주재 북한대사관 참사관 부인이 괴한에 의해 살해된 후, 북한은 이 시신을 넣은 관에 파키스탄에서 제공받은 가스 원심분리기 샘플과 설계도를 넣어 평양으로 가져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파키스탄은 사건이 발생하기 전인 1998년 5월말 지하 핵실험에 성공한 상태였다(관련 내용은 신동아 2003년 2월호 ‘인도 암살단은 왜 북한 외교관 부인을 저격했나’ 기사 참조).

파키스탄은 NSG 회원국이 아니므로 이번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그러나 파키스탄을 식민 통치했던 까닭에 이 지역에서 막강한 정보력을 유지하고 있는 영국측은 이번 회의에 참석해 “파키스탄에 대한 의혹은 상당부분 근거가 있다”고 밝히고 나섰다. 핵개발 과정에서 북한과 파키스탄이 맺고 있는 협력관계가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는 정보를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 대표는 기조발제에서 “이러한 첩보를 종합해볼 때 우리 정보기관은 북한이 이미 핵무기 5기 분량의 핵물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2004년까지 5기 분량의 핵물질을 추가 생산할 것으로 본다는 것. 이는 북한이 핵무기 1~2개 분량의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는 미 CIA의 분석에 비해서도 훨씬 많은 분량이다.

또한 영국 대표는 “북한이 5년 안에 고농축 우라늄 생산능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고농축 우라늄은 플루토늄보다 간단하게 기폭장치를 만들 수 있고, 사전 핵실험 없이도 실전에 사용할 수 있어 국제사회 입장에서는 ‘훨씬 위험한 물질’. 지난해 10월 북핵 위기가 촉발된 계기였던 켈리 미 국무부 차관보의 발언 역시 “북한이 비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는 것이었다. 영국은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에 필요한 각종 자재와 설비의 공급처로 파키스탄을 지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번 회의에서 이란에 관한 의혹제기에 주력해 북한에 관해서는 상대적으로 언급이 적었다는 전언. 대신 미국 대표는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기존의 수출통제품목 이외에 70여 개 품목에 이르는 추가 ‘주의목록(Watch List)’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핵개발과는 꽤 ‘거리가 있는’ 물품이지만 북한에 대량 반입될 경우 무기 개발에 사용될 수 있다는 게 미국측 주장이었다.



이 목록을 공식적인 수출통제품목으로 채택할 것이냐 여부를 두고 참석자들이 격론을 벌였지만, 최종적으로는 참고자료로 활용해 각 회원국의 재량에 맡기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이는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다른 회원국들의 반론에 제안자인 미국측이 마지막 토론 단계에서 공식채택 주장을 철회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내 핵관련 전문가들은 이번 NSG 회의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에 대해 주목해왔다. 1994년 제네바합의에 따라 함경남도 신포에 건설되고 있는 KEDO 경수로의 경우, 원자력 발전소 건설의 모든 핵심부품이 NSG의 수출통제품목에 해당한다.

따라서 북핵 문제가 핵심현안으로 떠오른 이번 NSG 회의에서 이들 품목에 대한 반입금지 결정을 내린다면 KEDO 사업은 중단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특히 북한이 NPT(핵확산금지조약) 탈퇴를 공식 선언한 상태다 보니 NSG 회원국들이 강도 높은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았다. 관련 전문가들은 “특히 KEDO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측 담당자 입장에서는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는 KEDO와 관련된 어떤 논의도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아예 사전에 배포된 의제목록에도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

이와 관련해 NSG 부산 총회를 주시해온 한나라당 박진 의원측은 “북핵 위기에도 불구하고 KEDO 사업이 변동 없이 추진되기를 희망하는 우리 정부가 의장국 자격을 이용해 이 문제를 의제에서 배제하기로 회원국들과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EDO가 중단될 경우 남북관계에 미치는 파장을 우려해 의도적으로 논의를 피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다.

이에 대해 과기부의 한 관계자는 “KEDO 경수로는 아직 토목공사 단계여서 당장 원자로 핵심부품이 북한에 반입되지는 않기 때문에 시각을 다투는 이슈가 아니다”고 말했다. 단, 토목공사가 완료되고 한국 업체가 만들고 있는 원자로의 설치가 본격화되는 2005년 무렵에는, 미국 등 다른 회원국과 우리 정부 사이에 이견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 그러나 북한이 핵사찰 수용 등 전향적인 자세를 취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KEDO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될 수 없으리라는 것에는 한미 양국 모두 이견이 없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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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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